[뉴스핌=백현지 기자] 올 주총데이에 감사를 신규 선임하는 코스닥 상장사가 봇물을 이룰 것으로 예상된다. 자본시장법 개정으로 2015년부터 그림자 투표(Shadow Votingㆍ쉐도우보팅) 제도가 폐지되기 때문이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코스닥 상장사 모임에서 최근 화두는 쉐도우보팅 폐지에 대한 준비다. 코스닥협회 등 업계의 목소리를 듣는 자리에서도 각 업체들은 대안이 없다고 토로한다.
쉐도우보팅은 주주가 주총에 참석하지 않아도 투표한 것으로 간주하고 투표 비율을 의안 결의에 적용하는 예탁결제원의 의결권 제도다. 주총에 비교적 관심이 적은 소액주주 때문에 감사선임이 불발되지 않기 위해 마련된 바 있다.
특히 문제가 되는 부분은 감사 선임에 대한 부분이다. 최대주주 지분에 대해 ′3% 룰(3% 의결권 제한)′이 적용되기 때문이다.
최대주주 의결권이 3%로 제한되기 때문에 주주총회에서 감사선임이 불가능해질 수 있다는 것. 전자투표도 대비책이 될 수 없다는 게 코스닥 상장사의 입장이다.
지난해 기준 12월 결산법인 35%가 정기주총에서 쉐도우보팅을 이용했다.
하지만 당장 내년 폐지를 앞두고 있음에도 쉐도우보팅의 대안으로 제시된 전자투표 이용 현황도 미미하다.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현재 전자투표제를 도입한 기업은 총 45개로 지난해와 동일한 규모다.
지난 2011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A업체 공시담당자는 "주담(주식담당자)들끼리 만나서도 이 얘기를 하지만 뚜렷한 답이 없는 상황"이라며 "감사임기가 2015년 만료라 어쩔 수 없이 올해 감사를 추가로 한 명 더 선임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주총에서 감사 선임이 실패할 경우 쉐도우보팅 때문이던 아니던 회사 이미지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며 "쉐도우보팅 시행 이후 문제점이 발생해야 대책이 나올 것 같다고 이 관계자는 덧붙였다.
코스닥 B사 관계자도 "전자투표를 이용할 수 있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당장 올해부터 적용되는 얘기가 아니라 올해도 쉐도우보팅을 이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종선 코스닥협회 경영지원본부장은 "전자투표가 도입이 됐지만 이 제도는 주주가 자발적으로 접속을 해서 투표를 해야하는데 그만큼 소액주주들의 의식이 뒷받침 되야한다"며 "국내 대부분 소액주주들이 단기 차익실현에 목적이 있기 때문에 주주총회에 대한 관심이 높지 않아 내년이 되면 코스닥 기업들은 의결권 이임을 위해 직원들이 뛰어다닐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 본부장은 "지분율이 낮은 기업은 보통결의 시에도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며 "현재 협회에서도 대안을 모색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백현지 기자 (kyunj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