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하락, 역대 정권 대부분 연간 코스피 올라
[뉴스핌=한기진 기자] 박근혜 대통령 재임 1년 동안 증시 표정은 ‘우울’했다. 새 정부 기대감으로 증시가 오르는 게 보통인데 2000포인트로 시작한 종합주가지수(Kospi)는 3%(1949p, 24일 기준) 내렸다.
역대 대통령 모두 취임 첫해 동안 코스피 지수가 대부분 올랐다는 점과 비교하면 하락세가 두드러져 보인다. 재임 첫 1년간 코스피 지수 변화를 보면 노태우 전 대통령은 631p → 923p, 김영삼 전 대통령 655p → 932p, 노무현 전 대통령 592p → 864p 등으로 각각 올랐다. IMF외환위기를 극복해야 했던 김대중 전 대통령(516p → 498p)이나 글로벌 금융위기 직격탄을 맞은 이명박 전 대통령(1709p → 1063p) 처럼 특수한 경우에만 코스피가 내렸다.
코스피만 보면 1년 증시 성적표는 가장 나쁜 편이다. 그래서 25일 정부가 내놓은 경제혁신 3개년 계획에 대한 기대가 클 수밖에 없다. 특히 대부분의 역대 정권이 집권 2년차에는 경기가 회복된다는 분석도 있어 기대가 크다.
올해 상황도 나쁘지만은 않다. 3년 만에 처음으로 명목 경제성장률이 잠재성장률 이상으로 성장하는 해가 될 전망인데다 통계청에서 발표하는 경기순환시계의 구성 항목 10개 중 6개(설비투자지수, 소비자 기대지수, 취업자 수, 광공업생산, 수출액, 기업경기실사지수)가 경기회복 국면에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기호 LIG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대통령 취임 2년 차에는 국내 경기가 회복기에 진입하고 3년 차에는 상승국면으로 진입하는 특징을 보였으며, 박근혜 정부 2년 차인 2014년에도 이러한 통계적인 접근이 가능하다”면서 “주식시장과 부동산 시장은 긍정적인 흐름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박근혜 대통령 임기 첫해 동안 증시가 부진했던 이유를 보면 무조건 낙관하기 어렵다.
증시는 하루 거래량 4조원대가 보여주듯 시장참여자가 크게 줄어 외국인의 수급에 의존하는 상황이다. 그런데 외국인은 신흥국 위기, 미국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 등을 이유로 유턴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1월 들어서도 우리나라가 속한 신흥국 주식형 펀드에서 유출된 자금 규모는 181억달러(1월22일~2월12일)로 2006년 이후 자금 유출이 가장 컸던 2013년 6월(198억달러)과 2011년 1월(185억달러)과 비슷한 수준이다.
외국인이 수급에 영향을 줬다면 증시 동력을 약화시킨 것은 기업 실적 악화 영향이다. 미국 유럽 일본 등 선진국 증시가 오르는데도 우리만 소외 당한 이른바 ‘디커플링’의 핵심 이유이기도 하다.
기업 실적은 3년 연속 줄곧 내리막인데 수출 비중이 큰 미국, 중국, 유로존의 경기가 둔화와 흐름을 같이 한다. 특히 우리나라 수출비중의 25%를 차지하는 중국이 치명타를 줬다. 올해 중국 경기가 좋아지면 다행이겠지만 그나마 믿을 만한 지표로 여겨지는 HSBC가 발표한 2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8.3으로 7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경기가 활력을 잃고 있다는 증거다.
업계 관계자는 “연말이나 내년 초에 미국이 금리인상을 단행하면 증시가 또다시 출렁일 것이고 테이퍼링보다 파장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한기진 기자 (hkj77@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