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9350억 만기도래, 올해분 25%
[뉴스핌=이영기 기자] 한진해운과 현대상선 등은 정부의 회사채 차환지원을 받고, 팬오션은 법정관리에 들어간 해운업종과는 달리 건설업종 회사채는 4월의 살얼음판 위에 서 있는 형국이다.
만기도래 규모가 클 뿐 아니라 KT ENS가 KT 자금지원을 요청하지 않고 법정관리에 들어가자 대기업그룹 계열사에 대한 투자자들의 태도도 냉랭하기 짝이 없기 때문이다.
27일 회사채 시장에 따르면 A등급 이하 건설업체 19개의 올해 회사채 만기분 총 3조7632억원 중 4월에 9350억원이 만기도래한다. 전체의 25%수준이다.
이는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이 정부의 회사채 시장 안정화 방안에 따른 차환지원을 받고 또 팬오션은 이미 법정관리에 들어간 해운업종과는 다른 양상이다.
A-등급인 SK해운의 경우 5월에 700억원이 만기도래하고 8월 이후에 250억원 수준이 남아있을 뿐이다. 또 STX조선해양이 채권단의 지원을 받고 있어 조선업도 크게 다르지 않다.
이미 회사채 시장에서는 건설업종의 특성상 4월이 차환이 집중되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인정하고 있지만, 이번에는 상황이 예년과는 전혀 다르다.
대출사기에 연루된 KT ENS가 100% 모회사인 KT에 자금지원 요청없이 법정관리에 들어갔고, 자본시장은 이를 대기업그룹의 계열사에 대한 꼬리자르기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발행시장의 한 관계자는 "KT ENS 대출사기로 피해를 입은 은행들이 많고, 이들의 기관투자자들간의 연계를 생각하면 투자자들의 입장 변화는 상당한 여파를 몰고 올 것"이라고 말했다.
회사채 등급을 매기는 국내 신용평가사들은 대기업그룹 계열사에 대한 신용등급 리뷰에 들어갔고 일부는 벌써 등급조정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미 양극화된 회사채 시장에서 투자자들의 기피성향이 점점 높은 등급으로 상승하는 분위기에서 4월 건설업 회사채는 살얼음판 위에 서 있는 형국이다.
하이투자증권의 김익상 연구원은 "지난해 건설업 업황이 밝지 않아서 건설사들의 실적이 좋지 않았다"면서 "신용등급 AA급 미만은 차환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4월에 회사채가 만기도래하는 건설사는 AA등급 미만에서는 A+ 등급의 GS건설(2000억원)과 롯데건설(3500억원), A0등급의 한화건설(2600억원), BBB0등급의 한라(1000억원) 및 코오롱글로벌(200억원), 그외 한신공영(50억원) 등이 있다.
이 중에서 한라는 정부의 회사채 차환지원을 받는다.
[뉴스핌 Newspim] 이영기 기자 (00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