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효성있는 구조조정으로 신뢰회복해야"
[뉴스핌=이영기 기자] 건설·해운 등 불황업군이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회복이 지연되면서 이 부문 사업을 주력사업으로 영위하는 그룹들의 경우 재무적인 어려움이 계속되고 있다. 회사채 시장도 취약업종 기업의 50% 가까이가 포함된 A등급에 대해 경계감을 강화하는 양상이다.
특히 한진해운, 현대상선, SK해운 등 국내 3대 해운업체의 경우 올해 3분기에도 적자를 면치 못해 평균 부채비율이 1000%에 육박한 상태다.
오는 2014년 3대 해운업체의 회사채와 CP만기도래분이 총 1조2960억원에 달해 상환부담이 더욱 두드러지는 형국으로 실효성 있는 구조조정이 해답이라는 진단이 나오는 대목이다.
20일 회사채 시장에 따르면, 2014년에 만기도래하는 회사채 규모는 한진해운이 3900억원, 현대상선이 4200억원, SK해운이 860억원으로 총 8960억원이다.
기업어음(CP)의 경우 다른 기업은 없는 반면 현대상선이 4000억원에 달한다. 회사채와 합치면 총 1조2960억원에 달한다.
3분기가 일반적으로 성수기임에도 불구하고 한진해운이 3176억원, 현대상선이 2593억원, SK해운이 309억원의 순손실을 실현한 것을 고려하면 회사채나 CP의 상환부담을 가늠할 수 있다.
부채비율은 한진해운이 1080%, 현대상선이 993%, SK해운이 944%로 평균 1000%를 육박한 상태다.
HI투자증권 김익상 애널리스트는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은 회사채 등급이 A등급에서 BBB등급으로 이미 하향조정됐고, 주요 해운업체들의 추가적인 신용등급 강등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해운업계의 지속되는 불황으로 자구책이 시급한 실정이다. 불황의 그늘이 길어진 업종은 해운업만이 아니다. 최근 이런 추세가 반영돼 회사채 시장에서는 A등급에 대해 투자심리가 위축되는 경향이 강해졌다.
대우증권 강수연 애널리스트는 "A등급 회사채를 무조건 꺼리기 보다는 내수위주의 안정적인 실적을 보이는 기업에 대해서는 선별적 투자가 필요하다"고 안타까워했다.
가깝게 동양사태는 말할 것도 없고 웅진홀딩스와 STX계열 관련해서 A등급 기업에 대한 불신이 깊어졌고, 또 건설, 운송, 철강 등 취약업종 기업의 50%가 이 등급에 속해 있는 탓이기도 하다.
건설업의 경우도 현금흐름 추이를 보면 최근까지 절대규모는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영업활동이 아닌 재무 활동으로 현금유입이 발생해 신용리스크를 키우는 모습이다.
해운사의 경우도 주요 8개 해운사 2분기 개별 재무제표 기준으로 보면 영업이익률과 ROE각 각각 -3.0%와 -10.2%로 금융위기 당시와 비슷한 수준으로 분석되고 있다.
KB투자증권 김수양 연구원은 "건설업의 경우 과거 자산성장이 수익창출로 연계되지 못하면서 신용리스크는 여전히 높은 상태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회사채 시장에서 기피업종으로 알려진 이들 불황업종이 탈출구를 찾지 못하고 지쳐가는 형국인 것이다.
여기에 내년에는 회사채 신용등급에 대해 보다 엄격한 잣대를 적용해 A등급 이하에 대해서는 오히려 등급 강등의 우려와 함께 시장의 외면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화투자증권 이종명 애널리스트는 "신용평가제도의 신로성 회복을 위한 규제강화로 A등급의 등급 하락 리스크는 확대되고 이 때문에 2014년도 A등급에 대한 외면 현상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른 한 회사채 전문가는 "시황부진이 장기화되고 있어 불황업종의 경우 답을 개별기업이나 소속그룹 내에서 찾아야 하고 보다 실효성 있는 구조조정으로 회사채 투자자의 신뢰를 복구하는 선순환과정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회사채 시장이 내년 2014년도를 진짜 위기로 우려하는 대목이다.
[뉴스핌 Newspim] 이영기 기자 (00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