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외환보유액부터 국채 수익률 하락까지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월가 투자은행(IB)이 달러화 약세 흐름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연방준비제도(Fed)의 자산 매입 축소에 따라 올해 연말까지 달러화가 강한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는 연초 투자가들의 전망이 보기 좋게 빗나갔기 때문이다.
특히 영국 파운드화와 일본 엔화, 유로화 등 선진국 통화는 물론이고 뉴질랜드와 호주 달러화까지 강세 흐름을 보이는 상황에 달러화의 소외는 뜻밖이라는 의견이다.
(사진:뉴시스) |
골드만 삭스는 중국을 필두로 일부 국가의 외환보유액 포트폴리오 재편이 원인이라고 판단했다.
특히 중국이 미국 국채를 사들이면서 연준의 테이퍼링에도 장기물 금리가 내림세를 타고 있고, 이는 달러화에 하락 압박을 가하는 요인이라는 설명이다.
노무라는 캐리 트레이드에서 원인을 찾았다. 달러화가 조달 통화 기능을 지속하는 한편 외환시장의 변동성 하락에 따라 캐리 트레이드의 매력이 높아진 데 따라 약세 흐름을 보이고 있다는 얘기다.
국채 수익률 하락이 달러화를 끌어내리고 있다는 진단도 나왔다. BNP 파리바는 4월 고용 지표의 호조와 12월 이후 지속된 연준의 테이퍼링에도 장기물 국채 수익률이 상승 추세를 보이지 않자 이에 대한 실망감이 달러화 상승에 제동을 걸고 있다고 주장했다.
코메르츠방크는 최근 달러화 약세는 연준의 선제적 가이드가 효과를 내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시켜주는 단면이라고 말했다.
사상 최저 금리를 당분간 지속, 성급한 긴축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는 연준의 가이드를 금융시장이 신뢰하는 한 달러화의 투자 매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이밖에 투자 심리가 달러화의 ‘사자’를 가로막고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씨티그룹은 투자자들이 달러화 매수에 나서지 않는 것은 단순히 달러화가 약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경제 지표 개선에도 투자자들의 달러화 상승 베팅이 저조하자 투자시리가 위축됐다는 설명이다.
달러화 매수 기반이 취약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투자자들이 포지션을 조정하고 나섰고, 이는 달러화 상승을 더욱 제한하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고 씨티그룹은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