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사물인터넷 SNS기반 시장 급팽창 전망
[뉴스핌=강소영 기자] 우리 식품기업들 가운데 중국 시장 진출을 계획하고 있거나, 중국 시장 점유율 확대에 고심중인 기업이 있다면 현지 온라인 유통 시장에 주목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에서 온라인 식품 유통 시장 규모가 급속도로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미국 나스닥에 성공적으로 상장한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 징둥상청(京東商城)이 '온라인 슈퍼마켓' 사업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전자제품 판매 시장 강자였던 징둥상청이 '식용유와 야채' 등 식품 판매에까지 영업 분야를 확장한 것이다.
중국에서는 지난해(2013년)부터 식품을 주력상품으로 취급하는 '온라인 슈퍼마켓'이 크게 유행하기 시작했다. 식료품을 전문으로 취급하는 온라인 식품점이 우후죽순으로 늘어났고, 전자상거래 대기업들도 식품 유통 사업에 진출하기 시작했다. 전자제품 전문 판매 업체인 쑤닝(蘇寧)도 지난해 7월 신선식품 온라인 판매 업무를 강화하고, 쑤닝닷컴에 '슈퍼마켓' 코너를 추가했다.
8월에는 텐센트(텅쉰,騰訊)가 화룬촹예(華潤創業)와 '온라인 슈퍼마켓' 사업에 진출한다는 소식이 퍼지기도 했다. 화룬촹예는 홍콩에 상장한 중국 대형 유통업체이자 영국 유통업체 테스코의 중국 파트너이다. 텐센트는 화룬촹예와의 협력 소문을 공식 부인했지만, 이는 '온라인 슈퍼마켓'이 중국 전자상거래 시장의 새로운 화두가 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계기가 됐다.
유통기한이 짧고 신선도가 중요한 식품은 전자제품·의류 및 생활용품과 달리 인터넷보다는 전통 시장과 수퍼마켓을 통해 주로 유통됐다. 이 때문에 전자상거래 업체가 각 분야의 오프라인 매장을 위협하는 가운데서도, 농수산물 등 식품은 전통 시장과 슈퍼마켓의 생존을 지켜주는 '최후의 보루'로 여겨져 왔다.
그런데 직장인의 바쁜 생활과 인터넷 쇼핑의 편리성, 물류시스템의 발전으로 신선식품과 가공식품의 온라인 구매 수요가 크게 늘면서, 온라인 슈퍼마켓이 유통시장의 블루오션으로 주목받고 있다.
◇ 식품 인터넷구매 붐, '온라인 슈퍼' 급성장 기대
중국의 농산품 대기업 중량그룹(COFCO) 산하의 온라인 식품판매 전문점 워마이왕(WOMAI.COM)이 발표한 '(중국) 온라인 식품 시장조사'에 따르면, 2013년 말 기준 중국의 온라인 식품 시장 규모는 324억 위안, 온라인을 통해 식품을 구매하는 소비자는 4495만 명을 기록했다.
중국 전자상거래 시장 전체 규모 9조 9000억 위안과 비교하면, 식품 분야의 규모는 아직 미비한 수준이다. 그러나 지난해 온라인 식품 판매규모와 소비자수는 각각 전년 보다 47.9%와 24.8%가 느는 등 빠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소비금액도 크게 늘었다. 2013년 온라인 상점을 통해 식품을 구매한 소비자의 평균 소비액은 2133위안으로 2012년보다 37%가 많아졌다.
온라인 식품 유통 규모 확대의 가장 큰 특징은 신선식품의 비중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2012년 5월 문을 연 '온라인 슈퍼마켓' 순펑여우쉬안(順豐優選)은 연간 100% 이상의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이 업체의 2013년 매출액은 4억 위안으로, 취급 품목의 약 30~40%가 신선식품이다.
중국 최대의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는 2013년 신선식품의 판매량이 195%가 늘었고, 이중 과일·해산물·야채 등 상품의 매출이 크게 증가했다도 밝혔다. 신선도가 중요하고, 소비자의 직접구매가 일반적인 신선식품까지 인터넷 거래량이 늘고있는 것은, 식품시장 전반의 온라인 유통 시스템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중국 북경청년보(北京靑年報)는 지난 3월 온라인 식품시장이 전통시장과 슈퍼마켓을 위협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도시 거주 화이트 계층이 바쁜 일상으로 수퍼와 전통 시장을 찾는 횟수가 크게 줄고, 온라인에서 장을 보는 소비자가 늘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온라인 슈퍼마켓에서 판매되는 상품 가격이 오프라인 매장보다 저렴한 것도 온라인 식품 구매가 늘고 있는 주요 요인이다.
특히 2013년에는 대형 전자상거래 업체까지 경쟁적으로 식품 유통에 뛰어들면서, 온라인 식품 시장 규모가 크게 확대됐다. 타오바오·쑤닝닷컴·아마존 등 기존의 전자상거래 업체가 본격적인 식품 온라인 판매에 나섰고, 중량워마이왕·이궈왕 등 식품 전문 취급 온라인 상점들도 크게 늘었다.
전자상거래 업체가 온라인 슈퍼마켓 '개점'에 열을 올리는 것은 수요 확대에 따른 시장 성장성과 높은 영업이윤율 때문이다.
류창둥 징둥상청 CEO는 "온라인으로 주문을 받고, 제품은 생산업체와 소매업체가 직접 발송하는 유통방식을 취하면 건당 물류비용이 5위안도 안된다. 징둥의 기술력을 통해 소비자가 식용유를 사면서 식초도 사게끔 유도하면 이윤을 더욱 높일 수 있다"고 밝혔다.
쑤닝닷컴은 "화장품같은 상품은 재구매까지 몇 달이 걸리지만, 식품은 매일 섭취해야 하는 일용품으로 재구매 주기가 매우 짧다. 재구매율이 높고, 구매 주기가 짧은 식품 시장에서 서비스 수준을 높이면 충성도 높은 가입자를 더욱 많이 확보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반면 대형 마트 등 오프라인 유통업체의 매출과 이익은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궈거핑(郭戈平) 중국 프랜차이즈경영협회 회장은 "생산비용 상승, 소비침체에 전자상거래 업체와의 경쟁까지 겹쳐 대형마트·편의점·전문판매점 등 전통 유통업의 수익률이 급감하고 있다"고 밝혔다.
글로벌 유통 공룡 월마트·카르푸·테스코도 2012년이후 중국 사업이 악화되고 있다. 관련 자료에 따르면, 이들 3대 외국 유통기업은 2013년 중국내 신규 매장 개점율이 전년 대비 27% 낮아졌다. 대형마트 등 전통 유통 시장의 영업 환경 악화의 원인은 다양하지만, 전자상거래 활성화도 주요 요인이 되고 있다.
워마이왕의 시장 조사 보고서를 보면, 인터넷을 통한 식품 구매가 대형마트와 슈퍼마켓 이용 감소로 이어졌다고 답한 응답자가 전체의 68%에 달했다.
◇ 온라인 수퍼 주력고객군, 고소득 화이트 칼라
'온라인 슈퍼마켓'의 주요 고객은 고소득 화이트 칼라 계층이다. 워마이왕의 시장 보고서에 따르면,온라인 상점에서 식품을 구입하는 전체 소비자 가운데 47.17%가 화이트 칼라로 조사됐다.
소득수준으로 보면 월수입 3000~5000위안 이상 계층의 온라인 식품 구매 비율이 높았고, 5000위안 이상의 비율도 23.6%로 2000위안 이하 계층보다 훨씬 높은 비율을 보였다. 성별로는 여성이 남성보다 높았다. 그러나 남성의 온라인 '장보기'도 늘어나는 추세다.
온라인 식품 구매자의 연령은 인터넷 사용빈도가 높은 20~40세 사이가 가장 많았다. 그중 28~38세 소비자가 전체의 46.94%를 차지했다. 물품별로는 수입식품의 수요가 가장 많았고, 식용유·부식·신선식품 및 과자류의 판매량이 많았다.
온라인에서 판매되는 주요 식품 판매량 변화를 보면 신선식품의 판매량이 크게 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2013년 신선식품의 온라인 판매량은 전년 대비 108.91%가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소비자의 온라인 식품 구매 만족도도 높은 편으로 나타났다. 2013년 온라인 식품 구매에 만족한다고 답한 응답자는 전체의 91.4%에 달했다.
◇ 모바일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응용소비 확대
온라인 대형마트 이하오뎬의 한국상품 코너 모습 [출처: yhd.com 한국상품 코너 캡쳐] |
그 중 유통업계가 참고할 내용은 △ 모바일 쇼핑 확대 △ 중소도시 인터넷 쇼핑 증가 △ 사물인터넷과 빅데이터 응용 △ SNS와 사용후기 영향력 확대 △ O2O(온라인과 오프라인 거래) 활성화 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
가입자의 소비성향과 주요 인기상품 등의 대량의 정보를 데이터화 할 수 있는 전자상거래 업체가 빅데이터를 활용해 유통 시장에서 큰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위 이사장은 온라인 상점의 최대 약점으로 지적되는 '짝퉁' 상품 문제와 식품안전 문제 역시 RFID(무선인식) 등 사물인터넷 기술을 통해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위 이사장은 전자상거래 산업의 폭발적 성장에 따라 기존의 대형 유통업체의 온라인 시장 진출이 가속화하면서 O2O 산업이 활성화 될 것으로 예측했다. 상품을 직접 보고 선택할 수 없는 온라인 상점의 특성과 한계로 인터넷상의 사용자 후기와 SNS의 영향력도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하오뎬(yhd.com)은 식품과 일용품을 전문으로 취급하는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로, 라면·유제품·과자류 등 다양한 한국 식품도 취급하고 있다.
[뉴스핌 Newspim] 강소영 기자 (js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