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조윤선 기자] CJ게임즈에 5억 달러를 투자해 주목을 끌고 있는 중국 IT업계 공룡 '텐센트(텅쉰·騰訊)'의 마화텅(馬化騰 1971년생) 회장이 올해 포춘 중문판 선정 '중국 재계 영향력 50명 기업인' 중 1위에 이름을 올렸다.
포춘 중문판은 마화텅 회장을 중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기업인 중 1위에 선정한 이유로 △작년 텐센트의 시가 총액이 1000억 달러를 돌파해 구글과 아마존에 이어 세계 3위 인터넷 기업으로 부상한 점을 우선적으로 꼽았다.
중국재계 영향력 1위 인물로 선정한 또 다른 이유로 △중국판 카카오톡인 위챗(웨이신·微信)의 세계화 △춘제(春節 설 연휴)기간 위챗 새뱃돈(훙바오·紅包)'상품 대성공 등 중국 안팎의 인터넷 시장에 대한 막대한 영향력을 들었다.
◇ 중국 인터넷 혁명의 기린아
중국 인터넷 IT분야의 대표주자 텐센트는 2013년 9월 시가총액이 1000억 달러를 돌파하면서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2004년 홍콩거래소에 상장됐을 무렵과 비교하면 주가가 근 10년새 무려 100배나 올랐다.
아시아에서 시가총액이 1000억 달러가 넘는 회사는 삼성전자, 도요타 등 각 국의 간판급 기업들 몇 곳에 불과한 것을 감안하면 텐센트는 인터넷 혁명이라는 시대조류를 등에 업고 순식간에 세계적인 IT기업으로 부상한 셈이다.
텐센트를 오늘날 세계적인 중국 IT기업으로 성장시킨 중심에는 바로 마화텅 회장이 버티고 있다.
마화텅은 1971년 10월 광둥(廣東)성 산터우(汕頭)시의 한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났다. 그의 부친 마천수(馬陳術)는 선전시항운총공사 사장과 선전시염전항 그룹 부총경리 등을 역임했다. 모친 황후이칭(黃慧卿)은 텐센트 창립 당시 60%의 지분을 보유하며 오랜기간 텐센트의 법인대표를 맡기도 한 것으로 전해진다.
마화텅은 선전대학 컴퓨터 학과에서 컴퓨터 공학을 공부했다. 졸업 후에는 종합통신서비스 제공업체인 '선전룬쉰(潤迅)통신발전유한공사'에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일하면서 10여년간 IT분야에서 경력을 쌓았다.
IT업계 엔지니어로서의 다년간 경험을 바탕으로 마화텅은 1998년 같은 선전대학 컴퓨터학과 동문인 장즈둥(張志東)과 함께 텐센트를 창립했다. 그는 2007년 순이익 규모가 2억 달러에 불과했던 텐센트를 2012년 순이익 20억 달러가 넘는 회사로 일궈냈다. 2004년 6월 홍콩거래소에 상장한 텐센트는 현재 시가총액 1000억 달러가 넘는 IT대기업이 됐다.
마화텅이라는 이름을 IT업계에 널리 알리게 된 것은 중국 네티즌의 97%가 사용한다는 PC 채팅 서비스 'QQ메신저' 덕분이다. 현재 QQ메신저 사용자 수는 10억명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진다.
그는 단순한 채팅 서비스 제공에 머무르지 않고 이 메신저에 게임·포털·전자상거래 등 다양한 콘텐츠를 연계해 사용자를 끌어모았고, 최근에는 모바일 메신저인 '위챗'을 통해 다방면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 모방으로 성공한 불혹의 젊은 재력가
'중국판 카카오톡'인 위챗은 현재 전 세계 가입자가 4억7000만명이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1일 기준으로 4억명을 돌파한 네이버의 라인과, 3억명대 이용자를 보유한 미국 와츠앱(Whatsapp)보다 가입자가 많다.
마화텅은 그의 성공 비결을 '창의적 모방'이라고 당당히 말하고 있다. 그는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모방이 결코 부끄러운 일이라 생각지 않는다. 다만 모방을 하려는 대상과 모방 시기를 잘 잡는것이 중요하다"면서 "모방도 새로운 방식의 창조로 이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일례로 그는 2000년대 초 한국 인터넷 업계에서 유행했던 '아바타'에서 힌트를 얻어 유료 사업 모델을 개발했다.
텐센트의 눈부신 성장과 함께 마화텅은 2013년 '후룬(胡潤) IT업계 부호리스트'에서 중국 대표 검색엔진 바이두(百度)의 리옌훙(李彥宏) 회장을 제치고 IT업계 최고 부자로 등극했다.
이 리스트에 따르면 그의 재산은 560억 위안(약 9조5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불혹을 갓 넘긴 42세의 마 회장은 2013년 중국 10대 부호 가운데 가장 젊은 재력가라는 기록도 남겼다.
한편 포춘 중문판이 선정한 '중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기업인 50인'에 마화텅 회장에 이어, 최근 모토로라를 인수한 양위안칭(楊元慶) 레노보 회장과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의 런정페이(任正非) 회장이 각각 2,3위를 차지했다.
[뉴스핌 Newspim] 조윤선 기자 (yoons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