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G이니시스, 주가 폭락하자 자사주 취득 나서
[뉴스핌=이준영 기자] 온라인 결제시장에서 촉망받던 KG이니시스와 KG모빌리언스 주가가 최근 뱅크월렛 카카오 출시 예정 소식에 3개월 동안 각각 41%, 10% 하락해 주목 받았다. 급격한 주가 하락 양상이 과도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양사와 뱅크월렛 카카오의 온라인 결제 사업영역이 겹친다는 시장 우려가 작용했다고 분석하면서도, 뱅크월렛 카카오가 양사의 매출액 감소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했다.
![]() |
▲ 왼쪽부터 KG이니시스, KG모빌리언스 최근 3개월 주가 변동상황 |
◆ 온라인결제업체 주가 급락…뱅크월렛 카카오 출시 따른 시장 우려 반영
전문가들은 KG이니시스와 KG모빌리언스 주가 하락의 이유로 온라인 결제 부문 사업이 겹치는 뱅크월렛 카카오 출시 예정 소식을 꼽았다.
실제로 이석우 카카오 공동대표가 지난 2월말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4'에서 뱅크월렛 카카오의 출시 예정을 밝힌 이후 양사의 주가는 하락하기 시작했다.
KG이니시스 주가는 지난 3월6일 2만450원에서 지난 17일 1만1900원으로 41.8% 하락해 절반 가까이 주가가 내려갔다. 같은기간 KG모빌리언스도 1만5750원에서 1만4050원으로 10.79% 하락했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온라인 결제를 할 때 여러 결제 수단중 선택해서 이용하기 때문에 KG모빌리언스와 KG이니시스는 뱅크월렛 카카오와 경쟁을 해야하는 상황"이라며 "이러한 우려가 주가하락에 영향을 미친 것"이라고 언급했다.
KG이니시스는 신용카드 온라인 결제를 주력사업으로 하며 KG모빌리언스는 휴대폰 결제가 주 사업이다. 하반기 출시 예정인 뱅크월렛 카카오와 전자결제 사업이 겹치기 때문에 경쟁이 불가피 하다는 의견이다.
17일 카카오 관계자에 따르면 뱅크월렛 카카오는 소액송금 뿐 아니라 온오프라인 결제 기능도 가능한 서비스로 출시될 예정이다. 하반기부터 전자결제대행 업체가 하나 더 늘어나는 것이다.
KG이니시스도 이러한 시장의 우려로 주가하락이 지속되는 것에 부담을 느껴 지난 10일 30억원 규모의 자기주식 취득을 결정했다.
KG이니시스 관계자는 "지난 3월 이후 뱅크월렛 카카오 출시에 대한 시장 우려에 주가가 과도하게 빠진 것 같아 자기주식 취득을 결정했다"며 "KG이니시스와 자회사인 KG모빌리언스의 주가를 안정시키기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 "내년부터 매출액 감소하나 제한적"
증권사 연구원들은 KG이니시스와 KG모빌리언스가 뱅크월렛 카카오와 사업영역이 겹치면서 내년부터 양사의 매출액이 감소하겠지만 그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오동환 연구원은 "올해까지는 뱅크월렛 카카오가 쇼핑몰 등 온라인 결제를 위한 가맹점들을 모집하는 시간이 필요하기에 KG이니시스와 KG모빌리언스 매출액에 큰 영향을 주지 않겠지만 내년부터는 매출액 감소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그러나 뱅크월렛 카카오가 선불식 결제 수단이기에 전자결제 이용자들의 선택을 얼마나 받을지는 두고봐야 알 일"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KG모빌리언스 경우에는 뱅크월렛 카카오가 선불식 결제 방식이기 때문에 서로 이용자가 구분된다는 분석이다.
심상규 교보증권 연구원은 "KG모빌리언스는 휴대폰에 결제금액이 부과되는 시스템이고 뱅크월렛 카카오는 은행계좌에서 충전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이용자들이 구분될 것"이라며 "뱅크월렛 카카오의 충전식 시스템을 불편해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기 때문에 KG모빌리언스 매출액에 큰 영향을 미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뱅크월렛카카오는 충전식으로 1회 50만원까지 충전 가능하며 온오프라인 결제는 1회 30만원, 소액송금은 1일 10만원이 한도다.
KG이니시스도 신용카드 전자결제 부문에서 뱅크월렛 카카오와 제휴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오히려 KG이니시스가 카카오로부터 수수료를 받을 수도 있다고 전문가는 전했다.
오 연구원에 따르면 KG이니시스 신용카드 결제 매출액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중소 쇼핑몰들은 KG이니시스에 전자결제 대행을 맡긴다. 따라서 뱅크월렛 카카오가 같은 쇼핑몰과 계약을 맺으려면 우선 KG이니시스와 제휴를 맺어야 한다.
이에 카카오 관계자는 "기존 전자결제대행 회사들이 보유한 가맹점들이 많기 때문에 뱅크월렛 카카오는 KG이니시스 등과 제휴해 가맹점에 재판매하는 형태를 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준영 기자 (jloveu@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