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 환경 여전히 안정적…고수익 수요 지속
[뉴스핌=주명호 기자] 글로벌 경제회복세를 바탕으로 한 고위험·고수익 선호 바람에 각광 받았던 정크본드(투자 부적격 등급 채권)이 불과 한달 만에 날벼락을 맞았다. 정크본드에 대한 고평가 및 유동성 결핍 우려가 고개를 들면서 투자자들의 엑소더스(자금 이탈)가 가시화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아직은 정크본드 자산을 정리할 시기가 아니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저금리 환경에서 오랫동안 이어졌던 고수익 투자 수요는 여전히 지속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사진 : ETF STRATEGY] |
오히려 저점을 기록했던 정크본드 수익률이 크게 반등해 매수를 노려볼 수 있다는 진단도 제기된다.
4일(현지시각) 미국 금융주간지 배런스(Barron's)는 최근 급격한 매도세가 지금 정크본드 매입을 고려하는 투자자들에게는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정크본드 평균 수익률은 5.94%을 기록해 올 6월 중순 기록했던 저점 4.9%에서 1%p(포인트)나 올랐기 때문이다. 평균 리스크 프리미엄(미국 국채와의 금리 스프레드)도 같은 기간 3.4%p에서 4.25%p로 빠르게 높아졌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은 정크본드 자산을 축소하기보다는 보유하는 게 낫다는 분석을 내놨다. 당분간은 자금 유출이 더 지속될 것으로 보이지만 장기적으로는 수요 공급 간 균형으로 인해 매력적인 수익률이 지속될 것이라는 진단이다.
러스 코스테리히 블랙록 수석 투자전략가는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가 2.50%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며 안정적인 저금리 환경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JP모건 또한 현 상황을 과매도로 규정하며 이후 다시 정크본드에 대한 수요가 살아날 것으로 예상했다. JP모건은 올해 말까지 정크본드 수익률은 6% 안쪽으로 되돌아갈 것으로 전망했다.
이보다 좀 더 조심스러운 진단도 있다. 투자자문업체 제니몽고메리스콧(Janney Montgomery Scott)은 7월 불안감을 잠재울 이슈가 나올 것으로 예상되지만 8월까지는 현 분위기가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며 시장 변동성 확대를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정크본드 시장은 투자자들의 자금이 썰물처럼 빠져나가며 수익 손실을 입었다. 시장조사업체 리퍼에 따르면 지난 3주간 미국 하이일드 뮤추얼펀드 및 상장지수펀드(ETF)에서 빠져나간 자금은 55억달러에 이른다. 7월 한달간 손실률은 1.85%를 기록했으며 지난주만도 1.4%나 투자손해가 나타났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정크본드 시장에 쏟아진 자금 규모는 주식시장에 들어온 규모에 필적한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009년 이후 글로벌 정크본드 시장에 유입된 자금 규모는 807억달러로 집계됐다고 전했다. 같은 기간 주식시장에 들어온 자금은 1263억달러를 기록했다.
[뉴스핌 Newspim] 주명호 기자 (joom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