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음체조 시간에 마음껏 웃음을 보인 `명랑소녀` 혜리와 관등성명 교육에서 소대장에게 훈계받고 있는 맹승지 [사진=MBC `진짜사나이` 방송캡처] |
[뉴스핌=이현경 기자] 여군 특집으로 방송된 MBC ‘일밤-진짜 사나이’가 방송 후 큰 화제를 모았다. 장군 포스를 풍긴 라미란, 두 아들을 둔 똑순이 엄마 홍은희, 예의 바른 악바리 언니 김소연, 우왕좌왕 어디로 튈지 모르는 맹승지, 명량소녀 혜리, 훈련도 금메달감 박승희 선수가 군대 초년생의 다양한 모습을 유쾌하게 담아냈다.
특히 고행 훈련에 멤버들은 각기 다른 반응을 보였다. 같은 훈련을 받으면서도 극명의 차이를 보인 두 훈련생이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치명적인 애교로 온라인을 강타한 걸그룹 걸스데이의 혜리가 차세대 국민 여동생으로 떠오른 반면 FM 마녀 소대장과 기 싸움을 시도한 맹승지는 방송 이후 편집 논란과 ‘태도 불량’이라는 비판으로 구설수에 올랐다.
◆걸스데이 혜리, 역시 여자의 무기는 애교?
`진짜사나이-여군특집`에서 애교와 먹방으로 호감으로 떠오른 걸그룹 걸스데이의 혜리 [사진=MBC `진짜사나이` 방송캡처] |
혜리는 “지금까지 먹어본 제육볶음 중 가장 맛있다”며 거침없는 먹방을 선보였다. 또 걸그룹이 지켜야하는 내숭도 잊은 채 서슴없이 1차 배급을 완식한 후 2차 배급으로 향했다. 그러고서는 자신의 주먹크기의 큰 쌈을 한 입 가득 채워 먹었다. 이를 본 홍은희 훈련병은 “(혜리 훈련병이 먹는 것을)보는 것만 봐도 배부르다”며 엄마 마음을 드러냈다.
여기서 끝날 혜리의 매력이 아니다. 혜리는 훈련소 수료식 날 마지막이라는 아쉬움을 드러내다 본의 아닌 '특급 애교'로 얼었던 현장의 분위기를 무장해제 시켰다. 혜리는 마녀 소대장과 그간 자신들을 훈련시켰던 조교들과 마지막 인사를 나누다 눈물을 보였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깊게 정이든 이들과의 만남이 아쉬웠던 모양이다.
일명 ‘터미네이터’라고 불렸던 곽지수 소대장은 훈련소 퇴소를 하며 울던 혜리에게 “말 바로 합니다. 울음 그칩니다”라고 마지막 훈련소를 떠나기 전까지 군인의 모습을 갖추라는 듯 명령했다. 그러나 혜리는 자신의 서운함을 몰라주는 것에 섭섭했던 것인지 “이이잉”이라며 애교를 부려 분대장을 웃게 만들었다. 방송 이후 분대장은 자신의 SNS에 “다들 못난 놈 봐주시느라 고생 많으셨다. 혜리 씨 손을 잡고 웃은 건 절대 혜리 씨가 좋아서 웃은 게 아니라 방송이 끝났다는 기쁨에 웃은 겁니다”라며 폭발적인 관심에 해명 글을 게재하기도 했다.
혜리의 애교 장면은 온라인 동영상 공유사이트 유튜브에서 높은 조회수를 기록했다. ‘혜리 애교’로 시작하는 영상의 조회수를 모두 합산한 결과(9월5일 오전1시 기준) 1,541,656이다. 많은 사람들이 혜리의 애교 영상에 관심을 보인 것.
‘진짜 사나이’는 그간 ‘아기 병사’ 형식, 헨리의 밉지 않은 순수함이 시청자와 통했다. 다소 어리숙한 면을 보였지만 잘 해내려고 하는 진심이 와 닿았기 때문이다. 이 역할을 걸스데이 혜리가 바통을 받았다. 걸스데이의 막내인 혜리는 그간 여러 예능프로그램에서 먹방, 애교 등 다양한 매력을 보였으나 ‘진짜사나이-여군 특집’ 그의 진짜 매력이 시청자에게 제대로 전해진 것으로 보인다.
◆아직 군대에 적응하지 못한 맹승지의 도발
각개전투 훈련에서 `마녀소대장`에 반항하는 개그우먼 맹승지 [사진=MBC `진짜사나이` 방송캡처] |
맹승지는 ‘FM 마녀’ 소대장과 첫 만남부터 좋지 않았다. 그는 군대 문화에 어색했던 탓인지 긴장하는 자세도 보이지 않았다. 첫 관문인 관등성명을 익히는 상황에서부터 삐걱댔다. 이를 설명하는 소대장의 말에도 맹승지는 귀를 기울이지 않는 듯한 태도를 보여 내무반의 분위기를 한순간에 얼게 했다.
맹승지의 불량한 태도의 절정은 각개전투 훈련에서 벌어졌다. 고된 훈련을 따라가지 못하던 맹승지는 결국 열외가 됐다. 이에 소대장은 맹승지에 팔굽혀펴기 20개를 지시했다. 그러나 이미 체력이 고갈된 맹승지는 팔굽혀펴기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
맹승지는 “무릎 꿇고 하겠다. 원래 여자는 이렇게 하는 거다”라고 말했다. 이 말에 소대장은 “그건 여자가 그렇게 하는 거지 군인은 그렇게 안 한다. 군인이 되라고 했지 남자가 되라고는 안 했다. 내가 아침에 이야기하지 않았냐. 못하겠으면 가라고”라면서 화냈다. 소대장의 말에 맹승지는 눈물을 쏟아내면서도 끝까지 반항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후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 맹승지는 “‘왜 이렇게 나한테 뭐라고 하지?’라는 생각이 앞섰다. 생각이 짧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를 본 시청자들은 군대에서 실제로 맹승지와 같은 태도를 보이면 ‘당장 얼차려는 기본이고 반항이 있을 수 있나’라는 의문까지 들게 했다.
군대를 체험하기 위한 자세는 애초부터 맹승지에게 확인할 수 없었고 이는 ‘구멍 병사’ 이미지를 만들기 위한 제작진의 의도가 담긴 설정이 아니냐는 비판도 있었다. 맹승지가 소대장에게 혼나는 장면 가운데 지저분하던 침상이 갑자기 정리됐다는 점과 슬리퍼로 바뀌어 신고 있는 모습 등을 근거로 조작 의혹이 제기됐다.
이에 MBC 관계자는 “워낙 긴 시간 촬영을 하다 보니 맹승지가 혼나는 장면을 두 번 축약했다”면서 “편집 과정에서 큰 흐름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판단해 장면의 순서를 바꾸면서 벌어진 실수”라고 밝혔다. 이어 “사실 맹승지가 너무 많이 혼난 것 같아 그를 보호해 주고자 하는 의도도 있었다”며 “앞으로 편집에 더욱 신경 쓰겠다”고 전했다.
군대라는 특수한 환경에 적응하는 시간과 태도는 다르다. 그러나 맹승지는 이번 ‘진짜 사나이-여군특집’에 출연하면서 개그우먼으로 가진 호감이미지에서 너무 멀리 나가버렸다. MBC ‘무한도전’에서 쌓아놓은 친근한 이미지가 한 순간에 무너져 버린 것. ‘진짜 사나이’가 맹승지에게 독이 될지 혹은 잘 성장한 여군의 모습으로 성장할 지 앞으로 지켜볼 일이다.
[뉴스핌 Newspim] 이현경 기자 (89hk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