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 야후 '데자뷰'…"벤처 자금규모 공개해야"
[뉴스핌=김성수 기자] 페이스북에게 2% 부족한 것이 있다면 무엇일까. 페이스북은 올해 2분기 순익이 전년대비 67%나 상승하면서 투자자들이 '즐거운 비명'을 지르게 만들었다.
다만 페이스북이 모바일 광고 사업에 대한 주요 정보를 공개하지 않는다는 비판이 제기돼 주목된다. 정보비대칭에 따른 투자자들 손실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진 것이다.
17일(현지시각) 기준 페이스북의 시가총액은 1978억1000만달러(약 206조586억원)에 달한다. 이를 두고 미국 비즈니스인사이더(BI)의 니콜라스 칼슨 편집장은 "현재 페이스북의 행보는 지난 2000년 미국 증시에 닷컴버블이 불던 시절의 야후를 연상시킨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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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그 이면에는 야후가 높은 리스크를 부담하고 있다는 문제도 있었다. 야후의 광고주 대부분은 일반적인 마케팅 담당자가 아닌 벤처캐피탈의 투자를 받는 신생기업이었다.
벤처캐피탈은 기술력과 장래성은 있어도 일반 금융기관에서 자금을 조달하기 어려운 벤처기업에 투자하는 기업 또는 자본을 뜻한다.
신생기업에 투자하기 때문에 하이 리스크·하이 리턴(high risk·high return)을 부담하며, 장기 투자 목적이 아닌 단기 수익을 노린 투자 자금이다. 즉 투자한 기업의 수익성이 보장되지 않는다면, 그 기업이 시장에 정착했느냐와는 관계 없이 투자자금을 빠르게 회수하는 것이다.
야후의 시가총액이 최고점을 기록한 시기에는 벤처캐피탈 자금도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지난 1999년 4분기에는 벤처 자금 규모가 전분기 대비 66% 증가했고, 전년 동기 대비로는 298% 폭증했다.
이후 닷컴 버블이 붕괴되면서 야후 광고주에 투자한 벤처 자금은 썰물처럼 빠져나갔고, 야후 주가도 함께 추락했다.
문제는 현재 페이스북의 자금조달 구조가 야후와 미묘하게 겹친다는 것이다. 페이스북은 모바일 앱 인스톨 광고(Mobile App Install AD)로 수익을 벌어들이고 있고, 이들 광고주 역시 모바일 게임으로 돈을 버는 벤처기업이기 때문이다.
지난 3분기 벤처 자금은 전분기 대비 55% 급증했고, 전년 동기에 비해서는 126%나 뛰어올랐다. 만약 페이스북의 자금줄 역할을 하는 벤처캐피탈이 지난 2001년처럼 일거에 빠져나간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페이스북 주식을 보유한 투자자들로서는 알 길이 없다. 그 이유는 페이스북이 벤처캐피탈에서 정확히 얼마를 투자받고 있는지를 공개하지 않기 때문이다. 게임 업체들의 전반적인 마케팅 예산이 벤처 자금으로 부풀려져 있다는 것도 문제다.
칼슨 편집장은 "페이스북에 투자한 사람들은 페이스북의 광고주인 모바일 게임업체와 이들에 투자한 벤처캐피탈에도 베팅을 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고 꼬집었다.
거물급 벤처 캐피탈리스트(VC)인 빌 걸리 벤치마크 파트너도 "실리콘 밸리가 과도한 리스크를 부담하고 있다"며 "현재 벤처 캐피탈들이 전례 없는 위험을 즐기고 있는데 이는 파국으로 치달을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칼슨 편집장도 "만약 벤처 자금이 내년이나 2016년에라도 빠져나간다면 현재 페이스북 주가는 2001년의 야후처럼 폭락하게 될 것"이라며 "페이스북은 다음 분기 실적을 발표할 때 벤처캐피탈의 투자를 받는 광고주가 얼마나 되는지 공개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뉴스핌 Newspim] 김성수 기자 (sungs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