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 채권에 사모펀드로 투자 증가
<이 기사는 뉴스핌 유료 컨텐츠 'ANDA'에 지난 18일 오전 8시에 출고됐습니다.>
[뉴스핌=한기진 기자] “브라질채권은 이제 지친다.” 몇 년 전 은퇴 후 자산 20억원을 운용하는 김모(65세)씨는 브라질이 요즘 너무 싫다. 1년째 들고 있는 브라질채권 펀드가 월드컵을 기점으로 수익률이 오르는가 하더니, 최근에 헤알화 급락으로 또 떨어졌다. 그는 “작년 폭락했을 때, 브라질 경제가 회복될 것이라고 해서 청산하지 않고 있었는데 잠시 오르는가 싶더니 떨어지고 채권상품의 변동성이 너무 큰데, 채권형 상품중 브라질채 만한게 없어서 고민”이라고 말했다.
그런 김씨에게 KDB대우증권 한 직원이 몽골무역개발은행(TDB)이 발행한 양도성예금증서(CD)에 투자하는 사모펀드를 추천했다. 브라질 국채와 마찬가지로 고금리인데다, 환리스크가 적다는 설명에 끌렸다. 특히 소수의 투자자만 대상으로 하는 사모펀드라는 점도 마음에 들었다. 김씨는 1억5000만원을 투자했고 이 상품은 목표했던 총 100억원어치가 지난 7월에 판매 완료됐다.
고액 자산가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사모투자가 최근 해외 채권투자로 확대되고 있다.
◆ 대우증권, 몽골 투자 상품 2호 내놓을 예정
KDB대우증권이 판매한 몽골 투자 상품이 인기를 끈 이유는 CD에 투자하는데도 약정수익률이 6개월 만기에 연 5.5%에 달해서다. CD발행 은행인 TDB의 자산이 몽골 은행업의 24%를 차지하는 1위 은행이라는 점도 한몫 했다.
투자자가 가장 크게 걱정하는 몽골 환변동 위험도 크게 제거됐다. TDB가 발행한 CD가 미(美) 달러화이기 때문에 달러환율만 신경 쓰면 된다. 이 점이 해외 고금리채권에 관심있는 투자자의 걱정을 덜어줬다.
브라질은 기준금리만 11%에 달할 정도로 채권금리가 매우 높지만, 무디스가 최근 신용등급 전망을 낮추는 등 경제전망이 부정적이고 헤알화 가치가 출렁거리며 투자자의 속을 태우고 있다.
KDB대우증권 관계자는 “7월에 반응이 좋아 2호 펀드도 비슷한 조건으로 곧 판매를 시작할 것”이라며 “사모펀드 특성상 시장에 잘 알리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 인도 채권에 투자하는 사모펀드도 판매중
최근 투자자의 가장 큰 관심을 받는 신흥국은 단연코 ‘인도’다. 이 나라의 채권에 투자하는 사모펀드도 최근에 등장했다.
우리투자증권이 판매하는 ‘우리 그레이트 인디아 사모증권투자신탁 1호’는 인도 현지 자산운용사가 운용하는 루피화 표시 단기 인도채권, CD, CP(기업어음) 등에 투자하는 채권펀드에 투자한다. 현지 자산운용사가 운용하는 펀드는 리퀴드 펀드(Liquid Fund)로 주로 단기금융상품(CD, CP, Repo, 잔존만기 91일 이내 채권 등)에 투자한다. 이들 채권의 최소 신용등급은 AA(한국 신용평가사 기준)로 현지 은행이 발행한 것이 대부분이다.
만기까지 보유할 때 펀드 수익률로 연 8.5% 내외를 우투 측은 예상한다. 수익이 나오는 경로가 다양한데, ‘수익증권 수익률+원달러 환헤지 프리미엄 및 환차손익+루피화달러 환노출에 따른 환차손익’이 모두 고려된다.
사모펀드이기 때문에 최소 가입금액은 1억원, 총 규모는 40억원이다. 우투증권 관계자는 “현재까지 약 20억원 정도 모였고, 곧 목표를 채울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상품에 관심있는 투자자는 대부분 모디정권이 들어서면서 경제발전을 기대한다. 경제가 성장하면 채권, 주식, 환율 모두 안정되면, 고수익을 얻을 수 있다. 채권형 펀드이기 때문에 주식이나 상장지수펀드(ETF)보다 안정적이면서도 우리나라 채권 보다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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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인도 경제가 기대만큼 성장을 보여주지 못하거나 편입자산의 금리가 내려가면 전체 수익도 낮아진다. 무엇보다 걱정할 것은 환변동 위험이다.
우투증권 관계자는 “환노출이 돼 있는 루피화 달러는 달러 대비 루피화가 평가절상/절하되는 경우 수익률이 상승/하락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해 말 벤 버냉키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 이사회 의장의 양적완화 축소를 시사했을 당시, 루피화가 급락해 인도국채에 투자했던 투자자들이 손실 본 사례가 있다.
[뉴스핌 Newspim] 한기진 기자 (hkj77@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