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日 통화정책 엇박자로 엔화약세 심화
[뉴스핌=우수연 기자] 엔화 약세가 심화되며 엔/원 재정환율이 6년래 최저치를 재경신했다.
19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엔/원 재정 고시환율은 957.21원으로 전일대비 1.35원 하락했다. 이는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8월 20일 954.95원을 기록한 이후 6년래 최저치다.
미국의 조기금리 인상 우려가 고조되고 일본은행의 완화적 통화정책 기대는 커지면서 엔화가 약세폭을 키운 영향이다.
전일 일본 구로다 총재가 물가 목표 달성을 위해 추가적인 행동에 나설 수 있다고 밝히며 엔화의 약세는 더욱 심화됐다. 이같은 상황에 엔/원 환율은 3거래일 연속 6년래 최저점을 경신했다.
최근 역내외 시장참여자들은 미국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준 위원들의 금리 전망 상향으로 조기금리 인상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이에 글로벌 달러화가 강세 압력을 받았고 상대적으로 엔화 약세가 부각됐다. 전날 역외에서 달러/엔 환율은 108.90엔으로 고점을 높였다.
서울 외환시장에서도 이를 반영하며 엔화 약세에 대한 경계감이 고조됐다. 이날 장중 달러/엔 환율이 109엔대를 돌파하면서 109.46엔을 터치했다. 이에 엔/원 환율도 957원대까지 하락했고, 원/달러 환율은 1.20원 상승한 1044.60원에 마감했다.
시장참여자들은 달러/엔 환율이 상승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엔/원 환율이 하락하게되므로, 당국이 이를 막기 위해 원/달러 환율을 높은 수준으로 유지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판단했다.
또한 최근의 엔화약세는 일본 경제 부진에 대한 펀더멘털이 반영된 측면도 있으나, 달러화가 갑작스럽게 강세 모멘텀을 얻으면서 상대적으로 엔화 약세가 심화됐다는 분석도 있다.
시중은행의 한 외환딜러는 "엔/원 950원대를 받치기 위해 오늘 장중에도 당국 개입이 계속 나오고 있는 것이 아닌가 추정된다"며 "950원대 이하에서도 당국이 달러를 매수할 수 있는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또다른 은행의 딜러는 "달러/엔 환율의 상승은 엔화 약세보다는 달러화 강세의 영햐이 더욱 크게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엔화를 약세로 만들려는 일본정부의 움직임은 이전부터 진행돼왔던 것이고, 오히려 최근 달러화 강세 모멘텀이 더욱 부각됐고, 유럽에서도 완화정책을 쓰면서 달러/엔 상승에 힘을 실어주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우수연 기자 (yes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