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 추가 약세 쉽지 않을 것"
[뉴스핌=윤지혜 기자] 지난 19일 달러/엔 환율(달러 대비 엔화의 가치)이 109.46엔을 나타내면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6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까지 치솟았다.
달러/엔 환율이 오르면 엔화는 글로벌 통화 대비 약세라는 의미다. 지난 8월부터 달러가 급격하게 강세를 보이고 있고, 일본중앙은행(BOJ)의 양적완화 정책에 따라 엔저현상은 심화하고 있다.
반면 상대적 강세를 보이고 있는 원화 때문에 엔/원 환율, 즉 100엔당 원화의 가치는 950원대로 주저앉았다.
![]() |
2008년 이후 엔/원 환율 추이 (단위: 100엔당 원화 가치) <자료=한국은행 ECOS> |
이런 분위기에 힘입어 PB센터에는 환차익을 노리고 엔화를 분할 매수하는 자산가들이 늘고 있다.
김탁규 기업은행 목동PB센터 팀장은 "심리적 지지선인 990원이 무너지면서 엔화를 분할 매수하는 자산가들이 많아졌다"며 "엔화가 이 정도로 내려앉으면 엔화 매수하기에 거의 막차를 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자산가들은 일주일에 두 번 엔/원 환율이 급락하는 날 매수하는 식으로 투자하고 있다"며 "통상적으로 한 번 매수할 때 100만엔 규모(한화로 1000만원 수준)를 사들인다"고 말했다.
이에 금융투자전문가들은 현재 엔/원 환율이 마지노선이라고 전망했다. 글로벌 달러 강세에 엔화 약세가 심화하더라도 엔/원 환율(원화 대비 엔화의 가치)이 더 하락하기는 어렵다는 설명이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엔/원 환율 급락은 최근 원/달러 환율 하단이 지지되는 요인 중 하나"라며 "외환당국에서 주시하고 있는 부분이기 때문에 여기서 더 떨어지는 것을 (당국이) 용인하지 않으리라고 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박유나 동부증권 연구원은 "지난주 말 G20(주요20개국)에서 미국의 루 재무장관은 일본에 추가 부양책을 요구하며 환율정책에 대해서도 시장에 맡겨야 한다고 언급했으나, 일본중앙은행 총재는 최근 엔화 약세에 큰 문제가 없다고 언급했다"며 "미국과 일본의 통화정책이 방향을 달리하며 금리 차이는 더 벌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에 달러 대비 엔화의 약세는 내년까지도 지속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엔/원 환율의 경우에는 우리나라의 통화정책도 고려해야 하고, 기술적인 지지선을 봤을 때도 930원 이하로 내려가기는 어렵다"며 "달러/엔 환율과 다르게 엔/원 환율 변동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한국은행이 발표한 '8월 말 거주자외화예금 현황'에 따르면 엔화 예금 잔액은 27억3000만달러를 기록하며 지난달보다 2억7000만달러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재환 한은 국제국 자본이동분석팀 과장은 "전체 거주자외화예금 비중에서 엔화의 규모는 작은 편이지만 달러/엔 환율과 비교했을 때 통화가치의 변화에 따라 잔액규모도 변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분석했다.
[뉴스핌 Newspim] 윤지혜 기자 (wisdo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