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ECB 통화정책 엇박자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미국과 독일의 국채 수익률 간극이 15년래 최고치까지 치솟았다.
유럽중앙은행(ECB)이 부양책을 본격화할 움직임을 보이는 데 반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인상을 저울질, 양측의 통화정책이 극명한 대조를 이룬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재닛 옐런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출처:AP/뉴시스] |
25일(현지시각) 업계에 따르면 10년물 독일 국채와 미국 국채 수익률의 스프레드가 158bp까지 벌어졌다. 이는 15년래 최고치에 해당한다.
제조업과 기업경기신뢰까지 독일 경제 지표가 악화 일로로 치닫는 데 반해 미국은 주택 지표를 중심으로 실물경기가 뚜렷한 회복 기조를 보이고 있고, 여기에 전날 실시한 5년물 국채 발행 실적이 부진하자 투자자들 사이에 금리인상에 대한 기대감이 한층 높아졌다.
연준과 ECB의 통화정책 엇박자가 점차 뚜렷해질 여지가 높은 만큼 국채시장의 향방도 갈수록 대조를 이룰 것이라고 시장 전문가는 내다보고 있다.
F&C 인베스트먼트의 마이클 드 브륀 국채 헤드는 “ECB의 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이 점차 높아지고 있고, 이 때문에 유로존 국채시장이 상승 탄력을 받으면서 수익률이 하강 기류를 타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일부 투자자들은 미국 연준의 긴축이 이르면 내년 1분기 단행될 수도 있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반면 ECB의 긴축은 가시적인 시일 안에 이뤄지기 어렵다는 것이 중론이다.
미국과 독일 국채 수익률 스프레드 상승은 외환시장에 직접적인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수익률 갭은 유로/달러 환율을 움직이는 핵심 변수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이미 유로/달러는 가파르게 하락하고 있다. 고집스럽게 1.32달러 선을 지켰던 유로/달러는 ECB의 부양책 움직임에 1.30달러를 뚫고 내려온 데 이어 이날 장중 1.270달러까지 하락, 22개월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전날 달러화에 대해 14개월래 최저치를 기록한 유로화는 브레이크 없는 하락을 연출하고 있다.
한편 투자자들은 연준의 첫 금리인상 시기에 대해 강한 경계감을 보이고 있다. 장기간 제로 수준에 머물렀던 금리가 오를 때 달러화 강세를 필두로 금융시장에 커다란 돌변을 일으킬 것이라는 관측이다.
소시에떼 제네랄은 “금융시장은 강력한 지진이 일어나기 직전 고도가 높은 지역에서 좌불안석하는 것과 마찬가지 상황”이라며 “이제 값싼 유동성에 기댄 잔치를 끝낼 때”라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