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세 반값 '좋아요' vs 저주받은 집 '싫어요'
[뉴스핌=노종빈 기자] 일본에서 거주자가 자살하거나 사고로 죽은 이른바 '저주받은' 건물의 정보를 안내해주는 사이트 오시마랜드(www.oshimaland.co.jp)가 큰 인기를 모으고 있다.
<출처> 오시마랜드 메인페이지 캡쳐 |
일본 도쿄 등지에서는 사망 사건이 발생한 이른바 '귀신들린' 주택의 경우 정상가의 반값 수준에 임대료가 형성된다. 신규 세입자들이 입주를 꺼리기 때문이다.
예컨대 도쿄 북부 지역의 한 3층 아파트의 경우 건설노동자가 몸싸움 끝에 술병에 맞아 사망한 사건이 발생했다.
이 경우 사건이 발생한 건물은 사이트에서 불꽃표시 3개로 평가되는데 불꽃표시가 많을수록 관심도가 높은 물건이 된다.
일본에서는 부동산 거래시 중개업체가 계약자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야 하지만 그 범위가 이전 거주자의 사망 정보까지 포함되는지는 명확하지 않다.
실제로 한 작가는 지난 2011년 도쿄 중심부의 요코하마의 원룸아파트를 월세 240달러(약 25만3000원)에 입주할 수 있었다.
이 아파트의 이전 거주자가 화장실에서 목을 매달아 자살하면서 월세가 시세의 50% 수준으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오시마랜드의 방문자가 폭주하면서 하루 수백만 페이지뷰를 기록하고 있다.
사이트 운영자인 오시마 테루에 따르면 광고매출만으로 사건 조사비용과 직원들의 인건비를 충당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사이트의 주요 방문객들은 관심지역에서 월세를 싸게 얻으려는 사람들과 저주받은 집을 피하려는 사람들 양극단으로 나뉜다.
하지만 건물 소유자들로서는 이 사이트에 자신의 건물이 등재될 경우 즉시 큰 폭의 자산가치 타격을 입게 돼 불만이다.
일본 정부내 도심재개발 업무를 담당하는 도시르네상스국에 따르면 월세를 50% 할인해 내놓은 주택은 75만여 개에 이르고 있다. 이 가운데는 물론 과거 거주자가 사망한 사건이 발생한 경우도 포함돼 있다.
도시르네상스국 담당자는 "시세보다 저렴하게 등록되는 주택은 신속하게 계약이 이뤄진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노종빈 기자 (unti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