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셰르에 4기 등 8기 건설 합의…미국·EU는 불만
[뉴스핌=주명호 기자] 러시아가 이란에 원자로 8개를 추가 건설하기로 합의했다. 이로 인해 양국 간 핵협력 관계도 한층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11일(현지시각) 러시아 국영 원자력기업 로스아톰의 세르게이 키리옌코 회장과 알리 아크바르 살레히 이란원자력청 청장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정부 간 협정문서에 서명했다.
앞서 양국은 걸프해 연안에 위치한 부셰르 원자력 발전소에 원자로 2기를 추가 건설하고 향후 2기를 더 추가하는 데 합의했다. 부셰르 발전소 또한 러시아의 지원을 받아 2010년 완공됐다. 이후 새로운 지역에 원자로 4기를 추가로 건설한다는 게 장기적인 계획이다.
원자로 건설 및 핵연료처리는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감시하에 이뤄지게 된다. 러시아는 이란 원전에 사용될 우라늄 연료를 제공하고 사용 후엔 이를 다시 가져가 재처리한다는 방침이다. 원전 사용 후 남은 핵연료를 이란이 핵무기 제조에 사용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러시아는 이런 점에서 이란의 핵개발 및 발전이 투명성을 가지게 될 것이며 나아가 서방과의 핵협상에도 도움을 줄 것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영국 국제전략연구소(IISS)의 사무엘 차랍 선임 연구원은 러시아의 이 같은 행보가 이란을 경제적으로 고립시킨 미국의 노력에는 반하지만, 그렇다고 핵확산 우려를 제기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가 핵연료 및 안전지침을 제공할수록 이란이 자체적으로 핵개발에 나설 근거도 줄어들게 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파이낸셜타임스(FT)는 서방국들이 러시아의 이번 협정이 이란과의 핵협상 타결을 힘들게 할 수 있다며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고 전했다. 이란은 자체 개발한 핵연료를 부셰르 발전소에 사용하길 원하는데, 원자로 건설 협상을 맺은 러시아가 여기에 동의할 경우 협상 타결이 요원해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란 핵프로그램 관련 합의를 놓고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과 독일 등 주요 6개국과 핵프로그램 관련 합의를 놓고 최종 협상을 벌이기 약 2주 전에 러시아가 이 같은 발표를 내놓은 것도 불만을 가중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뉴스핌 Newspim] 주명호 기자 (joom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