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율 회복 위해 총선 실시할 수도…엔화도 갈팡질팡
[뉴스핌=김성수 기자]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소비세 인상을 미루기 위해 내달 14일 총선을 치를 가능성이 크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2일(현지시각)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앞서 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이 일본 정부의 총선 조기 실시 가능성을 일축했으나, 정작 자민당 내부에서는 반대되는 얘기가 흘러나오는 상황이다.
블룸버그는 아베 총리가 총선을 서두르는 목적에 대해 "소비세 추가 인상을 미룸으로써 추락하는 지지율을 다소나마 회복하려는 것"이라고 전문가들을 인용해 분석했다.
최근의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아베 신조 내각에 대한 지지율은 출범 후 최저 수준이다. 이는 아베노믹스 시행 후에도 일본 국민들의 생활수준이 거의 나아지지 않은 것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달 초 일본 공영방송 NHK가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아베 내각에 대한 지지율은 44%로, 아베 내각이 출범한 지난 2012년 12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아사히신문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아베 내각 지지율은 42%로 집계되며 출범 이래 최저치로 곤두박질쳤다.
'아베노믹스가 실시된 후 생활수준이 어떻게 달라졌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좋아졌다'는 응답이 4%밖에 되지 않았다. 반면 '나빠졌다'는 응답은 28%, '변하지 않았다'는 66%를 차지했다.
아베 내각의 경제정책이 생활수준 향상에 거의 도움이 되지 않았다는 의견이 주를 이룬 것이다.
코이치 나카노 소피아대학교 정치학 교수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아베 내각이 총선을 조기 실시하려는 것은 급락하는 지지율을 다시 회복하려는 의도를 담고 있다"고 말했다.
정치 컨설팅업체 테네오 인텔리전스의 토비아스 해리스는 "지지율 하락의 원인은 무엇보다 소비세 인상이 임박해 있기 때문"이라며 "법인세 인하 시행을 위한 당내 조세위원회가 교착 상태에 빠진 것과도 연관이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일본 언론은 아베 내각이 지금 당장 총선을 조기 실시하지 않는다면, 앞으로 2년을 기다려야 할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소비세 인상을 연기한다 해서 아베의 지지율이 반등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렸다.
나카노 교수는 "(총선 결과) 아베 정권 의석 수가 더 줄어들면서 아베 총리가 물러나야 하는 상황에 놓일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해리스는 "아베 총리에 대한 지지율이 반등하면서 자민당이 야당과의 협력을 강화할 수도 있다"며 "다만 유권자들이 아베 총리를 지지하는 것을 꺼릴 만한 요소가 많아 불확실하다"고 덧붙였다.
이날 글로벌 외환시장에서 달러/엔은 요시히데 관방장관의 발언 이후 급락(엔화 가치 상승)했다가, 다시 낙폭을 축소(엔화 가치 하락)하는 등 엇갈린 흐름을 보이고 있다.
오후 3시 38분 기준 달러/엔은 뉴욕장 대비 0.38% 하락한 115.33엔, 유로/엔은 0.31% 내린 143.96엔에 거래되고 있다. 같은 시각 달러 인덱스는 0.13% 하락한 87.48을 나타내고 있다.
12일 기준 달러/엔 환율 변동 추이 [출처: www.xe.com] |
[뉴스핌 Newspim] 김성수 기자 (sungs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