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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현 전 금감원장, '비주류' 모피아의 열정이 낳은 功過

기사입력 : 2014년11월19일 09:29

최종수정 : 2014년11월19일 17:12

역대 어느 원장보다 '일'에 열정...양날의 칼 평가

[뉴스핌=노희준 기자] 금융당국 및 금융권은 18일 전격 사의를 표명하고 물러난 최수현 전 금융감독원장에 대해 엇갈린 평가를 내렸다. 

역대 어느 금감원장보다 열심히 일을 했다는 데는 이견이 없었다. 반면 그 열정과 노력이 외려 마찰과 갈등의 역효과를 불렀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는 '모피아(재무부+마피아)'지만 비주류로 평가되는 그의 한계를 '일'로써 극복하려 했던 과정의 산물이란 해석이 뒤따른다.

 이임하는  최수현 금융감독원장 <사진=이형석 기자>
19일 금융당국 및 금융권에 따르면, 최 전 원장이 보여준 일에 대한 열정과 성실함에 대해서는 다른 의견이 없다. 

"사심 없이 국가와 금융산업 발전을 위해 열심히 일했다", "엄청나게 열심히 하신 분"이라는 평가는 모든 이들이 공통적으로 내놓았다. 실제 최 전 원장은 대형 금융사고가 연이어 터진 이유도 있지만, 휴일인 주말에도 거의 매주 출근하면서 업무를 챙긴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불법과 금융사고에 대해 예외없이 엄한 잣대를 적용, 금융당국 역할의 엄정함을 보여줬고, 소비자보호 강화의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감독과 검사, 제재의 엄정함을 보여주려고 노력을 많이 하셨다"며 "그것 자체는 높이 평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금융당국 또 다른 고위 관계자는 "민원발생 평가 등을 두고 말이 나오기도 했지만, 전반적으로 감독정책의 기조를 소비자 쪽으로 돌려놓으면서 소비자보호의 기틀을 마련한 것도 큰 공"이라고 말했다.

반면 일에 대한 '과도한' 열정이 외려 과(過)의 원인이라는 지적도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최 전 원장의) 잘하고자 하는 노력이 그 만큼 조직(원)을 힘들게 하고 그 때문에 일이 더 커지는 문제도 없지 않았다"고 말했다. 공직에 대한 소명의식과 일에 대한 헌신을 과도하게 앞세운 나머지 직원들의 피로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관심과 배려가 부족했다는 것은 내부 직원의 일반적인 평가다.

'강경 일변도'의 일하는 방식이 금융위원회와 마찰을 가져왔다는 평가도 있다. 앞의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도 "제재의 엄정함을 보여주려다 보니 KB건에서 결과적으로 무리수를 두게 됐다"고 말했다. KB사태는 한 제재심의위원회에서 200여명의 금융권 무더기 징계로 함께 묶이면서 절차적 측면에서 논란을 낳았다. 또다른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도 "KB건에서 갈등 조정을 원만히 하지 못한 것은 과"라고 말했다. 이론의 여지는 있지만, KB사태에 금감원이 검사와 제재 위주의 개입에 나서기 전에 임영록 전 KB지주회장과 이건호 전 국민은행장에 대해 조정을 먼저 했어야 한다는 시각이다.

일각에서는 이런 이중적인 평가를 받을 정도인 최 전 원장의 일에 대한 열정을 모피아면서도 관료 사회에서 '비주류'로 평가되는 그의 위치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부득이 체화된 것이라고 봤다. 또 다른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최 전 원장이)이른바 로열패밀리는 아니기 때문에 본인이 일로서 최선을 다해 그런 한계를 극복하려고 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 전 원장은 충남 예산 출신으로 서울대 생물교육과를 나왔다. 서울대 법대와 상대가 주류를 잡고 있는 경제관료 사회에서는 비주류로 통한다.

특히, 이런 관료 사회에서의 좌표 속에 지난해 하반기 동양사태, 올해 초 카드 고객정보 유출, 올 여름 KB사태 등 대형 금융사고를 거치면서 임기 내내 거취 문제에 시달렸던 것이 매 사안마다 강공 일변도나 외부 평가에 민감한 행태가 연출되는 결과로 이어졌다는 시각도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최 전 원장은 모피아 출신이지만, 임기 내내 모피아 이름으로 분류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다만, 시기적으로 최 전 원장이 이전 감독원장들에 비해 운이 없었다는 시각도 있다. 전반적으로 금융권 수익성이 나빠진 상황에서 금융기관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금융사고 위험이 높아졌고, 실제 유례가 없는 대형 사고가 터지면서 굉장히 어려운 시기를 보냈다는 것이다. 사전 예방에 실패하고 '뒷북 대응'에 나섰다는 평가도 있지만, 검사라인이 부각될 수밖에 없을 정도로 금융환경 자체가 험난한 시기였다는 것이다.

시중은행 한 은행장은 "금융기관이 수익성이 떨어질 때 원장을 맡으면서 힘든 시기에 각종 금융사고로 고생을 많이 하셨다"며 "아무리 제도가 완벽해도 금융사고는 나기 마련인데, 과도한 실적 경쟁하에서 내부통제가 소홀해지면서 금융사고가 터지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지주 한 회장은 "직면한 금융사고도 유례가 없고 매뉴얼도 없는 사고였다. 굉장히 고생을 많이 하면서 나름대로 잘 헤쳐나갔다"며 "시장에 혼란스러운 측면이 있고 국민 눈높이에서 큰 사고로 비쳤기 때문에 금융당국의 수장으로 총체적 책임을 진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노희준 기자 (gurazip@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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