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종별 표정 시시각각 달라져
[뉴스핌=이영기 기자] 국제유가 하락이 계속되면서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업종별 표정도 시시각각 달라지고 있다. 전력-가스나 항공운송업은 활짝 웃는 얼굴인 반면 조선이나 해외비중이 큰 건설 그리고 고정비 부담이 큰 정유-화학 업종은 갈수록 우는 형국이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6월 배럴당 100달러선을 웃돌던 국제유가(WTI 기준)가 불과 6개월만에 40% 이상 급락하고 있어 유가하락이 주식시장의 부담요인으로 크게 부각되고 있다.
최근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이 2015년 유가 전망치를 대폭 하향 조정한 데서 보이듯, 국제유가의 하락은 당분간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증시 전문가들은 유가하락이 공급 측면의 문제라면 굳이 걱정할 필요는 없고 수요 부분에 있어서의 고민도 과도하다는 의견도 내놓고 있지만, 당장 유가 급락 양상 하에서는 업종별로 차별 대응할 필요성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박성훈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국제유가 하락은 주식시장 전반보다는 업종별 선호도에 영향을 주는 이슈로 보고 대응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라고 말했다.
우선 비용감소가 기대되는 전력-가스 등 유틸리티와 항공-운수 업종은 실적개선이 예상된다. 한국전력이나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등이 수혜주로 꼽힌다.
윤희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발전연료비에서 LNG가 50% 수준인데 저유가로 LNG 가격이 떨어지는 것이 한전에 큰 호재"라고 말했다.
해외 항공사들은 이미 업황과 함께 주가가 상승하고 있는데, 이는 수요측면보다는 공급측면에서 유가가 하락하고 있기 때문에 그 혜택이 분명하게 드러나는 경우다.
주익찬 아이엠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의 유가 하락은 수요 감소보다는 공급 증가 요인이 더 커, 과거 유가 하락 시 운송사들의 주가 하락과는 다르다"고 설명했다.
반면 정유나 화학, 건설, 조선, 기계 등 고정비 부담이 크거나 석유사업과 직결된 업종들은 유가하락의 혜택에서 비켜서 있고 오히려 유가하락이 실적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된다.
최광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 "저유가로 조선이나 건설 등의 전방시장이 좋지 않다"며 "조선업의 해양플랜트 수주나 건설업의 주요시장 사업 집행 위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장치산업에게 유가하락은 매출액 감소로 직결되는 만큼 고정비 부담이 높아지게 되고, 원재료 가격의 하락이 제품가격으로 반영되는 것은 일정수준의 시차를 두고 진행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물론 국제유가가 하락세를 멈추고 안정되면 이들 업종의 가격메리트가 재부각될 개연성도 크다.
손지우 SK증권 연구원은 "유가하락 진행 구간에서는 정유/화학의 실적개선 여력은 제한적"이라면도 "단 유가하락세가 마무리 되고 저유가가 안정적으로 지속되는 상황에서는 화학의 반등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이날 코스피지수는 장중 1920선 초반까지 밀리면서 나흘 연속 약세를 보이는 가운데 LG화학과 한화케미칼 등 화학주도 약세를 면치 못하는 모습이다.
반면 대한항공은 오전 11시 넘어 전날 종가보다 300원, 0.61% 오른 4만91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장중 5만700원까지 오르면서 지난 2013년 3월 중순 이후 처음 5만원선을 돌파하기도 했다.
[뉴스핌 Newspim] 이영기 기자 (00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