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등 각국 중앙은행, 대재앙 초래할 수도"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금리 정상화에 지금처럼 더디게 움직일 경우지난 2008년 금융위기와 비슷한 재앙을 초래할 수도 있다고 스티븐 로치 예일대학교 교수가 경고했다.
스티븐 로치 예일대 교수 [출처:위키피디아] |
그는 지난 6월에도 눈덩이처럼 불어난 연준의 대차대조표는 물론 장기화되고 있는 연준의 파격적인 통화 완화정책이 금융시스템 전반에 불안정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하지만 이달 열린 통화정책회의에서 연준이 '상당 기간'이란 문구 대신 금리 인상에 인내심을 발휘하겠다는 표현을 통해 장기간 저금리 유지 의지를 시사하고, 뒤이은 기자회견에서 재닛 옐런 의장이 앞으로 최소 두어 차례 정도는 금리 인상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못을 박자 또 다시 비판의 목소리를 높인 것이다.
로치 교수는 현재 연준의 정책 방향이 2004년부터 2006년까지 이어진 연준 정책과 소름이 돋을 정도로 닮아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2000년대 초 주식버블 붕괴 이후 연준은 금리를 45년래 최저 수준인 1%로 낮췄는데 이후 금리 정상화는 상당히 더디게 진행됐다.
연준은 2004년 6월 금리를 올리기 시작해 24개월에 걸쳐 25bp씩 17번의 인상을 통해 겨우 금리를 5.25%까지 끌어올렸다. 하지만 느린 금리 정상화로 주택 및 신용시장 버블이 급속히 커졌으며 가계소비 과잉과 개인저축 급감, 기록적인 경상적자 등 곳곳에서 불균형이 초래됐다.
그는 현재 연준의 대차대조표는 더 크게 불어난 상태로 이를 줄이겠다는 의지조차 보이지 않고 있으며, 일본은행(BOJ)과 유럽중앙은행(ECB)까지 완화 바톤을 이어받은 상태여서 이번엔 더 큰 버블이 형성될 수 있음을 지적했다.
로치 교수는 당장은 금융시장이 반대할 수도 있겠지만 연준을 포함한 각국 중앙은행들은 또 다른 재앙을 초래할지 모르는 비정상적인 통화정책을 가능한 빨리 정상화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기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