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신규 사업+모바일 게임' 두 마리 토끼 다 잡는다
[뉴스핌=이수호 기자] 엔씨소프트, 넥슨과 함께 게임업계 3강으로 불리던 NHN엔터테인먼트가 각종 IT 사업으로 보폭을 확대하며 내년 실적 개선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웹보드 규제로 오랫동안 침체됐던 게임 사업 역시 이달 출시한 모바일 게임 3종이 잇따라 흥행에 성공하면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갖췄다는 평가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NHN엔터는 데이터센터 최적화 전문기업 파이오링크의 경영권을 206억원에 인수하고 기업용 IT 솔루션 시장 진출을 본격화한다.
경영권 인수 이후, NHN엔터의 첫 기업용 솔루션 출시작인 토스트 클라우드는 IT B2B 시장에서 수요가 늘고 있는 플랫폼 사업의 하나로 자체 데이터 센터를 구축해 프로그램 유저들을 손 쉽게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사진설명: NHN엔터테인먼트 토스트 클라우드 기자간담회> |
NHN엔터는 이번 클라우드 사업을 통해 기존의 게임 사업 비중을 줄이는 동시에, 구글과 MS 등 글로벌 업체들과 경쟁해 종합 IT 기업의 한 축을 차지하겠다는 각오다.
실제 NHN엔터는 클라우드 사업 이외에도 IT 관련 사업에 적지 않은 돈을 쏟아 붓고 있다. 지난 3월에는 중국 온라인 쇼핑몰에 150억원, 미국 온라인 패션사업에 266억원을 투자하며 수익 악화 속에서도 꾸준히 대규모 투자를 진행해왔다.
지난 5월에는 온라인 취업 포털 인크루트, 6월에는 온라인 예매 사이트 티켓링크 지분 100%, 9월에는 국내 주요 전자결제사업체인 한국사이버결제의 지분을 30% 이상 획득하며 게임 비중 낮추기에 전력을 다하는 상황이다.
이들 신규 사업군의 공통점은 모두 연결 중심의 온라인 관련 사업이라는 점이다. 분사 이전, 네이버와 함께 하던 시절의 노하우를 발휘할 수 있다는 점에서 NHN엔터의 신규 먹거리로 제격인 셈이다.
이달 들어 이해진 네이버 의장과 이준호 회장의 지분 관계가 정리되고 네이버로부터 완전한 독립을 이룬 만큼, 단순한 게임사가 아닌 종합 IT 기업으로 네이버와 대등한 관계에 서겠다는 의지다.
올해 부진했던 게임 사업 부문도 '피쉬아일랜드', '우파루마운틴', '포코팡' 등을 포함한 40여종의 게임을 꾸준히 서비스하며 퍼블리싱(유통)과 자체개발에서 모두 경쟁력을 확보했다는 평가다. 이 같은 모바일 투자 강화는 규제에 발목 잡힌 웹보드 비중을 최소화하겠다는 이준호 회장의 의지로 풀이된다.
특히 모바일 3D 액션 역할수행게임(RPG) '더소울'이 이달 들어 구글 플레이 전체 무료 인기 앱 순위 1위를 차지하며 모바일 게임의 전반적인 상승세를 주도하고 있다.
레이싱 게임 '드리프트걸즈', 카드콜렉션(TCG) 기반의 걸그룹 육성게임 '아이돌드림:걸즈'도 각각 3위와 4위에 올라 NHN엔터테인먼트가 서비스 중인 게임들이 5위권에 대거 포진한 것도 내년 실적 개선을 기대케하는 요인이다.
올해 웹보드 규제 한파로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이 88억원에 그치며 전년 동기 대비 65% 이상 감소했지만 내년부터 모바일 게임 비중이 상승하면서 올해 같은 악조건은 피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웹젠, 데브시스터즈, 한국사이버결제 등의 자회사 가치가 급등하고 있는 것도 NHN엔터의 장기적인 성장에 버팀목이 될 가능성이 높다.
웹젠의 경우 중국 PC웹게임 대천사지검이 글로벌 시장에서 흥행을 이어가고 있고, 데브시스터즈는 텐센트 위챗을 통해 시가총액 5000억원대로 급성장했다. 한국사이버결제 역시 전자결제시장이 확대되면서 향후 수혜를 입을 가능성이 커졌다.
최찬석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경쟁사인 게임빌의 본사 영업이익이 저조했음에도 불구하고 컴투스의 지분 가치가 3배 이상 상승한 패턴을 NHN엔터 역시 재현할 가능성이 높다"며 "게임위원회의 웹보드 게임 등급 취소 등의 극단적인 결과는 나오지 않을 것으로 보이며 내년 성장을 위한 재료 준비는 끝난 상황"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수호 기자 (lsh5998688@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