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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 신년사

기사입력 : 2014년12월31일 16:36

최종수정 : 2014년12월31일 16:36

[뉴스핌=한기진 기자] 사랑하는 하나금융그룹 가족 여러분. 을미(乙未)년 희망찬 새해가 밝았습니다. 올 한 해도 하나가족 모두에게 항상 건강과 행복이 가득하시길 기원합니다.

<회고와 전망>

2014년 하나금융그룹은 임직원이 함께 만든 우리의 비전 ‘신뢰받고 앞서가는 글로벌 금융그룹’을 선포하고, 모든 하나가족이 이를 공유하기 위해 많은 활동을 하였습니다. 또한, 그에 걸맞는 개인의 비전도 마련하였습니다. 

급변하는 금융환경에 대응하고 고객에게 더욱 큰 행복을 드리기 위해 그룹의 힘을 모았습니다. 3월 10일 출범한 인도네시아 통합법인은 이미 기대 이상의 시너지를 거두고 있고, 12월 1일에는 카드사의 통합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져 힘찬 발걸음을 시작하였습니다. 12월 22일 중국법인도 통합을 완료하였고, 그룹의 핵심인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이 곧 통합을 마무리 지을 예정입니다. 

지난해 우리는 한국을 대표하는 금융그룹으로서 입지를 구축하고, 비전 달성을 위한 성공적인 첫걸음을 내딛었습니다. 국내 그리고 해외에서 적극적으로 수고해주신 하나가족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2015년 우리를 둘러싼 국내외 경제환경은 여전히 좋지 않습니다. 미국의 출구전략, 엔저 심화, 중국경기의 경착륙 가능성 등 글로벌 경제의 리스크 요인들이 여전합니다. 국내 경제 또한 성장률이 3%대에 머물러 장기적 저성장 기조가 계속될 것 입니다. 올해는 이 어려운 패러다임 안에서 새로운 도전을 시작해야 합니다.  

<2015년의 과제>

먼저 2015년 우리가 뜻을 모아 추진해야 할 몇 가지 과제에 대해 말씀 드리고자 합니다.  

첫째, 통합을 기반으로 하나금융그룹의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도록 해야합니다. 

‘통합’은 그룹의 시너지를 최대화하기 위한 하나의 과정에 불과합니다. 더 중요한 과제는 협업(collaboration)과 융합(convergence)을 통해 진정한 역량을 키우는 것입니다. 고객의 요구는 과거처럼 단순하지 않습니다. 업종의 경계를 넘어선 서비스, 나아가 타 업종과 융합하는 상품이 나와야 비로소 고객의 마음을 열 수 있습니다.  

둘째, 고객 기반을 확대하고 채널의 생산성을 늘려야 합니다. 

우리의 비전에도 ‘고객의 신뢰’가 가장 먼저 나오는 것처럼 모든 업(業)의 근본은 바로 고객(Client)입니다. 특히, 고객 기반은 ‘하나금융그룹의 생명’이라 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우리가 계속 노력해왔지만, 다른 금융그룹에 비해 여전히 부족한 부분이기도 합니다. 

올해는 특히 더 많은 고객이 하나금융그룹과 거래할 수 있도록 그룹의 총력을 모아야 하겠습니다. ‘계좌이동제’ 등 제도의 변화도 미리 미리 준비합시다. 스마트금융 등 고객과 만나는 채널을 다양화하고, 각각의 채널을 혁신하고 연계를 강화하는 등 효율성을 높이도록 합시다.  

셋째, 그룹의 비전을 달성하기 위한 성장 동력을 강화해야 합니다.  

국내에서 최고가 되고, 명실상부한 글로벌 금융그룹을 만들기 위한 구체적인 노력을 계속하여야 합니다. 그룹 내 비은행 업종도 자체 경쟁력을 강화해야 합니다. 전 그룹사가 각자 최고의 위치에 오르겠다는 각오를 다집시다. 해외 네트워크도 확대하고 현지에서 성공모델을 만들 수 있는 글로벌 역량을 갖추어야 합니다. 핀테크(Fintech) 등 신기술을 활용한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하고 신규 수익원을 발굴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할 것입니다.  

넷째, 그룹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도록 합시다.  

지난 해 통합의 과정을 거치면서 국내외 여러 채널에서 변화가 있었습니다. 회사들이 더욱 커진 만큼 우리의 브랜드 가치를 높여야 하겠습니다. “One Company”로서 고객의 행복 가치를 높이는 하나금융그룹의 모습을 보여주어야 합니다. 국내와 해외의 통합 회사들은 고객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한 세심한 업무 처리를 부탁드립니다. 이러한 우리의 노력들이 바로 하나금융그룹의 이미지가 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사회적 책임에도 더욱 충실해야 합니다. 

금융소비자의 권익을 보호하는 노력과 창조금융, 서민금융의 지원에도 적극적으로 나서야 합니다. 하나금융그룹은 건강한 기업시민으로서 본연의 업에 충실하고 이를 통해 우리 사회와 함께 발전하기 위해 계속 노력할 것입니다. ‘행복한 금융’을 통해 고객, 사회 모두가 행복해 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변화를 만드는 혁신>

친애하는 하나가족 여러분, 

이러한 과제를 실천하고 그룹의 더 큰 도약을 위해 꼭 필요한 것은 ‘혁신’입니다. 혁신이라는 단어는 가죽 혁(革)과 새로울 신(新)이라는 글자로 되어 있습니다. 갓 벗겨낸 가죽 피(皮)가 수십 번의 무두질을 거쳐 새로운 형태의 혁(革)으로 변화하는 것입니다. 혁신을 통해 가치가 부여되기 전 모든 식물은 잡초였고, 모든 광석은 돌덩어리에 불과했습니다. 한 세기 전만해도 원유는 현재와 같은 자원이 아니었습니다. 인류를 질병에서 구한 페니실린은 플레밍의 노력 전에는 그냥 곰팡이였습니다. 

 하나금융그룹도 새로운 가치와 변화를 창출해내는 혁신이 절실합니다. 기존 방식에 머물러 있으면 급변하는 환경에 적응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비전을 달성하기도 어려울 것입니다. 고객중심의 사고, 열정, 열린마음 등 핵심가치는 지키되 우리 자신을 적극적으로 혁신해나가야 합니다. 

<하나금융그룹의 혁신! 이렇게 합시다.>

작년 말 한 제과회사의 감자칩이 큰 화제가 되었습니다. 30년만의 ‘대박’이었다고도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마트, 편의점을 전전해도 사지 못 할 정도로 수요가 많았습니다. 감자칩은 ‘짭짤하다’라는 통념에서 ‘단맛과 고소함’도 통할 것이라는 ‘작은 아이디어’가 만든 제품이었습니다. 변화와 혁신은 거창한 전략이나 높은 수준의 지식이 아니라는 것을 잘 보여준 사례입니다. 중요한 점은 이런 ‘사소한 변화’가 갑자기 나온 것이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빅데이터 등을 동원하여 2-3년에 걸쳐 고객의 입맛과 니즈(needs)에 대해 연구하였다고 합니다.

고객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일까, 무엇을 개선해야 우리가 필요한 변화를 만들 수 있을까. 혁신의 시작은 그런 질문을 던지고 고민하는 데서 시작합니다. 수십 번의 무두질을 거쳐야 최고의 가죽이 되는 것처럼 질문과 고민이 계속되고 실행되는 과정, 그리고 그것이 가능한 기업문화를 통하여 바로 “혁신”이 이루어 집니다.  

우공이산(愚公移山)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어리석은 노인이 산을 옮기려 한다는 뜻이 아닙니다. 두려움없이 일을 시작하고 중도에 포기하지 않는 사람이 그야말로 ‘산’을 옮길 수 있다는 것입니다. 산을 움직이려는 사람은 작은 돌을 들어서 옮기는 것부터 ‘실행’해야 합니다. 혁신은 ‘실행’에서 시작합니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즉시’ 라는 것을 다시 한번 강조합니다. 많은 성공한 기업가, 백만장자들의 공통점이 ‘즉시 한다’는 것입니다. 미루지 않고 실행하는 습관이 성공을 만들어 냅니다. 실행하기 좋은 날은 바로 ‘오늘’, 시작하기 좋은 시간은 바로 ‘지금’입니다. 후배들에게 물려줄 자랑스러운 회사를 위해서 우리가 미래를 만들어야 합니다. 미래가 우리를 기다려주지는 않습니다.

지난 해 한국프로야구의 큰 이슈는 ‘넥센 히어로즈’의 성공이었습니다. 재정이 열악했던 탓에 만년 최하위를 벗어나지 못했던 팀이었지만,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최고의 성적을 거두었습니다. 비록 아쉽게 우승은 놓쳤지만, ‘2014년 한국 프로야구의 주인공’이라는 찬사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그런 기적을 만들었던 중요한 요인은 바로 “팀플레이 정신”이었습니다. 자타가 공인하는 최고의 홈런타자도 팀 승리를 위해 기꺼이 번트를 대고, 최고의 마무리 투수 또한 팀 승리를 위해 세이브를 양보했습니다. 

협업은 어느 한 쪽의 희생이 아닙니다. 우리 모두의 승리입니다. 하나금융그룹도 은행, 증권, 카드, 보험, 소비자금융, 글로벌 등 모든 면에서 힘을 합쳐야 합니다. 고객의 행복가치를 높이자는 하나의 목표를 위해 다 함께 노력하는 것이 모두가 win-win하는 길입니다. “One Company”의 마음가짐으로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하는 넓은 시야를 가져주시기 바랍니다. 협업이야 말로 하나금융그룹의 혁신을 만들어 내는 키워드입니다.

 <백척간두진일보(百尺竿頭進一步)의 2015년>

존경하는 하나가족 여러분!

하나금융그룹은 이미 ‘혁신’을 통해 국내 금융산업을 선도해온 경험이 있습니다. 국내 최초로 신용카드업을 시작한 「외환」의 전통이 있습니다. ‘PB’, ‘RM’ 제도를 시행한 「하나」의 자부심이 있습니다. 협업으로 고객 가치를 높이는 ‘복합금융점포’도 선제적으로 운영했고, 모바일금융 등 금융의 디지털혁신도 누구보다 먼저 시작했습니다. 

지금은 다가올 ‘위기’에 대비하기 위해 다시 한번 하나금융그룹의 혁신을 만들어야 할 때입니다. 과거에 성공한 방식이라도 변화가 필요하다면 다시 바꾸어야 합니다. 높이 올라가더라도, 또 다시 한발 나아가겠다는 백척간두진일보(百尺竿頭進一步)의 마음으로 2015년을 시작해야 할 것입니다.  

무엇보다 한 명 한 명의 실천과 실행이 중요합니다. 조그만 한 가지라도, 한 달에 한번씩이라도 아이디어를 생각하고 개선점을 찾아봅시다. 그리고 즉시 실행합시다. 그런 고민과 실행이 바로 하나금융그룹의 혁신입니다. 

 2015년은 하나가족의 혁신을 통해 ‘하나금융그룹의 기적을 시작한 해’로 기록될 것입니다. 모두의 힘을 모아 함께 해봅시다. 

 여러분, 사랑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뉴스핌 Newspim] 한기진 기자 (hkj7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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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2일 오후 서울 용산구 그랜드 하얏트 서울에서 열린 고려아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4.10.02 mironj19@newspim.com ◆ 외국 국적의 적대적 M&A…한국서는 거부감 강해 MBK가 적대적 M&A를 시도한 이유는 결국 돈을 벌기 위해서다. 이 과정에서 여론형성을 위해 기존 경영진의 부도덕성 등을 부각하지만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 그런데 횡령 수준의 범죄가 아니면 한국에서 경영진의 경영능력은 큰 문제가 안 된다. 또 경영능력에 대한 평가는 관점과 목적에 따라 주관적일 수밖에 없다. 물론 금융선진국인 미국에서는 사모펀드가 돈을 벌기 위해 적대적 M&A를 시도하는 건 일상적이고 자연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이곳은 한국이다. 한국의 유교문화는 개인주의가 강한 다른 나라 사람들을 종종 당황스럽게 한다. 한국만의 이해할 수 없는 애국주의는 적대적 M&A 공격자들에게는 상당한 장벽이다. 일례로 21년 전인 2003년에 적대적 M&A 세력인 소버린이 SK를 공격한 적이 있었다. 이 당시 SK의 최대지분율은 14% 내외로 공격자인 소버린 지분율 14.99% 보다도 낮았다. 하지만 2004년과 2005년 2번의 정기주주총회에서 소버린은 SK 경영권을 확보하기 위해 의결권 대결을 했으나 경영권 장악에 실패했다. 놀랍게도 소버린은 단 1명의 이사도 이사회에 진출시키지 못했다. SK가 완승한 이유는 소액주주들이 애국심 때문에 SK에 표를 밀어준 영향이 컸다. 또 SK는 경영권 방어를 위해 백기사, 우호세력에 자사주 매각, 우호지분 확보, 소액주주 의결권 등 가능한 모든 수단을 총동원해 힘겹게 경영권을 지켰다. 그 때보다 세월이 많이 지나긴 했지만 이런 한국의 특수한 애국주의는 여전히 유효하다. 특히 고려아연 주식 유통물량 중 상당수는 한국 기관투자자들이 보유하고 있다. 기관투자자 입장에서 적대적M&A에 협력했다는 꼬리표를 다는 건 한국 특유의 정서상 앞으로의 금융 비즈니스에 유리하지 않다. 이 점은 고려아연 경영진에게 유리한 정황이다. 반면 MBK파트너스가 고려아연을 궁극적으로 중국에 매각할 수도 있다는 관측은 한국 언론과 여론에 불리한 정황이다. 산업통상자원부가 10월 4일인 오늘 산업기술보호전문위원회를 개최해 고려아연이 자사 보유 기술에 대해 신청한 국가첨단전략기술과 국가핵심기술 판정 신청 등의 안건 심의에 나서는 것도 MBK파트너스에는 부담이다. 해당 기술이 국가핵심기술이라고 판정될 경우에도 MBK파트너스의 M&A와 관련된 행정적 영향력은 낮다. 하지만 만약 MBK파트너스가 고려아연 인수에 성공한 이후에는 해외 매각 진행 시 한국 정부가 이를 법적으로 따져 볼 권리가 생겨 일종의 제약사항이 발생한다. 이는 MBK파트너스의 출구전략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MBK파트너스도 4일 오후에 공개매수가격을 고려아연과 동일하게 83만원으로 상향하고 최소매수수량을 삭제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공개매수 기간도 10일 늘어난 10월 14일로 변경됐다. 83만원 이상으로 공개매수하면 손해를 볼 가능성도 충분하다. 반드시 이익을 내야 하는 사모펀드의 속성상 어려움이 있다. 또 최소 매수주식수 144만주로 정한 공시를 삭제해 단 1주가 신청되더라도 매수하는 방침을 세운 것도 MBK파트너스에는 부담이다. 원래 최소 매수주식수를 정한 이유 자체가 MBK파트너스가 경영권 확보에 실패할 경우 아예 전체 주식 매수를 포기해 손실을 최소화하려는 보험 전략이다. 그런데 최소 매수주식수 조항을 삭제해 버리면 경영권을 가져오지 못하더라도 프리미엄을 지급하는 꼴이다. 따라서 MBK파트너스는 경영권 확보에 실패할 경우 상당한 손실을 볼 수도 있는 '배수의 진'을 친 셈이다.  ◆ 고려아연 투자자 행복한 나날들…세금은 주의해야 치열한 경영권 다툼으로 촉각이 곤두선 고려아연 경영진과 MBK파트너스 경영진과 달리 고려아연 투자자들은 지금 행복한 비명이다. 경영권 분쟁 전 50만원 수준에 머물렀던 고려아연 주가는 현재 MBK의 공개매수가격인 75만원을 돌파했다. 또 거래량도 활발한 상태다.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고려아연 경영진과 MBK파트너스와의 경영권 분쟁이 감사할 따름이다. 하지만 투자자들도 주의할 사항이 있다. 일단 고려아연 유통주식의 상당 부분을 소유 중인 기관투자자 입장에서는 고민이 많다. MBK의 공개매수 요청은 안정적이다. 또 공개 매수 가격도 83만원으로 인상돼 고려아연과 동일한 조건이다. 하지만 기관투자자들이 MBK의 요청에 응할지는 확신하기 어렵다. 일단 기관투자자는 어느쪽 공개매수에 응할지 행복한 고민이다. 그런데 가격 외에도 눈에 보이지 않는 변수가 있다. 기관투자자 입장에서는 향후 비즈니스와 관련된 고려아연과의 관계 유지 등이 걸림돌이다. 반면 고려아연 자사주 매입에 2차 가처분이 신청돼 있는 건 미래의 불확실성을 높이는 부정적인 요인이다. 반면 대부분의 개인투자자는 고려아연과 직접적인 관계가 없다. 따라서 어디가 더 높은 공개매수가격을 제시하느냐가 의사결정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구조다. 그런데 주의할 사항이 있다. 바로 세금이다. 증권거래소에 상장된 주식과 달리 장외매매 주식이나 공개매수 주식은 별도의 거래세와 양도세를 낸다. 그런데 자사주 공개매수에 응하는 경우에는 상황에 따라 세율이 크게 높아질 수 있다. 따라서 경우에 따라 앞으로 남고 뒤로 밑지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먼저 한국 거래소에 상장된 주식의 거래세는 0.18%로 낮다. 반면 장외매매나 공개매수를 통해 거래되는 주식의 거래세는 0.35%로 높은 편이다. 그보다 더 충격적인 건 양도차익에 대한 과세다. 한국거래소에 상장된 주식은 대주주를 제외하고는 아직까지 비과세다. 반면 장외거래나 공개매수를 통해 발생하는 주식양도차익에 대한 세금은 상당히 높다. 개인투자자가 장외매수나 공개매수를 통해 거래되는 주식은 양도차익이 3억 이하인 경우 22%, 양도차익이 3억 초과인 경우 27.5%의 양도세가 부과된다. 이것도 적지 않은 세금인 데 고려아연 방식의 자사주 공개매수의 경우 세금이 훨씬 더 높다. 이 경우 양도차익이 250만원 이하인 경우는 비과세다. 문제는 고려아연의 자사주 매입 방식의 세율은 차익이 클수록 기하급수적으로 세금이 높아진다는 사실이다. 참세무법인의 최왕규 세무사는 "이번 고려아연 자사주 매수는 소각 시 의제배당에 해당 돼 연 2000만원이 넘는 수익은 금융소득종합과세로 분류돼 고율의 누진세율이 적용될 가능성이 있으므로 주의가 요구된다"는 의견이다. 이런 경우 양도차익 1400만원 이하는 6.6%(지방세 포함, 이하 동일), 5000만원까지는 16.5%, 8800만원까지는 26.4%, 1억5000만원까지는 38.5%, 3억원까지는 41.8%, 5억원까지는 44%, 5억원 초과 시 46.2%, 10억원 초과 시 최대 49.5%라는 고율의 종합소득세 세율이 적용된다. 반면 기관투자자의 양도차익 세율은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고려아연 주주 중 상당 지분을 갖고 있는 기관투자자의 경우 과세표준이 2억원 이하는 세율이 고작 9.9%(지방세 포함)에 불과하다. 200억원 이하까지는 20.9%에 불과하니 개인투자자와 달리 세율에 대한 부담이 현저히 작은 편이다. 결론적으로 개인투자자는 공개매수에 응할 경우 높은 세율에 대한 주의가 필요하다. 반면 기관투자자의 경우 금액과 상관없이 세율이 낮은 편이므로 그 외 미래 영업의 유∙불리 등을 더 중요하게 따져보는 분위기다. ◆ '이벤트 드리븐' 차익거래는 늘 리스크 상존 방어자인 고려아연 경영진과 공격자인 '영풍∙MBK파트너스' 간의 경영권 분쟁으로 시장이 후끈 달아오른 상태다. 이런 예기치 못한 이벤트를 추종해 높은 수익을 추구하는 전략을 '이벤트 드리븐' 전략이라 한다. 그런데 '이벤트 드리븐 전략'의 단점은 향후 시장 예측이 상당히 까다롭다는 점이다. 경우의 수를 따져보면 방어자인 고려아연 경영진의 철벽수비에 공격자인 '영풍∙MBK파트너스'가 공개매수를 철수할 가능성도 있다. 반면 공격자가 과감하게 현재의 공개매수가격 83만원을 뛰어넘는 새로운 가격을 제시할 가능성도 있다. 또 오늘 결론 날 산업기술보호전문위원회가 고려아연의 국가핵심기술 판정 신청 안건을 어떻게 결론 내릴지도 변수다. 고려아연과 영풍과의 경영권 분쟁은 수 많은 변수들이 있으므로 투자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한국증시 밸류업 측면에서는 이런 적대적 M&A가 주가부양에 도움이 되는 것도 사실이다. 제도를 탓하기 보다는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더 중요한 시대다. 10월 4일 현재 고려아연의 주가는 'MBK파트너스'의 공개매수가격인 75만원을 훌쩍 넘은 78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방어자인 고려아연 경영진에는 유리한 형국이다.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경영권 분쟁 주식에 투자할 때 누가 승리하느냐를 정확히 진단하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향후 세금 관계가 어떻게 될지도 잘 따져보는 것도 세후 수익률 측면에서 중요한 전략이라는 점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longinus@newspim.com 2024-10-04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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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김 여사 '도이치모터스'는 [서울=뉴스핌] 박서영 기자 = 검찰이 명품가방 수수 의혹 사건에서 김건희 여사를 최종 무혐의 처분한 가운데 남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처분에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현재로선 검찰이 김 여사가 주가조작을 인식했다는 뚜렷한 증거를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어 이번에도 김 여사를 불기소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4일 법조계 안팎에선 검찰이 이달 안에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을 매듭지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사실상 수사 절차가 끝나가는 상황인데다, 4년간 이어져온 도이치모터스 수사를 더 지체하기에 부담감이 있을 것이란 이유에서다. [성남=뉴스핌] 정일구 기자 =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1일 오전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에서 열린 '건군 76주년 국군의 날 기념식'을 마친 뒤 행사장을 나서고 있다. 2024.10.01 mironj19@newspim.com 도이치모터스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최재훈 부장검사)는 지난 7월 김 여사를 비공개 출장조사한 데 이어, 다른 '전주'들에 대한 조사도 사실상 마쳤다. 윤석열 대통령 장모이자 김 여사 어머니인 최은순 씨도 조사를 받았다. 또 검찰은 김 여사와 유사하게 전주 역할을 한 손모 씨에게 '방조 혐의' 유죄가 선고된 항소심 판결문 분석도 마쳤다. 법조계는 김 여사가 직접 주가조작에 관여했거나 적어도 주가조작 사실을 인식했다고 여길만한 증거나 진술이 부족해 최종적으로 무혐의 처분이 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법조인은 "김 여사가 도이치모터스 항소심에서 유죄로 뒤집힌 손모 씨와 같은 '전주'로서 방조죄가 성립되려면, 돈을 빌려줄 때 그 돈이 주가조작을 위해 사용된다는 상황을 인식하고 빌려줬느냐가 쟁점"이라고 했다. 이어 "아직까지 관계자들 진술에서 김 여사가 관련됐다는 명확한 진술이 나온 것도 아니고, 김 여사가 시세조종을 인지했다는 증거도 없는데 검찰이 무리하게 기소할 순 없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검사 출신 변호사는 "도이치모터스 사건은 이미 4년을 끌어 온 사건이기 때문에 (검찰도) 최대한 빨리 끝내려고 할 것이다. 아마 교육감 선거(10월 16일)가 있으니 선거 끝나고 바로 결론 내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전했다. 다만, 항소심에서 손씨의 방조혐의가 유죄로 선고됨에 따라 김 여사에 대한 추가 수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장윤미 변호사(한국여성변호사회 공보이사)는 "손씨가 1심에서 무죄 판결이 났을 때 대통령실에선 이를 근거로 김 여사의 무죄를 주장했었지만 항소심 이후 유죄로 번복됨에 따라 상황이 바뀐 것 아닌가"라며 "도이치모터스 사건에서 김 여사에 대한 조사는 비공개 출장 조사로 한 번 이뤄졌는데 상대적으로 수사가 부족하다"고 주장했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형사제1부(김승호 부장검사)는 지난 2일 '대통령 부부에 대한 청탁금지법 위반 등 고발사건'과 관련해 윤 대통령을 비롯해 김 여사, 최재영 목사, 백은종 서울의 소리 대표, 이명수 서울의 소리 기자 등 5명을 불기소 처분했다. seo00@newspim.com 2024-10-04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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