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재 화학 제약 기계 등 전분야 실적 타격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강달러가 미국 기업의 이익을 좀먹기 시작했다. 미국 경기 회복과 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에 대한 기대에 따른 달러화 상승이 기업 수익성을 강타, 성장 발목을 잡는 상황이 벌어진 셈이다.
달러화 강세의 파장은 금융시장까지 확산됐다. 다우존스 지수가 400포인트 가까이 폭락,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고스란히 반영했다.
[출처:월스트리트저널] |
세계 최대 소비재 업체인 P&G의 4분기 이익이 애널리스트의 예상치에 못 미쳤고, 화이자와 브리스톨 마이어 스큅 등 주요 제약사 역시 환율 급등락과 달러화 강세의 타격을 모면하지 못했다.
유타이티드 테크놀로지스는 달러화 상승을 근거로 올해 이익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마이크로소프트 역시 달러화 강세에 따른 해외 매출 부진이 두드러졌다.
달러 인덱스는 올들어 4% 급등했다. 6개 주요 통화 바스켓에 대한 달러 가치는 2003년 9월 이후 최고치에 이른 상황이다.
월가 투자은행(IB)의 유로/달러 환율 전망치를 연이어 하향 조정되고 있다. 달러화 상승에 따른 충격이 단시일 안에 진정되기 어렵다는 얘기다.
시장조사 업체 마르키트의 사이먼 콜빈 애널리스트는 “달러화 강세에 가장 커다란 충격을 받는 섹터는 IT”라며 “북미 지역의 매출 비중이 가장 낮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상황은 제조업계도 마찬가지다. P&G의 경우 3분의 2에 달하는 매출을 해외에서 창출하고 있어 달러화 상승에 따른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
소비재 업체인 쓰리엠도 달러화 강세로 인해 이머징마켓 매출액이 줄어든 경우에 해당한다. 제약사 브리스톨 마이어 역시 해외 매출 비중이 50%에 달한다.
중장비 업체 캐터필러는 시장의 기대치에 못 미치는2015년 실적 전망을 제시해 투자자들에게 실망감을 안겨 줬다.
유가 급락과 달러화 강세가 매출액과 순이익에 이중 압박을 가하고 있다는 것이 캐터필러의 설명이다.
이날 다우존스 지수는 장 초반 400포인트 가까이 폭락하며 1만7288까지 밀렸다. S&P500 지수와 나스닥 지수 역시 1% 이상 떨어졌다.
월가 투자자들은 달러화가 추가 상승할 것이라는 데 입을 모으고 있다. 씨티그룹의 스티븐 잉글랜더 외환 전략 헤드는 “달러화가 강세 흐름을 지속할 뿐 아니라 시장의 예상보다 더 강하게 뛸 것”이라고 내다봤다.
크레딧 스위스는 12개월 유로/달러 환ㅇㄹ 전망치를 종전 1.05달러에서 1.02달러로 소폭 낮춰 잡았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