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제일제당ㆍ동원F&B ‘선방’..농심ㆍ하이트진로ㆍ롯데칠성 ‘고전’
[뉴스핌=강필성 기자] 식품업체들의 지난해 경영실적이 엇갈린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 침체에도 불구하고 선방한 기업이 있는 반면, 실적악화를 피하지 못한 기업도 적지 않다.
16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실적은 유독 낙폭이 컸다. 소비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기존 제품 판매만으로 성장성을 담보하기 어려워진 것이다. 때문에 비교적 선방한 업체들은 해외 사업의 호조, 효율화를 통한 원가 절감에 성공한 기업으로 나타났다.
CJ제일제당의 지난해 실적은 어닝서프라이즈라 할 만큼 기대 이상의 실적을 기록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7조365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 신장했고 영업이익은 431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4.5% 신장했다(대한통운 제외).
CJ제일제당의 실적호조 경인차는 최근 수년간 ‘미운오리’였던 바이오부문이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 2분기까지 적자를 면치 못했지만, 3분기 흑자전환에 이어 4분기에 큰 폭의 수익을 올렸다. 국제 시장의 바이오 업황 회복도 주효했지만 제품 효율화에 성공한 것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동원F&B 역시 지난해 호실적을 기록했다. 동원F&B의 매출은 1조7949억원, 영업이익은 823억원으로 각각 전년 대비 6.3%, 40.5% 신장했다. 참치 투입 단가 하락에 따른 참치캔의 이익률 상승과 식자재 유통 확대 등이 호실적의 주요 요인이 됐다.
이 외 롯데제과는 해외자회사의 호실적이 성장을 견인했다. 롯데제과는 매출 2조2210억원, 영업이익 1139억원을 기록해 각각 전년 대비 12.4%, 24.4% 신장했다. 이같은 수익성 성장은 해외 자회사의 수익성 개선에 따른 것이다.
이에 반해 고전을 면치 못하는 곳도 적지 않았다. 주로 경쟁이 치열해진 것이 실적 하락의 주요 원인이 됐다.
먼저 라면업계는 적잖은 성장성에 고민을 하는 상황이 됐다. 지난해 라면시장의 규모가 1조9700억원으로 전년 대비 2% 감소했기 때문이다.
라면업계 1위 농심은 지난해 매출 2조417억원, 영업이익 735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각각 전년 동기 대비 2.2%, 20.6% 하락한 규모다. 이같은 실적 악화는 지난해 경쟁이 치열해진 것과 무관치 않다.
농심 관계자는 “경쟁심화에 따른 매출 강소와 판매관리비 부담 증가, 외환 관련 평가손익 감소가 수익성 악화에 원인이 됐다”고 말했다.
같은 이유로 삼양식품 역시 수익성 악화를 피하지 못했다. 삼양식품은 지난해 매출 3060억원으로 전년 대비 4.5% 신장했지만 영업이익은 96억원으로 전년 대비 18.8% 줄었다.
주류업계 역시 부진을 면치 못했다는 평가다.
하이트진로는 지난해 매출이 1조8723억으로 전년 대비 1.32% 줄었고 영업이익은 937억원으로 41.82% 감소했다. 엔저 현상과 더불어 내수 침체, 신제품 출시에 따른 수익성 악화가 주효했다.
롯데칠성음료은 지난해 매출 2조2708억원을 기록하며 2.5% 신장했지만 영업이익은 1024억원으로 전년 대비 40.6% 감소했다. 지난해 4월 출시한 맥주 ‘클라우드’에 대한 공격적 마케팅이 수익성 악화를 가져온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식품업계에서는 호재를 찾기가 극히 힘든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수익성과 성장성을 회복하기 위해서 내부 혁신을 통한 원가 절감과 해외 진출 성과가 가장 우선순위로 꼽히는 중”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강필성 기자 (feel@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