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홍승훈 기자] 강원랜드는 지난해 카지노 등으로 1조4965억원(매출)을 벌어들였다. 판관비 등 비용을 빼면 5132억원(영업이익)이고, 여기서 세금을 제하고 순수하게 남은 돈(당기순이익)이 3600억원에 달한다. 창사이래 강원랜드 최대 실적이다.
파라다이스, GKL 등 여타 카지노업계가 최근 실적악화로 주가가 반토막 상황임을 감안하면 강원랜드의 이 같은 견조한 실적성장은 한층 빛을 발한다.
증권가 역시 강원랜드에 대한 긍정적 리포트를 연일 쏟아내며 지속적인 실적 호조에 방점을 찍었다. 성종화 이트레이드증권 애널리스트는 "작년 일반테이블 성장성이 크게 회복되며 실적이 호전됐다"며 "올해 하반기엔 증설물량 풀가동이 가능할 것으로 보여 고성장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봤다. 이에 올해 매출은 전년대비 11% 늘어난 1조6631억원, 영업이익은 10.4% 늘어난 5666억원을 기대했다.
김진성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VIP테이블이 3분기 연속 고성장 중인 가운데 2013년 게임테이블 증설효과가 작년에 나타났다"며 "원래 2013년 하반기에 반영됐어야할 효과인데 당시 통상임금 소급분이 선반영된 탓에 뒤늦게 효과가 나타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미가동 테이블의 점진적 증대로 성장성이 지속될 것으로 보고, 올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각각 1조6152억원, 5459억원 수준으로 올려 잡았다.
이쯤되면 성과급 잔치를 벌이는 것이 보통인데 정작 강원랜드의 속내가 편치만은 않다. 사행산업 규제에 따라 추후 매출에 대한 규제가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이하 사감위)에 따르면 지난해 강원랜드는 정부 매출총량제 한도를 1000억원 이상 초과한 상태다. 강원랜드의 지난해 순매출액(카지노부문)은 1조4220억원인데 이는 사감위가 정한 매출총량 한도(1조3199억원)를 1021억원이나 웃돈다. 앞선 연도(2013년)의 강원랜드의 매출총량제 초과금액(177억원)의 7배에 달하는 규모다.
사감위 관계자는 "매출총량제 한도를 위반하면 차기년도 총량 선정과 부담금 산정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며 "올해 매출총량 한도에 대해선 3월말께 결정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지금으로 봐선 강원랜드의 올해 매출 성장이 증권가가 기대하는 수준에 도달할 수 있을 지 미지수라는 얘기가 된다. 강원랜드 관계자는 "최근 기재부로부터 매출 급성장에 대한 압박이 따로 오지는 않았다"면서 "다만 매출총량제 한도를 잘 지켜달라는 공문은 받은 상태"라고 답했다.
최근 불거진 강원랜드의 계약직 직원에 대한 대규모 해고 사태도 향후 강원랜드 실적성장 여부를 가를 변수다.
강원랜드는 지난 2013년 테이블 68대, 슬롯머신 400대 등 게임시설을 대폭 증설하며 500여명에 달하는 비정규직 직원을 뽑았다. 하지만 최근 기재부의 정규직 정원( 定員)을 45명으로 제한하면서 강원랜드 측은 계약만료에 따라 지난 17일 1차 계약직 288명 중 152명에 대해 계약해지를 통보했다. 오는 5월엔 2차 계약직 직원 중 92명의 계약기간이 만료, 선발인원 절반이 해고될 위기다.
이는 곧바로 게임테이블의 가동률을 낮추는 결과로 나올 수 있다. 강원랜드 측은 "만일 기재부와의 협상이 틀어져 증원이 불가하면 테이블게임 30여대 정도가 추가로 가동이 불가능해진다"며 "실적에도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고 답했다.
증시 한 전문가는 "투자관점에서 보면 강원랜드는 최근 실적 성장세가 급격한 상태지만 매출 규제를 감안할 때는 성장주라기 보다는 안정적인 성장 속에서 변동성이 적고 배당메리트가 높은 기업의 특징이 있다"며 "역성장 우려는 낮지만 정부로부터 매출총량 규제를 받는만큼 개인들은 이를 감안해 접근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위에서부터 강원랜드, 파라다이스, GKL 최근 1년 주가차트> |
[뉴스핌 Newspim] 홍승훈 기자 (deerbear@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