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공약인데 우선순위 밀려...증권사 방판법 불똥
[뉴스핌=김지유 기자]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이자 동양그룹사태 등을 겪으며 핫이슈로 떠올랐던 '금융소비자보호'가 국회에서 뒷방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길게는 2년 반 넘게 관련 법안들이 소관 상임위인 정무위원회에 계류돼 있다. 우선순위에서 밀려 4월 임시국회에서도 처리가 어렵다는 관측이다. 이로 인해 박근혜 대통령이 추진하고 있는 '경제혁신 3개년 계획' 중 하나인 금융산업 육성에도 여파가 미치고 있다.
▲ 국회 정무위원회 법안심사소위 모습. [사진=뉴시스] |
12일 국회에 따르면 금융소비자보호를 위한 법안으로 '금융위원회 설치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금소원법)', '금융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안(금소법) 등이 발의돼 있다.
금소원법은 금융감독원에서 금융소비자보호원을 분리해 설립하는 것이 골자로 지난해 12월 정무위 법안심사소위에서 마지막으로 공식 논의됐다. 그렇지만 이렇다할 해법을 찾지 못했다. 상정된 금소원법 관련 법안은 정부가 제출한 개정안을 포함해 9건에 달한다.
금소법은 이날 처음으로 다뤄졌다. 주요 내용은▲금융상품(또는 투자상품에 한정)에 등급을 분류(이종걸·정호준) ▲금융소비자 피해보상계획 제출명령 제도 도입(이종걸) ▲금융상품 계약체결 시 성별·학력 등을 이유로 한 부당한 차별금지(강석훈) ▲징벌적 손해배상 ▲손해배상 입증책임 전환에 관한 사항 등이다.
정무위원회에서 이들 법안이 논의되지 않은 이유는 우선순위에서 다른 법안에 밀렸기 때문이다. 금융사고가 발생해 국민들의 관심이 높아지면 법안 논의도 속도를 내지만, 관심이 식으면 논의도 같은 신세가 되는 것이다.
정무위 여당 간사 김용태 새누리당 의원실 관계자는 "우선적으로 여야가 해야 될 법안들이 있어서 그보다는 조금 다음 순번"이라며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12월 이후 김영란법 등 (처리해야 할 주요)법안들이 엄청 많았다"며 "(금소원법과 금소법도)다시 다루기는 할 텐데 시간적으로 순서가 뒤로 미뤄져 있다"고 말했다.
야당 간사 김기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실 관계자는 "앞으로의 상황에 대해서 예상하기에는 조심스럽다"면서도 정부·여당이 의지가 있는지 의심될 정도"라고 성토했다.
소비자보호 제도 구축이 지지부진한 불똥이 엉뚱한 곳으로 튀었다. 금융투자업계 영업 활성화와 관련된 '방문판매 등에 관한 법률(방판법) 일부 개정안'이 그것이다.
김기식 의원을 중심으로한 야당 의원들이 이 법을 통과시키기 앞서 금융소비자 보호법을 처리해야 한다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김기식 의원은 "정부가 (금소법을)내놓았으면 도입해서 (금융상품별)등급을 판정해야 한다"며 "(이를 통해)그나마 불완전판매 등에 대한 우려를 해소하고 (판매상품들을)낮은 등급으로 범주화해야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뉴스핌 Newspim] 김지유 기자 (kimjiyu@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