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알리안츠·교보생명 가산금리 소폭인하...대부분 최고 10%
[뉴스핌=전선형 기자] 기준금리 1%대 ‘초저금리시대’가 도래했지만 보험사들의 약관대출금리는 요지부동이다. 지난해 금융당국이 금리 산정 투명화를 주문하며 인하를 유도했지만 일부 보험사만 소폭 인하했을 뿐 대형사는 여전히 눈치만 보고 있다.
<그래픽=송유미 미술기자> |
보험사 약관대출은 계약자가 나중에 받을 보험금을 담보로 대출을 받는다. 확정금리형 약관대출은 보험계약 예정이율(계약자가 낸 보험료의 예상수익률)에 가산금리를 더해 금리가 결정된다. 가산금리는 보험사가 자사 규준에 의해 결정한다. 특히 약관대출은 해약환급금의 70% 범위 내에서만 대출을 해주고 있기 때문에 보험사는 리스크 부담이 거의 없는 편이다.
동양생명은 지난 1월 2~2.5%의 가산금리를 지난 16일 1.4~2.5%로 조정했다. 이에 따라 최고 금리 한도도 기존 10.25%에서 9.9%로 0.35%포인트 낮아졌다.
동양생명 측은 “기준금리가 내려가면서 대출을 받는 고객들의 부담을 완화시키는 위해 조정했다”며 “가산금리 인하와 더불어 10%대로 높았던 최고 금리 한도도 인하했다. 이는 ‘고금리 대출 보험사라는 오명’을 벗는 등 대외평가를 관리하는 차원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알리안츠생명도 가산금리를 지난 1월 0~2.5%에서 이달 1일 0~2.4%로 0.1%포인트 인하했으며 교보생명 또한 0.5~2.6%에서 0.0~2.6%로 변경했다. 다만 최고 금리는 9.9%와 10.5% 변동이 없었다.
알리안츠생명 관계자는 “시장금리가 내려가면서 대출금리를 조정했다. 다만 과거 10% 이상의 금리를 제공했던 상품이 아직 존재해 최고 금리의 변동이 없는 것”이라며 “오히려 최고 금리한도를 9.9%로 제한해 둬 현재 보험사는 마이너스 대출을 하고 있는 셈”이라고 전했다.
나머지 보험사는 가산금리를 조정하지 않고 있다. 흥국생명과 현대라이프생명은 여전히 10.5%의 높은 최고금리를 받고 있다. 가산금리도 0.0~2.6%, 2.0~2.4%로 높았다. 한화생명과 삼성생명 또한 가산금리 0.0~2.5%와 0.0~2.4% 받고 있으며, 최고금리도 9.9%로 업계 평균을 상회했다.
보험사들은 기준금리 인하 추세에 따라 지난해 12월 평균 10%에 달하던 최고금리를 9%대까지 떨어트렸지만 여전히 은행에 비해 높은 편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사실 대형사들은 가산금리를 내릴 여력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서로 눈치를 보며 내리지 않고 있다”며 “금융당국에서도 보험사들의 고금리 대출을 우려해 ‘금리체계 합리화’를 지도했었으나 강요가 없는 지도사안이라 보험사들이 버티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대출금리 체계 모범규준'을 발표하고 가산금리 산정기준을 투명하게 하라고 지시했다. 변경된 자체 산정규준을 4월부터 적용케 하고 보험사 검사시 이를 지키지 않을 경우 책임을 묻겠다고 했으나 보험사들은 변화가 없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보험사의 약관대출금리의 가산금리는 평균 1~2%대로 은행의 에금담보대출 금리보다 1%포인트 이상 높다”며 “앞으로 적정성 검사와 수시 모니터링을 통해 은행 수준으로 낮추게 유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렇게 보험사의 약관대출이 고금리 지적을 받고 있는 가운데 보험사의 대출 규모는 급증하는 추세다.
지난 1월 말 생명보험사의 약관대출은 40조985억원으로 지난해 1월 말보다 1.9% 증가했다. 이는 전체 대출의 41%를 차지한다. 특히 생보사 전체 대출은 97조9047억원으로 지난해 1월 말보다 10.1% 증가하며 100조원에 육박하고 있다.
[뉴스핌 Newspim] 전선형 기자 (intherai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