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최주은 기자] 육군은 14일 5명의 사상자를 낸 서울 내곡동 예비군 총기난사 사건과 관련 가해자 최모(23)씨의 계획 범행으로 잠정 결론 내렸다.
육군 중앙수사단장 이태명 대령은 이날 중간사고 발표를 통해 최 씨가 올해 3∼5월 친구에게 자살을 암시하는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여러 차례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며 이같이 설명했다.
중앙수사단에 따르면 최 씨는 지난 3월 16일부터 이달 12일까지 초·중학교 동창에게 “나는 저세상 사람이야 안녕”, “예비군이야. 실탄 사격하는 날, 말하지 않아도 예상” 등 자살을 암시한 문자를 10차례에 걸쳐 보냈다.
중앙수사단은 이 같은 정황이 최 씨가 계획적으로 범행을 했음을 보여주는 단서로 보고 있다.
최 씨는 12일 예비군 동원훈련에 입소했으며, 총기 난사 사건은 다음날 발생했다.
최 씨는 사건 당일인 13일 사망 직후 바지 주머니에서 발견된 유서에서도 “사람들을 다 죽여버리고 나도 죽어버렸으면 좋겠다”고 토로한 것으로 확인된 바 있다.
<출처/뉴시스> |
최 씨는 사격 훈련을 앞두고 동료 예비군들을 총으로 쏘기 쉬운 장소인 1사로(사격구역)를 자청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입소 첫 날인 12일 현역병 조교에게 “1사로가 잘 맞는다”며 1사로 배치를 요청했으며 사건 당일 사격장에서도 동료들에게 같은 말을 했다.
사격훈련 당시 최씨의 K-2소총에 걸려 있어야할 안전 고리도 제대로 걸려있지 않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절차상 예비군이 직접 안전고리를 채우고, 이를 조교가 확인해야 하는데 이에 대한 확인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던 것으로 파악됐다고 육군은 밝혔다.
고리를 걸었다가 풀었는지, 거는 척 하면서 실은 걸지 않은 것인지에 대해선 확인되지 않고 있다.
최 씨는 사격 구령이 떨어지자, ‘엎드려쏴’ 자세로 한발을 표적지를 향해 쏜 뒤 갑자기 일어나 돌아서서 뒤에 있던 부사수를 향해 사격했다. 이어 2사로와 3사로, 5사로 예비군에게 차례로 사격한 뒤 자신에 이마를 겨누고 자살한 것으로 조사됐다.
최 씨는 약 10초 동안 실탄 9발을 ‘단발’로 사격했으며, 이 과정에서 통제관과 조교는 최 씨를 제압하지 못하고 대피한 것으로 밝혀졌다.
중앙통제탑 앞에 있던 중앙통제관(대위)이 대피하라고 지시했고, 사로에 있던 다른 통제관 2명과 조교 6명은 사격장 아래로 대피했다. 중앙통제관 자신도 통제탑 뒤로 대피한 것으로 조사됐다.
군 관계자는 “조교들에 대해 우발상황이 발생하면 제압할 수 있도록 교육하고 있다”며 “다만 해당 부대에서 교육이 어떻게 이뤄졌는지는 확인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최주은 기자 (jun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