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 6월 테스트 가시화…신뢰도+주가상승 기대
[뉴스핌=이수호 기자] 게임업계 3위(1분기 매출 기준)로 밀려난 엔씨소프트 김택진 대표가 20년 가까이 엔씨소프트를 지탱해 온 '리니지' 시리즈를 통해 반전을 꾀한다.
주가하락과 가족경영에 대한 주주들의 불만, 뒤늦은 모바일 대응 등 김 대표를 향한 곱지 않은 시선들을 가장 믿을 수 있는 카드인 리니지 시리즈를 통해 극복하겠다는 전략이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6월 테스트를 앞두고 있는 리니지이터널은 리니지와 리니지2를 이은 차기작으로 엔씨소프트 만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온라인 게임의 전투 패러다임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킬 것"이라고 설명했다.
◆ '대작' 리니지이터널 6월 첫 테스트…"리니지 정통성 잇는다"
9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엔씨소프트는 이달 중으로 신작 리니지이터널의 첫 테스트를 진행하고, 빠르면 연말 늦어도 내년 중에는 공식 출시(CBT)한다는 계획이다. 엔씨소프트는 출시 직전까지 예정돼 있는 테스트를 통해 게임 완성도를 끌어 올릴 방침이다.
리니지는 지난 1998년 출시된 중세 판타지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게임으로 엔씨소프트를 국내 대표게임사로 이끈 주역이다. 왕과 영주, 기사가 영토로 계약을 맺는 봉건제도가 시대의 배경이며 현실적인 전투와 입체적인 화면이 강점이다. 출시 후 17년이 지난 지금까지 누적 매출만 4조원에 달하며 아이템 거래 규모는 연간 1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리니지 시리즈의 후속작 리니지이터널은 지난 2011년 개발에 착수한 이후, 5년만에 출시를 앞두고 있다. 기존 리니지 시리즈와 동일한 배경과 세계관을 잇는 MMORPG로 지난해 지스타에서 처음으로 게임을 체험할 수 있는 테스트 버전이 공개돼 화제가 됐다.
6월 첫 테스트를 진행하는 신작 리니지이터널 <사진제공 = 엔씨소프트> |
특히 기존 시리즈와 달리 국내와 해외 시장에 동시 출시되고 PC 뿐만 아니라 스마트폰과 태블릿 PC에서도 사용이 가능하도록 클라우드 서비스가 도입될 전망이다.
PC에서 플레이를 하고 스마트폰과 태블릿에서도 연동해 간단한 플레이를 진행할 수 있도록 연계 시스템을 구축한다는 의미다. 모바일 시장에서 취약하다는 약점을 대작 PC 시리즈와 연계해 극복하겠다는 전략이다.
부국증권 관계자는 "리니지이터널은 중장기적으로 흥행을 기대할만한 요인이 충분하다"라며 "과거 사례를 비춰볼 때 흥행성공 가능성이 높아 실적 기여도가 높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 '리니지 신화' 김택진에 대한 불만 사그라들까
엔씨소프트가 리니지이터널의 출시에 기대를 거는 이유는 김 대표를 향한 주주들의 불신과 불만을 일소할 수 있는 유일한 카드란 점에서다.
지난 3월에 열린 주주총회 당시 대다수의 소액 주주들은 김택진 대표의 가족경영과 뒤늦은 모바일 대응으로 인한 주가하락 등을 거론하며 퇴진을 요구하기도 했다.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고 전문 경영인을 내세운 김정주 넥슨 회장과 달리 윤송이 사장을 비롯해 김 대표의 가족들이 직접 경영하는 것을 비판한 셈이다. 이는 넥슨이 경영권 분쟁에 나선 직접적인 이유로 작용하기도 했다.
실제 지난 1분기 엔씨소프트는 넥슨과 넷마블에 밀려 매출 기준 업계 3위로 밀려났다. 게임시장의 대세가 모바일로 굳혀졌지만 대안을 내놓지 못한 탓이다. 본인 스스로가 소작농이라고 언급한 모바일 시장이 팽창하면서 도리어 궁지에 몰린 것이다. 결국 엔씨소프트 입장에서 확실한 성과를 낼 수 있는 리니지 카드를 통해 김 대표에 대한 의구심을 지우겠다는 것이다.
1분기 국내 게임사 빅3 실적 <표 = 송유미 미술 기자> |
더불어 소액주주들의 직접적인 불만을 야기한 주가 하락도 리니지이터널 출시 시점에 개선될 전망이다.
지난해 초 20만원대 중반에 머물던 주가는 여전히 10만원대 후반에 형성되고 있다. 넥슨과의 경영권 분쟁으로 잠시 20만원대를 회복했으나 분쟁이 가라앉자 주가 상승 기대감도 함께 주저 앉았다. 다만 리니지 시리즈의 흥행 가능성이 높아 증권가에서는 주가 하락세가 사그러들고 리니지이터널 출시 시점과 맞물려 반등할 것으로 보고 있다. 주가 상승과 더불어 넷마블과 진행 중인 모바일 게임 협업이 가시화되면 엔씨소프트의 실적 개선은 더욱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공영규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리니지이터널의 테스트 반응이 좋으면 실적 추정치 상향과 주가 리레이팅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리니지에 대한 고객 충성도가 높고, 아이템 거래 등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올드 유저층이 여전히 많다"라며 "기존 유저 외에도 새로운 리니지 시리즈를 찾는 소비자들이 많은 만큼, 하반기 실적 개선은 크게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뉴스핌 Newspim] 이수호 기자 (lsh5998688@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