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대비 가장 많은 연구개발비 투입 증…15% 비중 초과는 한미·LG 뿐
[뉴스핌=이진성 기자] 한미약품과 LG생명과학이 하반기 실적에 내심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두 업체 모두 제약업계에서 매출 대비 가장 많은 연구개발 자금을 투입하면서 미래 성장동력을 키워왔기 때문이다. 현재 모습만 봤을 때는 실적이 경쟁사에 비해 낮고 수익성도 나빠 보이지만 그동안 선제적으로 투자 해온 R&D(연구개발)의 성과가 하반기부터 본격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4일 제약업계와 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한미약품과 LG생명과학은 지난해 기준으로 각각 연구개발비를 전체 매출의 20%, 18.9% 를 투자했다. 매출 규모 면에서 단순한 비교 대상은 아니라 하더라도 국내 1위 제약사인 유한양행의 연구개발비 규모가 12.3%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비율상으로는 상당히 높은 수준의 투자 결단으로 풀이된다.
특히 보건산업진흥원에서도 국내 제약사 중 매출액 대비 R&D 비중이 15% 를 초과하는 기업으로 한미약품과 LG생명과학만 꼽을 정도로 투자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15%라는 수치는 로바티스와 로슈 등을 포함한 글로벌 10대 제약사의 연구비 비중인 14.5%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그러나 이같은 연구개발 투자가 결실을 맺기까지는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해 보인다. 한미약품의 지난 1분기 매출은 2147억원으로 전년 동기 1841억원 대비 16.6% 성장한 반면, 영업이익은 21억원을 기록하면서 지난해 대비(179억원)에서 88.2%나 감소했다.
LG생명과학 역시 지난 1분기 837억원의 매출과 4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41억원 줄었고 영업손실도 전년 동기(42억원)에 비해 아직 갈길이 멀다.
하지만 이런 실적 흐름은 투자 진행 상황을 놓고 보면 언제든 바뀔 수 있다는 게 시장의 시각이다. 증권가에서는 한미약품과 LG생명과학의 하반기 실적에 기대를 거는 분위기도 나타나고 있다. 연구개발 투자에 따른 성장동력의 가능성을 그만큼 높게 보고 있다는 얘기다.
이와 관련, 김태희 현대증권 연구원은 "수익성은 크게 악화됐지만 투자성과가 가시화되는 시기다"며 "다수의 프로젝트에 대해 글로벌 임상이 진행되고 있어 우려할 필요는 없다"고 설명했다.
실제 올해 상반기 이후 한미약품과 LG생명과학은 신약 개발 효과가 가시권에 진입하면서 반등에 대한 기대가 커졌다.
단적으로 한미약품은 지난 3월 미국 제약사인 일라이릴리와 유럽에서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는 면역질환치료제 후보물질 'HM71224'의 기술수출(라이선스 아웃)계약을 맺는 1차적 결실을 맺었다. 이에따라 한미약품은 계약금 5000만 달러(약 550억원)와 단계별 임상개발, 허가, 상업화 마일스톤(단계별 기술료)으로 총 6억4000만 달러(약 7030억원) 등을 받을 수 있게 됐다.
또한 상업화 이후 별도로 판매액의 10% 이상의 로열티를 받는 조건으로 계약 함으로써 신약의 단일 기술수출 계약으로는 국내 최대 규모를 기록하게 됐다.
LG생명과학도 연구개발의 성과로 5가 백신 시장에서 내년 범 미국보건기구(PAHO) 입찰에 참여키로 했다. 자사의 5가 액상혼합백신 ‘유펜타’의 해외 3상 임상시험을 지난 4월 성공적으로 완료했기 때문이다. 입찰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LG생명과학이 최종 선정될 경우 국내 예상 매출인 300억원을 비롯해 2017년에는 PAHO 및 유니세프(UNICEF) 입찰로 인한 800억원의 해외 매출도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와 함께 LG생명과학은 자사 신약인 제미글로 고지혈증 복합제를 2017년 출시할 예정이다. 이로 인해 2018년에는 내수 매출액 500억원, 수출 200억원을 포함해 총 700억원의 매출액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보건산업진흥원 관계자는 “한미약품과 LG생명과학은 업계에서 무리하다 싶을정도로 지속적으로 연구개발 분야에 투자했다"며 “지속적인 투자로 인해 이르면 올해 말부터 본격적인 신약성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같은 거대한 신약이 출시로 이어진다면 글로벌 제약사로 이름을 올릴 수도 있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뉴스핌 Newspim] 이진성 기자 (jin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