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글로벌

속보

더보기

그렉시트 위기 진화? 승자 없이 흠집만

기사입력 : 2015년07월14일 04:08

최종수정 : 2015년07월14일 07:55

최악 시나리오 유효, 남은 리스크는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장기간의 진통 끝에 그리스와 채권국이 3차 구제금융 개시 합의에 도달했지만 뒷맛은 씁쓸하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도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도 이번 협상에서 얻은 것보다 잃은 것이 많다는 의견이 지배적이고, 팽팽한 줄다리기 끝에 한 가지 명백하게 확인된 사실은 그리스와 채권국을 모두 만족시킬 수 있는 ‘매직 플랜’은 없다는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금융시장도 협상 결과에 미지근한 반응을 보였다. 유럽과 미국 증시가 상승 화답했지만 유로화가 상승분을 모두 반납하고 내림세로 돌아섰고, 독일 국채 수익률도 내림세를 나타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출처=블룸버그통신]
진통 끝 합의, 승자는 없다

이번 합의로 생사 기로에 섰던 그리스가 다시 한 번 생명줄을 잡았지만 승자는 없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의 평가다.

그리스가 지난 5일 국민투표에서 채권국의 구제금융 요건을 거부했을 때만 해도 민초들이 승리를 거둔 것으로 비쳐졌지만 상황은 다시 반전됐다.

대규모 자산 매각과 세금 인상, 정부 예산 축소 등 3차 구제금융을 개시하기 위한 요건은 국민투표 결과를 무의미하게 한다는 지적이다.

일부에서는 치프라스 총리가 국민들을 배반했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이번 합의 도출이 그리스의 금융시스템 붕괴를 막아내고 유로존 잔류를 위해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점을 인정하더라도 급진좌파 정부의 공약을 사실상 깨뜨린 셈이라는 주장이다.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출처=블룸버그통신]
아테네경제경영대학의 게오르그 파굴라토스 교수는 “이번 합의로 인해 정부가 새롭게 구성될 수 있다”며 “이번 합의안은 급진좌파 정부가 소화하기 어려운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메르켈 독일 총리 역시 박수를 받지 못한 것은 마찬가지다. 이번 합의안이 그리스 정부의 주체성을 정면 공격하는 ‘블랙메일’이라는 비난이 고개를 든 가운데 메르켈 총리와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에게 따가운 시선이 집중됐다.

스피로 소버린 스트래티지의 니콜라스 스피로 이사는 “이번 합의는 독일 주도의 경제적 쿠테타에 해당한다”고 비판했다.

유럽 싱크탱크인 유럽의 친구들(Friends of Europe)의 샤다 이슬람 정책 이사는 “채권국이 그리스 구제금융 협상을 개시하는 데 합의를 이뤘지만 막대한 비용이 발생했다”며 “협상 과정에 메르켈 총리는 중립적인 이미지를 보이려고 애썼지만 쇼이블레 장관은 악당이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유럽국제정치경제연구소의 프레드릭 에릭슨 이사는 “채권국이 원하는 방향으로 상황을 전개해 나가기 위해 그리스에 새로운 지도부를 구성하겠다는 발상은 잘못된 것”이라며 “그리스 부채위기 협상 과정에 확인된 것은 유로존이 구심점을 잃고 있다는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이 밖에 미국 투자매체 마켓워치는 메르켈 총리가 이번 협상 과정에 미국과 프랑스 등 주요 교역 상대국으로부터 동시다발적인 공격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최악 시나리오 아직 유효하다

3차 구제금융 협상을 개시하기로 한 데 따라 그리스가 발 등에 떨어진 불을 끈 것이 사실이지만 최악의 시나리오에서 완전히 자유로워진 것은 아니다.

일부 투자자와 정책자들의 예상과 같이 시리자 정부가 내부적인 위기를 맞을 여지가 남아 있고, 통용 화폐를 도입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

지난 5일 국민투표 결과에 환호하는 그리스 국민[출처=블룸버그통신]
그리스 은행권의 대출 채권 규모가 작지 않고, 여신 회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그리스 정부가 3차 구제금융 지원과 무관하게 통용 화폐를 발행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맞을 수 있고, 이 경우 점진적으로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수순이 전개될 수 있다는 얘기다.

더 나아가 그리스 외에 유럽 주요 정부 사이에 분열이 더욱 악화될 수 있다고 시장 전문가들은 우려하고 있다.

Fx프로의 사이먼 스미스 이코노미스트는 “연초 이후 협상 과정에 이미 공동통화존에 커다란 흠집이 발생했다”며 “올해 하반기면 채무 조정 문제가 다시 부상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옥스포드 이코노믹스는 투자 보고서를 통해 “그렉시트 리스크가 진정됐지만 이번 합의 과정에 따른 장기적인 진통이 남을 것”이라며 “무엇보다 프랑스와 독일의 관계 악화에 따른 파장이 작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지근한 금융시장, 협상 vs 美 긴축 줄다리기

그리스의 3차 구제금융 기대에 유럽과 미국 주가가 랠리했다. 유럽 금융시장의 신용 리스크도 일정 부분 진정됐다. 하지만 금융시장의 전반적인 반응은 반쪽 짜리 축포에 가까웠다.

무엇보다 눈길을 끄는 것은 유로화의 약세다. 채권국과 그리스가 구제금융 협상을 개시하기로 했다는 소식에 상승 탄력을 받았던 유로화는 하락 반전했다.

이는 이른바 그렉시트 사태에 대한 경계감이 한풀 꺾이면서 투자자들의 시선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상으로 이동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그리스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연준의 긴축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주장이 우세했으나 이번 합의로 금리인상 기대감이 다시 고개를 들었고, 이는 달러화에 대한 유로화 하락 압박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US 뱅크 웰스 매니지먼트의 제니퍼 베일 채권 리서치 헤드는 “그리스 사태 해소는 곧 유로화 하락 압박으로 이어진다”며 “투자자들의 관심이 미국의 금리인상과 달러화 강세 추이로 옮겨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M&G 인베스트먼트의 짐 레비스 머니매니저는 “그렉시트 리스크가 해소된 만큼 연준이 9월이나 12월 금리인상을 단행할 여지가 높아졌다”며 “달러화가 유로화에 상승 탄력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작 그렉시트 리스크 진정에 따른 반사이익은 유로화보다 파운드화가 얻었다. 부채위기가 일정 부분 진화된 데 따라 영국 경제가 회복 속도를 높이는 한편 영란은행(BOE)의 금리인상 기대가 높아지면서 파운드화가 상승 모멘텀을 받은 것.

파운드화는 유로화에 대해 장중 1% 이상 뛰었고, 달러화에 대해서도 완만하게 상승했다.

한편 주가와 주변국 국채는 상승 흐름을 탔다. 스페인과 이탈리아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각각 4bp 하락했고, 프랑스 증시가 2% 가까이 뛴 것을 포함해 유럽 주요 증시가 일제히 1% 내외로 상승했다.

미국 주요 주가지수도 1% 내외로 상승하며 그렉시트 리스크가 진정된 데 따른 안도감을 드러냈다. 투자자들은 당분간 금융시장에 ‘리스크-온’ 움직임이 우세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한덕수, 대선 출마 여부에 "노코멘트" [서울=뉴스핌] 이나영 기자=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는 미국의 관세 부과 조치에 대해 "맞대응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한 대행은 20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양측이 모두 윈-윈(win-win)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한국을 지금의 모습으로 만드는 데는 미국의 역할이 매우 컸다"며 "한국전쟁 이후 미국은 원조, 기술이전, 투자, 안전 보장을 제공했다. 이는 한국을 외국인에게 매우 편안한 투자 환경으로 만드는 데 도움이 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 대행은 미국과의 통상 협상에서 한국의 대미 무역 흑자 축소 방안을 논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이길동 기자 =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 2025.03.24.gdlee@newspim.com 한 대행은 "협상에서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와 상업용 항공기 구매 등을 포함해 대미 무역 흑자를 줄이기 위한 방안을 논의할 수 있다"며 "조선업 협력 증진도 미국이 동맹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FT는 "비관세 장벽을 낮추는 방안도 논의될 수 있다"고 한 대행이 언급했다고 전했다. 한 대행은 협상 과정에서 "일부 산업이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면서도, 양국 간 무역의 자유가 확대되면 "한국인의 이익도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FT는 방위비 분담금 재협상 여부에 대해서는 사안에 따라 재협상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했다고 전했다. 한편, 한 대행은 6·3 대통령선거 출마 여부에 대해 "아직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며 "노코멘트"라고 답했다. nylee54@newspim.com 2025-04-20 13:43
사진
호미들 중국 한한령 어떻게 뚫었나 [베이징=뉴스핌] 조용성 특파원 = 중국의 '한한령'(限韓令, 중국의 한류 제한령)이 해제되지 않은 상황에서 우리나라 가수가 중국에서 공연을 한 사실이 알려지며 그 배경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18일 베이징 현지 업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3인조 래퍼 '호미들'이 지난 12일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시에서 공연을 펼쳤다. 반응은 상당히 뜨거웠다. 중국인 관객들은 공연장에서 호미들의 노래를 따라 부르기도 하고, 음악에 맞춰 분위기를 만끽했다. 공연장 영상은 중국의 SNS에서도 퍼져나가며 관심을 받고 있다. 우리나라 국적 가수의 공연은 중국에서 8년 동안 성사되지 못했다. 세계적인 성공을 거둔 BTS도 중국 무대에 서지 못했다. 때문에 호미들의 공연이 중국 한한령 해제의 신호탄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호미들 공연이 성사된 데 대해 중국 베이징 현지 문화콘텐츠 업계 관계자들은 공연이 소규모였다는 점과 공연이 성사된 도시가 우한이었다는 두 가지 요인을 지목했다. 호미들이 공연한 우한의 우한칸젠잔옌중신(武漢看見展演中心)은 소규모 공연장이다. 호미들의 공연에도 약 600여 명의 관객이 입장한 것으로 전해진다. 중국에서 800명 이하 공연장에서의 공연은 정식 문화공연 허가를 받지 않아도 된다. 중국에서는 공연 규모와 파급력에 따라 성(省) 지방정부 혹은 시정부가 공연을 허가한다. 지방정부가 허가 여부를 판단하지 못할 경우 중앙정부에 허가 판단을 요청한다. 한한령 상황에서 우리나라 가수의 문화공연은 사실상 금지된 상황이었다. 호미들의 공연은 '마니하숴러(馬尼哈梭樂)'라는 이름의 중국 공연기획사가 준비했다. 이 기획사는 공연허가가 아닌 청년교류 허가를 받아서 공연을 성사시킨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와 함께 우한시의 개방적인 분위기도 공연 성사에 큰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우한에는 대학이 밀집해 있으며 청년 인구 비중이 높다. 때문에 우한에는 다양한 문화 콘텐츠에 대한 수요가 높다. 게다가 젊은 층이 많은 만큼 우한에서는 실험적인 정책이 시행되어 왔다. 우한시는 중국에서는 최초로 시 전역에서 무인택시를 운영하게끔 허가하기도 했다. 리스크를 감수하면서 파격적인 정책이 발표되는 우한인 만큼, 한한령 상황임에도 호미들의 공연이 성사됐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베이징의 한 문화업체 관계자는 "우한시가 개방적이라는 점에도 불구하고, 호미들의 공연은 소극적인 홍보 활동만이 펼쳐지는 한계를 보였다"며 "공연기획사 역시 한한령 상황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현지 문화콘텐츠 업체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한국의 최정상급 가수가 대규모 콘서트를 개최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어서 빨리 한한령이 해제되기를 기대하고 있지만, 한한령이 해제될 것이라는 시그널은 아직 중국 내에서 감지되고 있지 않다"고 언급했다. 호미들의 중국 우한 공연 모습 [사진=더우인 캡처] ys1744@newspim.com 2025-04-18 13:10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