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구계획 85% 완료…부채비율 400% 달성은 장담 어려워"
[뉴스핌=정경환 기자] 대한항공이 취약한 재무구조에도 불구하고 빚을 계속 늘리고 있어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대한항공 측은 상환 능력이 충분하다며 시장의 우려를 일축했다.
10일 대한항공에 따르면, 올해 7월 말 현재 회사는 재무구조 개선 계획의 약 85%를 완료했다. 목표치 3조4900억원 가운데 지금까지 2조9800억원을 확보한 것이다.
앞서 대한항공은 2013년 말 S-Oil 지분 매각, 2016년까지 항공기 13대 매각, 투자자산 및 부동산 매각 등을 통해 총 3조5000억원을 확보, 2015년까지 부채비율을 400%까지 낮추는 내용의 재무구조 개선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이후 대한항공은 올 초 S-Oil 지분 매각으로 1조9800억원을 마련했고, 항공기 3대 매각으로 700억원을 더 보탰다. 그 외 유상증자 5000억원과 세일 앤 리스 백(Sale & Lease Back) 4100억원 그리고 한진해운홀딩스 지분 매각으로 200억원을 확보했다.
이처럼 재무구조 개선 작업이 착착 진행 중이지만, 한편에선 빚이 계속 늘고 있어 시장의 우려는 좀처럼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대한항공 부채 규모는 20조5337억원으로, 부채비율이 757%에 이른다. 이 가운데 1년 내 만기가 돌아오는 단기 부채가 7862억원 규모다.
이 같은 상황에서 대한항공은 지난 6일 공시를 통해 자회사 한진인터네셔널의 유증에 참여, 2344억원을 출자키로 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같은 날 한진해운을 상대로는 2200억원 규모 대여금의 만기를 연장해줬다. 지난 6월에는 2025년까지 13조원을 들여 항공기 100대를 도입할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항공기 도입의 경우, 부채라고 보기는 힘들며 영업상 필요(노후 항공기 대체, 연료 효율성 개선 등)에 의한 것이기 때문에 대규모 투자 계획의 일부라고 보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만기가 도래한다고 해서 모두 상환하게 되는 것은 아니고 연장이 되는 경우가 많다"면서 "1분기 기준 현금보유액을 봤을 때, 상환능력은 충분하다고 본다"고 전했다.
올 1분기 말 기준 대한항공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연결기준)은 2조429억원이다.
이에 더해 최근 달러/원 환율 상승으로 93억달러(약 10조8200억원) 규모의 외화부채 부담도 확대되고 있다. 달러/원 환율은 지난 5월 이후 꾸준히 오르고 있는 바, 지난달 31일 기준 달러/원 환율은 1172.20원으로 연고점을 찍었다. 올 4월 29일의 연저점 1068.10원보다 9.7% 상승한 수치다.
이에 회사 전반적으로 재무부담이 너무 가중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와 관련 대한항공 관계자는 "차입금을 상환하면서 진행하는 사안으로 추가적인 차입금의 증가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이어 "현재 자구계획을 성실히 이행 중"이라며 "다만, 메르스나 환율 등 외부 변수가 많아 (부채비율 400%) 계획 달성을 장담하긴 어렵다"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정경환 기자 (hoa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