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화 영향 없는 반도체가 삼성 버팀목…LG는 위험 노출
[뉴스핌=김연순 기자] 중국 인민은행이 이틀간 위안화 가치를 3.5% 평가절하하면서 국내 수출기업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전자업계는 TV 등 가전제품과 스마트폰에서 중국업체의 가격경쟁력이 높아지면서 글로벌시장에서 한층 어려움 싸움이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향후 위안화 평가 절하에 따른 글로벌 환경 변화에서 자유로운 반도체부문이 삼성전자의 추가적인 실적악화를 지탱할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LG전자는 상대적으로 추가적인 실적악화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12일 중국 인민은행(PBOC)은 위안화 환율을 달러당 6.3306위안으로 고시했다. 전날 고시환율 6.2298위안보다 달러 대비 위안화 가치가 1.62% 하락한 것. 이에 따라 위안화는 이틀간 3.51% 대폭 평가절하됐다.
통상 위안화 가치가 하락하면 중국 수출품의 가격경쟁력이 높아지고 수출시장에서 중국제품과 경쟁하는 국내 기업들에겐 부담요인이다. 특히 TV 등 가전제품과 스마트폰 등을 판매하는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전자업계는 이번 중국의 위안화 절하 조치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전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TV, 냉장고, 에어콘, 휴대폰 등 이른바 세트업체는 이번 중국의 위안화 절하 조치로 글로벌 경쟁에서 악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중국 하이얼은 미국 중저가 시장에서 급격히 커지고 있고 샤오미 등 중저가 휴대폰에서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2분기 LG전자는 TV 부문 대규모 적자와 스마트폰 수익성 악화로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TV를 주로 판매하는 HE(Home Entertainment)사업본부는 영업적자 827억원을 냈고,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MC(Mobile Communications)사업본부는 영업이익 2억원을 기록했다. 삼성전자 역시 스마트폰 등 IM(IT모바일) 부문 수익성이 점점 약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결국 중저가 가전과 휴대폰의 경우 글로벌시장에서 중국업체와의 가격경쟁이 불가피하고 이는 추가적인 실적부진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황준호 대우증권 수석연구원은 "중국업체들의 가격경쟁력이 올라가는 부분과 중국으로 수출하는 부분에 대해선 부정적인데 정량화해서 어느 정도 안좋다고 얘기하기는 어렵다"면서도 "글로벌시장에서 하이앤드 제품과 중저가 제품 비중을 놓고 보면 삼성과 LG 양쪽이 비슷한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중국 경쟁업체가 없는 반도체 사업에 따라 삼성전자와 LG전자의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위안화 급락 악재에도 반도체는 삼성전자의 실적을 지켜주는 버팀목 역할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반도체사업이 없는 LG는 향후 실적에서 더더욱 고전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엔저가 급속히 진행됐을 당시 반도체 일본업체들은 원가경쟁력으로 영업력이 살아났지만 위안화 급락에도 불구 중국은 메모리업체가 미미하기 때문에 경쟁에서 영향이 없다"고 "반도체 사업이 없는 LG가 이번 위안화 절하 변수에 좀 더 취약할 수 있다"고 말했다.
황준호 연구원은 "가전과 휴대폰만 보면 양쪽(삼성,LG)에 큰 차이는 없겠지만 반도체 포지션을 보고 삼성이 좀 더 세이프하다고 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LG전자 관계자는 "가전제품의 경우 글로벌시장에서 중국기업과 제품 포지셔닝이 다르고 맞경쟁을 하는 상대는 아니기 때문에 딱히 큰 영향이 있다고 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연순 기자 (y2ki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