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성환 사장의 내부 추스르기에 노조 반발 본격화
[뉴스핌=강필성 기자] 홈플러스가 사모펀드 MBK파트너스로 매각되면서 홈플러스 내부의 갈등이 본격화되는 모양새다. 현 경영진이 MBK파트너스와 함께 새로운 홈플러스를 다짐하는 반면 노동조합은 ‘무능한 경영진의 퇴진’을 슬로건으로 내걸고 투쟁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8일 홈플러스 등에 따르면 도성환 홈플러스 사장은 지난 7일 임직원들에게 “진짜 홈플러스는 지금부터 시작입니다”라는 제목의 메일을 보냈다. 여기에서 도 사장은 최대주주 테스코가 MBK파트너스에 홈플러스를 매각했고 고용보장에 대해 약속했다는 내용이 강조했다.
도 사장은 “인수 이후 사모펀드는 새로운 투자를 통해 기업의 가치를 더 올리고자 하는 금융회사이자 전략적 투자자의 성격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새로운 형태의 회사”라며 “MBK는 홈플러스를 인수하면서 새로운 투자를 통한 성장에 무게를 두고 있음을 확실히 밝힌 바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그동안 회사의 공식적인 입장 표명이 없어서 많이 속상하고, 회사의 미래와 고용 안정에 불안해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하지만 아무것도 확실하지 않고 결정되지 않은 내용을 여러분에게 말씀드릴 경우 초래될 수 있는 혼란이 더 클 수 있다는 우려와 걱정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MBK파트너스의 인수를 통해 기존 테스코의 산하에 있을 때보다 과감한 투자로 기업 가치를 높여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에 위치한 홈플러스 본사의 모습. <이형석 사진기자> |
노조 측이 이처럼 강경한 입장을 보이는 것은 최근 매각과정의 불신이 주효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매각추진 자체가 확정된 사실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고가매각을 위해 테스코와 홈플러스 경영진이 비밀을 고수했다는 해석이다.
노조는 이어 “이 화법대로라면 ‘구조조정이 불가피한데 공개하면 직원들이 혼란스러워 할 것 같아서 비밀로 추진했다는 것을 양해해주십시오’라는 말을 1~2년 후에 또 듣게 될 것”이라며 “진짜 홈플러스의 시작은 도성환 사장 포함한 경영진의 퇴진으로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의 갈등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노조는 이날 오후 홈플러스 서울 역삼동 사옥 앞에서 테스코 및 현 경영진에 대한 규탄결의를 가질 예정이다.
[뉴스핌 Newspim] 강필성 기자 (feel@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