닛케이지수 1만7000선 붕괴…항셍지수 2년래 최저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글로벌 주식시장을 사방에서 짓누르는 악재들이 잇따르면서 29일 아시아 주식시장이 2%~4% 급락세를 연출했다.
중국의 경기 둔화 우려,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상 전망, 글로벌 기업 실적 악화 불안 등 거시적 부담 요인들은 간밤 뉴욕 및 유럽 증시에 이어 아시아 주식시장도 빠르게 끌어 내렸다.
지난주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폭리 규제 신호탄을 쏘아 올린 뒤 미국 민주당이 제약업체 발리안트 파마에 대해 소환장 발부를 추진하는 등 규제 압박 수위를 높이면서 바이오 관련주들이 폭락한 것도 투심 악화를 부추겼다.
싱가포르 소재 IG소속 시장 전략가 버나드 오는 "간밤 투심을 짓누른 악재들이 이어졌고 윌리엄 더들리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 등이 연내 금리 인상을 강조한 점도 부담이 됐다"고 말했다.
닛케이225주가지수 전광판 <출처=닛케이닷컴> |
토픽스지수는 전날보다 63.15포인트, 4.39% 떨어진 1375.52로 8개월래 최저치를 기록한 채 장을 마감했다.
이날 일본 벌크선사인 다이이치주오의 파산보호신청 보도가 나오면서 관련 업체들이 직격타를 맞았다. 지난 4년 연속 손실을 기록한 다이이치주오의 채무는 1200억엔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올해는 손실 규모가 1억엔을 넘길 위기에 처하면서 결국 파산보호신청을 하게 된 것이다.
다이치추오의 최대 주주인 미쓰이 OSK라인스는 이날 8% 넘게 떨어졌고, 세계 3대 벌크선 운항선사인 니폰유센은 7% 이상, 가와사키 키센 카이샤도 5% 넘게 각각 하락했다.
닛케이지수에 편입된 고베철강은 중국 판매 둔화로 연 순익 전망을 절반으로 축소한 탓에 주가가 11% 넘게 폭락했다.
중국과 홍콩 증시도 글로벌 매도 행렬에 동참했다.
글로벌 수요 부진 우려에 금속과 원유 등 상품가격이 하락하면서 상품 관련 업종들이 약세를 주도했다.
상하이지수는 전날보다 62.62포인트, 2.02% 떨어진 3038.14로 마감됐다. 상하이와 선전의 주요 종목으로 구성된 CSI300지수는 1.97% 내린 3178.85를 기록했다.
선전성분지수도 165.63포인트, 1.64% 하락한 9949.92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급등했던 창업판지수는 23/69포인트, 1.12% 내린 2098.57을 나타냈다. 장중 한 때 상승 반전했다가 다시 반락, 낙폭을 확대했지만 낙폭이 상대적으로 제한적이었다.
2015년9월29일 중국 홍콩 주요지수 동향 <출쳐=각 거래소> |
우리시각 오후 4시20분 현재 항셍지수는 전 거래일 종가보다 629.83포인트, 2.97% 내린 2만556.48포인트에 거래되고 있다. 중국 본토 대형주로 구성된 H지수는 292.73포인트, 3.08% 급락한 9219.53를 기록 중이다. H지수도 장 초반 9100선을 무너뜨리는 약세 이후 낙폭이 약간 줄어든 모습이다.
UOB케이히안 이사 스티븐 룽은 "투자자들이 중국의 경기 둔화를 우려하고 있지만 가장 큰 리스크는 글로벌 침체"라며 "일본도 경제가 안 좋고 유럽 역시 상황이 나쁜 것은 매한가지"라고 말했다.
이날 대만 증시는 슈퍼태풍 두쥐안 영향으로 휴장했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기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