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공육 천국, 중국 식품업계 대형 악재에 초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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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뉴스핌 홍우리 특파원] 햄·소시지 등 가공육이 암을 유발한다는 세계보건기구(WHO) 연구 보고서에 중국 관련 업계들이 긴장하고 있다. 과잉공급 등으로 업계가 어려움에 처해 있는 가운데 설상가상으로 WHO가 가공육을 1급 발암물질로 분류했다는 소식까지 전해지면서 그 충격이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솽후이파잔(雙匯發展, 000895.SZ) 등 다수 육가공 테마주에도 악재가 될 것이란 분석이다.
◆ 식생활 변화 촉발…업계 충격 불가피
가공육의 발암물질 분류 소식에 전세계가 충격에 빠진 가운데, 중국에서도 가공육 발암 가능성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육류 소비량과 함께 돼지고기 등 가공육 소비량이 급증하면서 세계 최대 가공육 시장으로 부상한 중국이지만, WHO의 이번 연구발표가 중국 관련 업계의 성장에 제동을 걸 것으로 전망된다.
소득 수준 제고와 함께 먹거리에 대한 요구수준도 높아지면서 최근 중국에서는 육류 소비가 급증했고, 육류 소비 증가에 힘입어 중국 육류가공업계 발전 전망도 상당히 긍정적이었다.
솽후이파잔·위룬스핀(雨潤食品, 01068.HK)·룽다러우스(龍大肉食, 002726.SZ) 육가공 대기업이 탄생한 것도 지난 30년간 육류 소비량이 빠르게 늘어난 결과라고 중국 제일재경일보(第一財經日報)는 지적했다.
제일재경일보가 인용한 데이터에 따르면, 중국의 돼지고기 가공제품 소비량은 2008년의 595만t에서 2013년 832만t으로 연평균 6.94%씩 증가했다. 또한 2013년부터는 돼지고기 가공제품 소비량이 연평균 약 7.44%씩 늘어나면서 2018년 약 1191만t에 달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 바 있다.
중국 산업연구기관인 중투고문(中投顧問)의 식품업계 연구원 샹젠쥔(向楗軍)은 WHO 연구보고서가 중국 돼지고기제품 소비를 억제하고, 소비자의 식생활 변화를 촉진하면서 육가공 업계가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설명한다.
특히 돼지고기류 가공기업이 최대 피해자가 될 것이라며, 돼지고기 가공업체들이 향후 다른 육류 가공업에 눈을 돌릴 것이라고 샹줸진은 덧붙였다.
닭고기와 소고기·양고기 등 육류 제품이 돼지고기 소비를 대체할 것이고, 채소류 소비가 늘어나는 등 식생활에도 변화가 발생하면서 돼지고기 가격 변동도 예상되고 있다.
가공육에 대한 우려는 증시에서도 나타났다. WHO가 가공육의 위험성을 공개한 27일, 솽후이파잔과 위룬스핀, 룽다러우, 탕런스(唐人神, 002567.SZ) 등 테마주 주가가 일제히 하락했고, 28일에도 하락세가 이어졌다.
최대 하락폭이 3%로, 당초의 우려보다는 양호하지만 일각에서는 이 것이 금리와 지급준비율 인하 영향 때문으로, 시간이 지나면서 하락폭이 커지거나 하락세가 장기화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 육가공업계 수익 둔화 가시화
WHO의 발표가 중국에서 더 큰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은 중국 육가공업계가 이미 내리막길에 진입했다는 관측 때문이다. 지난 30년간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 오고, 육류가공업이 유망업종으로 점쳐지기도 했지만, 실제로는 업계 기업 수익이 감소하고 있는 상황이고, 여기에 더해 WHO의 ‘헤비급’ 악재까지 터졌다는 것이다.
중국 국내기업의 과잉생산에 더해 수입산 가공육까지 물밀듯이 밀려오면서 업계의 수익성이 악화하고 있다.
중국 최대 육류가공기업인 솽후이파잔의 경우, 올해 상반기 영업수익은 동기대비 3.27% 줄어든 203억5400만 위안을 기록했고, 순이익은 동기대비 9.07% 감소한 26억3800만 위안에 그쳤다.
상반기 생산한 육류가공제품은 75만5300t으로 동기대비 4.5% 감소했고, 돼지 도축 수는 620만4500마리로 동기대비 19.1% 줄어들었다.
육류가공기업으로 상장사인 위룬스핀 또한 올해 상반기 최초로 적자를 기록했다. 상반기 영업수익은 95억8400만 HKD로 동기대비 6% 증가했지만, 순이익은 7억2400만HKD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샹젠쥔이 제공한 데이터에 따르면, 2014년 말 기준 중국 내 일정규모 이상 도축 및 육류 가공기업 중 9.3%가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 대비 0.39%p 증가한 것이다. 올해 상반기 규모 이상 기업의 생돼지 도축량은 동기대비 10.3% 감소했다.
샹젠쥔은 “이번 소식의 여파가 육류산업체인 전 단계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소비구조가 달라지고 식생활 중 돼지고기 비중이 줄어들면 물가상승률에서 돼지고기의 가중평균치도 감소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이번 소식의 글로벌 돼지고기 소비 감소를 유발, 돼지고기 수출입 규모도 줄어들면서 세계 돼지고기 가격이 떨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홍우리 기자 (hongwoor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