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1월 8% 그쳐..신형 스파크 등 신차 마케팅 실패
[뉴스핌=김기락 기자] 한국지엠의 올해 내수 10% 달성이 ‘공염불’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한국지엠 전(前) 사장인 세르지오 호샤 사장이 올해 10종의 신차 출시를 통해 점유율 10%를 달성하겠다고 공언해왔으나 신차 10종도, 판매량도 모자라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지난 10월 말 새 사장으로 부임한 제임스 김 사장이 실적 압박에 처하게 됐다. 전 호샤 사장의 호언으로 인해 현 김 사장이 책임을 져야할 판이다.
16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올들어 11월까지 한국지엠은 국내에서 14만117대를 판매, 내수 점유율 8.0%로 잠정 집계됐다. 현대차와 기아차에 이어 내수 3위를 유지하고 있으나 45% 내수 성장률을 나타낸 쌍용차와 격차가 줄어든 것이다.
같은 기간 국내 완성차 내수 판매량은 141만3295대로, 지난해 동기대비 8% 늘어났다. 월평균 12만8481대씩 판매됐다. 이 추세라면 155만~160만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지엠은 2008년 이후 내수 시장에서 8~9% 점유율을 맴돌고 있다. 호샤 전 사장은 올해 신차 10종 출시를 통해 점유율 10% 달성을 확신해왔으나 결국 불가능한 상황에 놓인 것이다.
한국지엠의 올해 신차는 상반기 출시한 쉐보레 2015 크루즈를 비롯해 신형 스파크와 준대형차 임팔라 3종뿐이기 때문이다. 하반기에는 크루즈, 아베오, 트랙스, 올란도에 블랙 외장색상을 입혀 ‘블랙 에디션’이라는 이름으로 재출시했다.
이와 함께 강화된 배출가스 규제인 유로6 기준을 맞춘 디젤 엔진 변경 모델 2~3종을 선보이며 신차라고 강조해왔다.
신형 스파크는 신차임에도 불구, 제 역할을 발휘하지 못했다. 출시 후 지난 8월 7000대 판매돼 기아차 모닝을 제쳤지만, 다시 9월부터 모닝에게 경차 1위 자리를 빼앗겼기 때문이다.
기아차는 모닝 구매 시 80만원 할인 및 김치냉장고 등 공세 강도를 높이자 스파크는 뒷걸음질쳤다. 스파크는 지난달에도 4700대 판매에 머문 반면, 모닝은 8222대가 팔려나갔다.
임팔라도 하반기 사전계약대수 1만여대를 넘으며 흥행한 듯 했지만, 미국에서 공급 지연 탓에 좋다, 말았다. 10월 1900대 공급에 이어 지난달 1072대가 국내에 들어왔다. 호샤 전 사장이 판매 계획 및 물량 공급에 실패한 탓이다.
세르지오 호샤 전 한국지엠 사장(왼쪽), 제임스 김 현 한국지엠 사장<사진=한국지엠> |
관련 업계에서는 신차와 신차에 준하는 모델을 구분하지 않은 채, ‘신차 10종 출시’만을 내세운 호샤 사장에게 일정 부분 책임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동시에 내수 점유율 10% 달성도 회의적인 시각이다. 내년 신차는 말리부와 볼트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2종 뿐이어서 실적 회복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한해 신차 10종 출시는 애초부터 말이 되지 않는 꼼수에 불과했다”며 “눈속임에 불과한 신차 전략으로 인해 오히려 신형 스파크 등 ‘진짜’ 신차가 제 역할을 못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제임스 김 사장은 이달 말일까지 호샤 사장으로부터 업무 인수인계를 받고, 내년 1월1일부터 한국지엠 사장을 맡게될 예정이다. 호샤 전 사장은 사장에서 물러나지만 한국지엠 회장을 이번에 새로 맡았다.
[뉴스핌 Newspim] 김기락 기자 (people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