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첫 호남후보 당선 여부 주목…성장·개혁 추진 예고
[세종=뉴스핌 최영수 기자] 농업협동조합들의 연합체인 농협중앙회 신임 회장이 오는 12일 대의원 조합장들의 투표로 선출된다.
새 회장은 향후 4년간 8만여 명의 임직원을 통솔하고 농협중앙회 산하 각종 계열사 대표 인선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게 된다. 특히 농민 234만명을 대표하는 자리인 만큼 금융권은 물론 정치권 역시 이번 농협중앙회장 선거에 주목하고 있다.
11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농협중앙회에 따르면 농협중앙회장 선거에는 6명의 후보자가 등록했다. 이번 선거는 292명의 대의원이 참여하며 1차 투표에서 과반수 득표자가 없을 경우 1,2위 득표자를 대상으로 결선투표가 진행된다.
농협중앙회장 선거 후보자들이 지난해 11월4일 경기도 과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공명선거를 다짐하고 있다. 왼쪽부터 하규호, 최덕규, 김병원, 박준식, 김해권, 이성희 후보자.<사진=뉴시스> |
기호순으로 경기 출신의 이성희 전 낙생농협 조합장(67), 경남 출신 최덕규 합천가야농협 조합장(66), 경북 출신 하규호 경북농업경영인조합장협의회장(58), 서울 출신 박준식 농협중앙회 상생협력위원회 위원장(76), 경남 출신 김순재 전 동읍농협 조합장(50), 전남 출신 김병원 전 농협양곡 대표이사(63) 등 모두 6명이다(사진 참고). 출신 지역별로는 영남권이 3명으로 가장 많고, 수도권 2명, 호남권 1명이다.
선거를 하루 앞둔 현재 김병원, 이성희, 최덕규 세 후보 간에 치열한 3파전 양상을 띠고 있다. 대의원들의 막판 표심을 좌우할 변수로 '영남 독식' 견제론이 급부상하면서 비영남 후보의 선전이 예상된다.
실제로 여론조사기관 디오피니언에 의뢰한 '농협중앙회장 적합도' 조사(대의원 114명 응답)에 따르면 김병원 후보가 41.7%로 1위를 차지했고, 이성희(27.8%), 최덕규(26.4%) 순으로 조사됐다.
이번 선거는 사상 처음으로 호남출신 후보가 당선될 지 여부가 주목되고 있다. 정부 임명직이었던 농협회장 자리가 선출직으로 바뀐 이후 네 번의 선거가 치러졌다. 한호선 초대 회장이 강원 출신이었고, 원철희 2대 회장이 충청출신, 이후 3대(정대근)와 4대(최원병)가 모두 영남출신이었다.
특히 최근 영남지역 출신이 두 차례 연속 회장직을 석권하면서 '영남 독식' 견제론이 급부상하고 있는 분위기다. 특정지역의 장기집권은 농업계 전체의 발전을 위해서 바람직하지 않다는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대의원 비율을 따져볼 때 영남이 32%, 호남 21%, 경기 16% 등을 차지하고 있지만 결국 결선투표에서 충청권 대의원들의 선택이 향방을 가를 것으로 전망된다.
때문에 자연스럽게 비영남 선두주자인 김병원(전남)·이성희(경기) 두 후보에게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김 후보는 이번이 3번째 도전으로 8년전 첫 출마 당시 1차 투표에서 1위를 차지했으나 결선투표에서 2위로 올라온 최원병 회장에게 역전패당한 아픔이 있다.
이성희 후보의 경우 지난 7년간 감사위원장으로서 농협을 이끌었던 장본인이다. 때문에 '지도부 교체'를 요구하는 농협 노조의 비판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게 사실이다.
한 대의원 조합장은 "특정지역에서 회장직을 독식하는 것은 농업계 전체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바람직하지 않은 일"이라면서 "지역보다는 공약을 중심으로 차별화된 인물이 선출되는 게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농업 개방에 대한 요구가 더욱 거세지는 가운데 향후 4년간 '농민 대통령'으로서 농업 개혁을 주도할 인물로 누가 선출될 지 귀추가 주목된다.
[뉴스핌 Newspim] 최영수 기자 (drea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