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 등 참여 움직임..현대차, 현대중공업 등은 관망
[뉴스핌=조인영 기자] 정부가 발표한 저성과자 해고, 취업규칙 변경 요건 완화 등 2대지침에 대해 양대 노조가 총파업을 예고한 가운데 대기업 노조가 총파업 동참을 저울질하고 있다.
23일 오후 서울 중구 시청 서울광장에서 열린 ‘노동개악 저지, 민주노총 총파업 선포 결의대회가 열렸다. <사진=뉴시스> |
25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은 이날 정오부터 정부의 양대지침에 반대하는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했다.
앞서 민주노총은 전날 비상 중앙집행위원회를 열고 오늘부터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한다는 지침을 확정해 소속 가맹·산하조직에 전달했다.
민주노총 측은 "일방적 행정독재이자, 상시적 쉬운 해고와 취업규칙 개악을 노린 노동재앙"이라며 25일부터 총파업이 끝날 때까지 매일 집회를 열기로 했다. 이어 26일 중앙위원회를 개최한 뒤 27일부터 금속노조를 주축으로 총파업에 돌입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민노총에 가입한 대기업 노조들은 속속 총파업에 동참하거나 참여를 검토중이다. 상위노조가 없는 개별기업 노조 역시 정부의 방침에 반발하고 있다.
현대제철 노조는 이번 파업에 동참할 전망이다. 현대제철 노조 관계자는 "오늘 긴급회의를 통해 참여 여부를 결정하겠다"며 "이번 회의서 민노총의 지침 수행방안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중공업은 상급 노조는 없지만 정부의 입장에 반대하고 있다. 현대중공업 노조 관계자는 정부의 지침에 대해 "현장의 여건을 고려하지 않은 일방적인 처사"라며 "양대지침에 수용할 수 없으며 거부할 것"이라고 맞섰다. 파업 참여 여부에 대해서는 "오늘 중 전체 회의를 통해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대우조선은 민노총 소속이지만 지난해 말 채권단 요구로 회사가 정상화될 때까지 파업을 자제하기로 한 상황이다.
민주노총 금속노조의 최대 사업장인 현대자동차 노조는 아직까지 움직임이 없는 상태다. 민주노총에서 하달한 지침에 따라 파업 진행 수순이 예고됐으나 대의원 선출이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다만 노조는 이날 오후 2시부터 임시대의원대회를 열고, 선거를 진행할 방침이어서 이 자리에서 파업 여부를 정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노총은 오늘 오후 회의를 열고 투쟁지침을 확정할 예정으로, 조만간 소속 단체들의 참여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SKT, KT, LGU+ 등 통신사를 비롯해 SK이노베이션, S-Oil 등 정유사들도 한노총에 소속돼 있다.
한국노총은 오늘 회원조합 대표자 회의 및 시·도 지역본부 의장회의를 열고 향후 투쟁계획을 논의한 뒤, 29일 서울역에서 '2대 지침 폐기와 노동시장구조개악 저지를 위한 전국단위노조 대표자 및 상근간부 결의대회'를 갖는다.
한노총에서 총파업을 결의하면 1998년 이후 18년 만에 양대노총이 공동으로 파업에 돌입하게 된다.
이에 대해 정부는 민노총의 총파업을 불법으로 규정하고 엄정한 책임을 묻겠다는 방침이어서 노·정간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김현웅 법무부 장관은 24일 대국민 담화를 통해 "정부 정책에 반대하기 위해 법률에 규정된 절차를 준수하지 않고 민노총이 총파업에 돌입한다면 이는 불법 파업에 해당한다"며 엄정 대처 의사를 밝혔다.
이어 "민노총이 불법 파업을 강행한다면 정부는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그 책임을 추궁할 것"이라고 재차 경고했다.
[뉴스핌 Newspim] 조인영 기자 (ciy81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