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4Q '영웅' 매출 반등…게임 개발업체 M&A도 고려
[뉴스핌=우수연 기자] "올해 상반기부터 신작 게임이 잇따라 출시되면 해외 매출이 잡히기 시작합니다. 내년까지 해외매출 비중을 70%까지 늘릴겁니다. 2년동안 결코 불가능한 숫자가 아닙니다."
백승훈 썸에이지 대표는 2일 뉴스핌과의 인터뷰에서 해외시장 진출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백 대표는 '국민 총싸움 게임' 서든어택 개발을 총괄했던 인물이다. 당시 개발에 참여했던 인력들을 모았고, 2013년 썸에이지를 설립했다. 이어 모바일 게임 '영웅 for Kakao(이하 영웅)'로 흥행 질주를 이어가고 있다.
썸에이지는 올해 상반기와 내년 출시 예정인 신작 게임 두 편을 준비하고 있다. 글로벌 유저들의 취향에 맞춘 그래픽과 업데이트 막바지 작업에 한창이다.
썸에이지 백승훈 대표이사 <사진=김학선 사진기자> |
◆ 해외 타겟 신작 줄줄이 대기…"해외진출, 자신있다"
올해 상반기 출시 예정인 전략 SF(공상과학)게임 '아크(ARK)'는 철저히 글로벌 유저들의 취향을 파악해 만든 게임이다. 아시아 유저들은 애니매이션적인 요소가 가미된 그래픽을 선호하는 반면, 유럽이나 북미 유저들은 지극히 사실적인 게임에 열광한다. 백 대표는 "유럽과 북미쪽 시장에서는 TOP 10개 게임 중 5개는 전략 게임일 정도로 해당 장르 인기가 많다"며 "해외 진출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그래픽 디자인도 글로벌 시장에 맞는 컨셉으로 수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작업 중인 프로젝트는 '배트맨·슈퍼맨' 등 DC코믹스의 캐릭터들이 나오는 RPG(역할수행게임)이다. 썸에이지는 이를 위해 미국 워너브라더스인터렉티브엔터테인먼트와 라이센스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그는 "DC코믹스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캐릭터들을 다수 보유하고 있어 이를 게임화 한다면 어느정도 성공이 보장된 셈"이라며 "내년초 출시를 준비하고 있으며, SNS를 활용한 글로벌 시장 마케팅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썸에이지는 올해 매출액을 500억원 수준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가운데 해외 매출이 420억원(82%)으로 추정된다. '영웅'이 해외 시장을 공략하고 '아크'의 해외출시도 본격화된다는 가정하다. 내년에는 '영웅'의 국내 비중을 줄이는 대신, DC코믹스 RPG 게임이 매출 성장을 견인할 전망이다.
◆ 작년 4Q '영웅' 매출 반등…IPO 이후 M&A도 고려
다만 이제까지 성장을 이끌어왔던 '영웅'의 실적이 최근 주춤하고 있다. 영웅의 월별 국내 매출은 지난 3월 14억8900만원까지 치솟았으나 9월에는 4억4800만원까지 떨어졌다.
이 때문에 백 대표는 포화 상태인 국내 시장을 넘어 '영웅'의 해외시장 개척에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꾸준한 업데이트를 통해 국내 유저들의 만족도 유지하겠다는 복안도 내놨다.
그는 "모바일 게임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영웅의 실적이 점차 줄어드는 것은 사실"이라며 "다만 작년 4분기에 대규모 업데이트를 통해 3분기까지 서서히 줄던 매출도 4분기 들어 반등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작년 9월 대만에서 '영웅'의 글로벌 서비스가 시작됐다. 12월 중순에는 일본, 이달에는 태국 시장에서도 선보일 예정이다. 그는 "글로벌 시장은 서비스 이후 6개월은 지나야 의미있는 결과를 볼 수 있다"며 "유저들의 성향을 파악하고 국가별로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썸에이지는 스팩과 합병을 통한 코스닥 상장에 본격 도전한다. 썸에이지와 케이비6호스팩은 지난해 합병을 시도했으나 시장 사황이 악화되면서 일정을 연기한 바 있다. 이번엔 기업가치를 기존의 2205억원에서 1278억원으로 대폭 낮추고 투자매력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백 대표는 이번 스팩 상장 공모 자금의 대부분을 게임 개발에 투자할 예정이다. 아울러 뜻이 맞는 게임 개발회사가 있다면 인수합병(M&A)도 적극 고려하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이번 스팩 합병 비율은 1대 5.571이며 합병 승인을 위한 주주총회는 오는 3월 9일 열린다. 합병 기일은 4월 12일, 신주는 같은 달 29일 상장될 예정이다.
◆ "게임으로 쌓인 스트레스는 게임으로 풉니다"
썸에이지 백승훈 대표이사 <사진=김학선 사진기자> |
백 대표는 지난 1997년 창업으로 게임 개발업계에 발을 들였다. 거듭되는 실패 속에서 개발을 포기하는 수많은 동료들을 지켜봤다. 업황 부침으로 여러군데 회사를 옮기면서도 그는 '개발자' 직함을 놓지 않았다.
지금도 그는 CEO보다는 개발자 역할이 더 익숙하단다. 평소엔 과묵한 그가 게임 관련 이야기만 하면 얼굴이 바로 밝아지며 웃음기가 돈다. 여가 시간에도 바빠서 하지 못했던 게임들을 해보면서 스트레스를 풀 정도다.
그는 "정말 해보고 싶은 게임을 하면 스트레스가 풀린다"며 "빠르게 바뀌는 시장도 파악해볼 겸 해외에서 유행하거나 눈여겨봤던 타사 게임을 자주 해본다"고 말했다.
최근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중국 업체들이 기술 성장을 보이면서 해외시장 경쟁이 더욱 치열해진 점도 그에겐 새로운 고민이다.
그는 "그동안 중국을 시장으로 바라봤지만 이제는 중국이 경쟁자로 떠올라 한국 개발사들을 위협하고 있다"며 "이번 상장으로 개발에 적극 투자해 해외 시장 진출의 새로운 발판으로 삼고자 한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우수연 기자 (yes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