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 활성화 통한 주가 제고·주주환원…투자자 세금도 피해"
[뉴스핌=우수연 기자] 바이오 벤처기업 제넥신이 100% 무상증자를 결정해 업계의 이목을 끌고있다. 바이오·제약회사의 무상증자는 흔히 볼 수 있는 일이지만, 이번 증자는 비율이 100%로 상당히 높다는 점에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지난 17일 제넥신은 주당 신주 1주를 배정하는 100% 무상증자를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이번 증자로 발행 주식 총수는 기존(904만4720주)의 두 배인 1808만9440주로 늘어난다. 신주배정 기준일은 오는 3월 3일이며, 상장예정일은 3월 24일이다.
제넥신 관계자는 "주식 유동성 개선 목적과 주주 존중 정책의 일환으로 100% 무상증자를 결정하게됐다"고 설명했다.
연초 이후 바이오 벤처·제약사의 무상증자 비율을 보면 모두 대부분 2~5% 내외다. 그나마 최근 벤처바이오 기업인 메디아나가 높은 비율(20%)의 무상증자를 단행한 바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이번 무상증자를 주식 유동성 확보로 주가를 제고하려는 의도로 보고 있다. 또 자본잉여금이 워낙 많이 쌓여있었으므로 주주이익 환원 정책으로 충분히 100%의 무상증자를 할 수 있는 여력이 있었다는 분석이다.
배당의 개념으로 매년 무상증자를 하는 여타 제약업체들과는 달리, 이번 제넥신의 증자는 자본잉여금 축적에 따른 일회성 이벤트이기 때문에 증자 비율이 높게 책정됐다는 설명도 나온다.
김태희 현대증권 연구원은 "다른 바이오·제약회사들의 매년 0.05주 내외 무상증자는 배당의 개념으로 보면 된다"며 "반면 이번 제넥신 같은 경우는 주주 이익 환원정책에 따른 특별한 이벤트 정도로 보고있다"고 말했다.
신주가 발행되면 45억2236만원 규모의 잉여금이 재무제표상 자본금으로 옮겨간다. 다만, 주식발행초과금(자본잉여금)이 자본금 계정으로 넘어가는 것일 뿐 전체적인 자기자본에는 변함이 없다.
주식발행초과금은 주식 발행가액이 액면가액을 초과하는 금액으로, 기업의 미래 수익에 대한 전망이 밝을 때 발생한다. 향후 신약개발 기술 수출 등 미래의 현금창출을 보고 투자를 받는 바이오벤처들은 이익잉여금보다 주식발행초과금이 많이 쌓인다.
제넥신은 작년 3분기 기준 1382억6700만원 규모의 주식발행초과금을 보유하고 있다. 같은 기간 자본금은 43억9300만원으로 무상증자 여력이 3000%가 넘는 셈이다.
투자자 입장에서도 무상증자로 세금 절감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주식 배당은 배당소득세를 내야하지만 자본잉여금을 재원으로 하는 무상증자로 받은 주식에 대해서는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
또한 1:1 무상증자로 발행 주식 수가 두 배로 늘면 주식 유동성이 풍부해진다. 따라서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계산도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제넥신 주가는 무상증자 결정 발표 직전 3일동안 12% 상승했다. 19일 종가 기준, 9만6800원 수준에 머물고 있다.
증자가 단행되면 현재 9만7000원 수준의 주가는 권리락으로 인해 절반으로 떨어진다. 그렇게 되면 거래 단위가 작아진 만큼 주식을 사고 팔기는 쉬워진다는 해석이다.
한 증권사의 스몰캡 연구원은 "기존에 비싸보이던 주가가 무상증자로 가격이 반으로 떨어지니 사고팔기가 쉬워졌다는 생각을 하게될 것"이라며 "실제 보유한 자산의 총 가치는 변함이 없지만 일종의 착시효과에 의해 (거래) 유동성이 풍부해지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우수연 기자 (yes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