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당국, 자금유출 막기 위해 물밑 압박"
[뉴스핌=김성수 기자] 중국 인민은행(PBOC)이 위안화 가치 방어를 위해 외환시장에 보이지 않는 개입을 단행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다이와증권 분석가들이 주장했다.
<사진=블룸버그통신> |
다이와증권의 케빈 라이 연구원은 9일 블룸버그통신과 인터뷰에서 인민은행이 시중은행으로부터 외화를 사들이고 선물시장 개입을 통해 위안화 가치를 끌어올렸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또 인민은행이 중국 국부펀드에 해외 자산을 매각하라고 주문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라이 연구원은 이러한 추정을 뒷받침하는 실증적 증거는 없지만 "논리적 추론(logical deduction)"에 따라 이러한 결론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세계 최대 외환보유국인 중국은 지난달 외환보유액이 3조2000억달러로 286억달러 감소했다. 이번 감소 폭은 작년 6월 후 최저 수준으로, 전문가들이 예상한 409억달러 감소를 밑도는 수준이다.
또 작년 12월에 사상 최대 감소폭을 기록했던 1080억달러 감소에서도 약 4분의 1로 줄어든 결과이기도 하다. 당시 중국 통화당국은 자본유출 압력이 커지자 이에 대응하기 위해 시장에 대대적인 개입을 단행했다.
다만 인민은행의 외환보유액 감소가 자금유출의 한 단면이라고 투자자들 사이에 인식되자, 인민은행이 외환보유액을 직접 방출하지 않는 선에서 개입하는 쪽으로 노선을 변경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관측됐다.
앞서 월트리트저널(WSJ)은 소식통을 인용, 최근 몇달 새 중국 당국이 개인의 외환 매수세를 모니터할 수 있는 새로운 시스템을 도입했으며 은행들에 외환 거래 규모를 줄일 것을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이 같은 조치는 서면을 통해 공식적으로 이뤄지기 보다는 물밑에서 압박을 주는 형태로 진행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다이와의 라이 연구원은 "중국 외환보유액은 모든 사람들이 주시하는 지표기 때문에 중국 정부에서도 이를 긍정적인 수치로 내보이는 것이 중요하다"며 "그렇지 않으면 시장에서 당장 패닉이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외환보유액은 작년 한 해 동안 5126억6000만달러 축소되면서 사상 최대 감소폭을 기록한 바 있다. 이와 관련, 이강 인민은행 부총재는 중국 기업들이 외화 부채를 상환하고 해외 자산을 사들이면서 외환보유액이 축소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골드만삭스는 중국의 공식 외환보유액 수치는 인민은행 외 다른 기관들이 흡수한 자금 내역을 보여주지 못해 포괄적인 정보를 담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중국 외환보유액 변화 추이 <출처=트레이딩이코노믹스, 블룸버그> |
[뉴스핌 Newspim] 김성수 기자 (sungs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