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금융위기 겪으며 대형사↓ 중소형사↑
[뉴스핌=조인영 기자] 해운업계가 장기 불황 속에도 숫자는 더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2016년 3월 현재 국내 해운업계는 185개의 외항화물선사(선주협회 정회원 기준)가 영업중이다. 10년 전인 2005년(64개) 보다 3배 가까이 증가한 수치다.
사진과 내용은 관계없음. <사진=현대상선> |
해운사는 2000년대 중반부터 호황기를 맞으면서 그 수가 점진적으로 증가하기 시작했다. 2005년 64개사였던 해운사는 2006년 92개사로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2008년 금융위기를 맞으면서 문을 닫는 해운사들이 속속 등장했으나 전체 숫자는 오히려 늘어났다. 문 닫는 곳 보다 개점한 해운사들이 더 많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2007년 129개이던 해운사는 2008년엔 164개로 늘었고 2014년엔 역대 최고치인 194개를 기록했다. 현재 해운사 수는 2014년 보다 9개 줄어든 185개다.
늘어난 해운사들은 대부분이 중소형사였다. 한진해운, 현대상선 등 상위 10개 선사의 선복량 비중이 2009년 73.3%에서 2016년 2월 현재 71.6%로 낮아진 반면 중소형사들은 그만큼 많아졌다.
선복량이란 선복(ship's space)의 총량으로 적재능력을 나타내며 해상운송시장에서 해운용역이 공급량을 표시하는 지표 중 하나로 사용된다. 일반화물선은 GT 또는 DWT, 컨테이너선은 TEU가 주로 사용된다.
해운사는 보유 선박에 대한 금융비용을 지불하기 어렵거나 용선료를 감당하기 힘든 경우, 통상 배를 매각해 손실을 줄인다.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해운사로서는 배라도 팔아 자금을 마련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 때 소규모 단위로 선박을 사들인 선주들이 하나 둘씩 늘어나면서 전체 해운사 수도 늘어나게 됐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2008년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중견선사들이 보유 선박을 쪼개 팔기 시작하면서 1~2척을 소유한 신규 해운사들이 늘어났다"며 "1인 사업을 하는 업체도 더러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선주협회 정회원 자격은 외항선박을 소유하고 있는 자로, 외항운송사업을 영위해야 한다. 외항운송사업을 하기 위해선 총톤수 합계 1만톤, 자본금 10억원 이상이어야 하므로,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선박을 보유해도 해운 사업을 영위할 수 있다.
한편, 해운업계는 해운업황 악화가 장기화되면서 해운업체도 그만큼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화물 물동량을 나타내는 벌크선 운임지수(BDI)는 10일 기준 384포인트로 지난해 평균인 1511포인트 보다 3배 이상 급락한 상태다. 중국발 컨테이너운임지수인 CCFI는 735.7포인트, 상해발 운임지수인 SCFI는 433.5포인트로 지난해에 이어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다.
[뉴스핌 Newspim] 조인영 기자 (ciy81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