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 앞두고 정치권 제동이 관건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지난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중국의 대미 투자가 올해 두 배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양국의 정치적 마찰이 끊이지 않는 데다 민간 투자에 대한 정부 측의 감독이 강화되고 있지만 중국 자본이 미국에 홍수를 이룰 것이라는 관측이다.
12일(현지시각) 미중관계전국위원회(NCUSCR)와 외국인 직접투자를 조사하는 리서치 업체 로디움 그룹에 따르면 최근 수년간 중국의 해외 투자가 신흥국에서 선진국으로 방향을 돌렸고, 이 같은 추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올해 대미 투자가 지난해에 비해 두 배 급증할 전망이다.
중국 위안화 <출처=블룸버그통신> |
2015년 중국의 미국 투자는 150억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로디움 그룹은 올해 투자액이 300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금까지 발표된 기업 인수합병(M&A) 및 자산 매입 계획을 감안할 때 이 같은 추정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중국 기업이 단행한 미국 투자는 100건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중국의 거침없는 행보는 대미 관계의 변화를 반영하는 동시에 전세계 양대 경제국에 대한 시험대로 해석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미국에서 활동중인 중국 기업이 1900개를 넘어섰고, 이들 기업의 채용 규모가 9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미국 정부 측이 중국의 ‘입질’에 날을 세우고 있어 급증하는 투자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미국 지역 정부가 중국의 투자 유치를 위해 안간힘을 쓰는 데 반해 오바마 행정부는 국가 안보와 독과점 등을 이유로 중국의 대어급 투자에 반갑지 않은 입장을 취하고 있다.
중국 투자자들의 시카고증권거래소 인수 움직임과 중국 켐차이나의 신젠타 인수 시도 등이 미국 의회 내에서 기업 M&A에 대한 심사 및 규제 강화를 요구하는 목소리를 크게 부추겼다.
이날 로디움 그룹 역시 보고서를 통해 “미국 대선을 앞둔 가운데 중국의 공격적인 투자가 정치 이슈로 번진 수 있다”며 “미국의 개방 경제 체제에 흠집을 내지 않는 동시에 중국의 직접 투자에 적정하게 대응하는 것이 미국 의회의 과제”라고 전했다.
한편 컨설팅 업체 딜로직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유럽 투자 역시 크게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럽을 타깃으로 한 중국의 투자는 320억달러로, 30% 이상 늘어났다.
올들어 미국 기업이 유치한 중국 투자 제안은 270억달러에 달했고, 유럽의 경우 440억달러에 이르는 켐차이나의 신젠타 인수 제안을 포함해 총 620억달러를 기록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