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아슬란·K9 月 평균 190여대·240여대 판매
[뉴스핌=송주오 기자] 현대자동차 아슬란과 기아자동차 K9이 좀처럼 부진의 늪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개별소비세 인하에도 판매량이 살아나지 못해 현대·기아차의 고민이 깊다.
18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아슬란은 올들어 지난 3월까지 585대 판매됐다. 월 평균 195대 팔린 셈이다. 지난 2014년 10월 많은 기대 속에 출시된 아슬란은 그랜저와 제네시스를 잇는 고급 모델이다.
출시 당시 현대차는 아슬란을 국내 고급차 시장에서 에쿠스, 제네시스와 더불어 또 하나의 고급차 대표 브랜드로 키워 나갈 계획을 세웠다. 또 2015년엔 2만2000대를 판매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현실은 냉담했다. 아슬란은 지난해 8629대를 판매하며 당초 목표치의 절반도 달성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는 세제 효과를 제대로 살리지 못한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8월 말 정부는 개소세 인하를 발표했다. 그 영향으로 아슬란은 9월 821대의 판매고를 기록, 전달 대비 2배 이상 판매량을 늘렸다.
현대차 아슬란(왼쪽)과 기아차 K9(오른쪽)이 판매 부진에 빠져있다.<사진=현대·기아차> |
효과는 한 달 뿐이었다. 아슬란의 판매량은 10월 375대로 뚝 떨어지더니 11월 598대, 12월 568대를 기록하며 지난해를 마감했다. 같은 기간 그랜저와 제네시스가 각각 6000여대, 2000여대 판매됐다.
그랜저와 제네시스를 잇는 역할을 부여받은 아슬란의 판매 부진으로 현대차의 고급 세단 라인업 강화 계획은 치명타를 입은 셈이다.
기아차 K9도 같은 상황이다. K 시리즈의 맏형이자 오피러스 후속인 K9은 지난 2012년 출시됐다. 5200억원의 개발비가 투입됐지만 K9은 고급 세단 시장에서 에쿠스(현 EQ900), 제네시스에 밀리며 안착하지 못했다.
판매 부진은 예정된 수순이었다. 그나마 출시 첫 해인 2012년에는 7504대로 선방했다. 그러나 이듬해인 2013년 5071대, 2014년 4359대로 내리막길을 걸었다.
기아차는 K9의 고급브랜드 강화를 위해 8기통 5000cc급 엔진을 탑재한 퀀텀 모델을 선보이기도 했다. 5000cc급 엔진은 기아차 역사상 최초다. 그 만큼 기아차는 K9의 고급 이미지 강화를 위해 힘썼다.
기아차의 이 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K9의 지난해와 올해 판매량은 더 감소했다. 작년 K9은 4294대를 기록했으며 올들어서도 지난 3월까지 742대 팔리며 월 평균 247대로 부진한 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K9에 대한 시장의 인식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는 상징적인 대목이다.
업계 관계자는 "판매 전략에 있어 포지셔닝과 브랜드 파워를 무시하지 못 한다"면서 "이런 관점에서 보면 아슬란과 K9은 경쟁 모델보다 부족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송주오 기자 (juoh85@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