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 사업권 따라 다시 한번 영입전 벌어질 수도
[뉴스핌=강필성 기자] 신세계그룹과 두산그룹의 서울 시내면세점 오픈이 한 달 앞으로 다가왔지만 면세업계의 인재 영입 경쟁은 좀처럼 그치지 않는 분위기다. 경쟁사에서 면세전문 인력을 앞다퉈 영입하면서 본격적인 개업 준비를 서두르는 탓이다.
특히 정부가 추가 시내면세점을 허가할지 여부에 따라 이 경쟁은 더욱 심화될 가능성도 높다는 평가다.
27일 면세업계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올 초까지 치열하게 진행된 면세업계 인재영입 경쟁은 면세 전문가들의 몸값을 크게 높였다는 평가다. 면세점 운영 경험이 없던 곳이 다수 시내면세점 사업에 진출하면서 전문인력의 충원이 필수적이었기 때문이다.
신세계그룹은 백화점, 대형마트, 면세점 모든 곳에서 앙숙인 롯데그룹의 인재 영입에 보다 적극적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신세계그룹의 면세사업자 신세계DF는 최근 롯데면세점 점장 출신인 김모씨를 서울 시내면세점 점장으로 내정했다. 점장을 맡기 위해서는 시내면세점을 경험해본 외부인력의 영입이 더욱 효율적일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앞선 지난달 신세계 부산 시내면세점은 부산 롯데면세점 점장을 15년간 지낸 주모씨를 점장으로 발탁한 바 있다.
두산그룹의 면세사업자 두산은 지난해 말 SK네트웍스의 권모 면세사업본부장을 영입했다. SK네트웍스가 면세사업에 탈락한 직후의 일이다. 당시 SK그룹은 권 본부장을 비상근 고문으로 경질시킨 바 있다. 이외에 SK네트웍스의 면세 관련 직원 30여명도 함께 두산으로 자리를 옮겼다.
다만, 두산에서는 아직 면세전문 인력을 지속적으로 보강하는 중이다. 지난해 7월 신규 시내면세점 사업권 경쟁에 앞서 면세점 인력을 충원한 신세계DF와 달리 12월 시내면세점 경쟁에 처음으로 뛰어 이미 면세업계 인력 유입 경쟁이 한창이던 때를 놓쳤다는 분석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두산에서 면세전문 인력의 이동이 줄어들고 몸값이 높아져 영입이 어려워지자 최근에는 백화점 등 유통전문 인력까지 영입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헤드헌터가 다수의 유통전문 인사들에게 접촉 중이다”라고 전했다.
서울 명동 롯데백화점 면세점 화장품 코너가 춘절을 맞이해 한국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들로 붐비고 있다. <사진=김학선 기자> |
실제 신규 시내면세점이 크게 늘면서 면세전문 인력의 몸값도 크게 높아졌다. 신라면세점의 면세전문 인력인 한모씨는 지난해 신세계DF로 영입된 뒤 몇 달만에 다시 한화면세점 임원으로 자리를 옮긴 인사다. 그는 이 과정에서 몸값이 두 배 이상 뛴 것으로 전해졌다.
심지어 롯데면세점의 비정규직이나 아르바이트 인력이 신세계면세점이나 하나투어컨소시엄의 SM면세점의 정직원으로 유입된 사례도 있다. 경력 직원이 그만큼 면세업계에서 중요한 화두가 됐었다는 이야기다.
이에 반해 워커힐면세점을 운영하는 SK네트웍스의 인재 영입 성적표는 미묘하다. 이 회사는 면세 책임자인 권모 전무를 비롯한 직원들을 두산에 내어준 이후 별도로 면세 전문가를 영입하지 않았기 때문. 사업 철수를 위해 물류센터 등을 두산에 매각한 상황에서 정부가 서울 신규 면세점 사업권을 검토하고 나서자 미리 인력을 수급하기 보다는 관망하겠다는 입장으로 풀이되고 있다.
실제 면세업계 내부에서는 정부가 서울 시내면세점 사업권을 추가할지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신규 시내면세점 특허권이 추가될 경우 면세점 전문인력의 대규모 이동이 가시화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이들을 붙잡는 기업과 영입에 나서는 기업의 사이에서 몸값이 다시 한번 뛸 것은 분명해 보인다.
사업권을 되찾아 인력을 새로 구성해야하는 워커힐면세점을 비롯해 신규 사업자인 현대백화점, 이랜드 등이 경력직 전문 인력을 공격적으로 영입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한편, 관세청은 29일 서울 시내면세점 사업권을 추가로 발급하는 방안에 대해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뉴스핌 Newspim] 강필성 기자 (feel@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