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가 놓친 드라마 '태양의 후예'와 '시그널' <사진=KBS, tvN> |
[뉴스핌=이현경 기자] SBS가 드라마 편성에서 힘을 못 쓰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 놓진 두 작품은 시청률 38%을 기록한 ‘태양의 후예’와 장르 드라마의 대중화를 연 ‘시그널’이다. 최근 공효진, 조정석 주연의 드라마 ‘질투의 화신’을 끌어오기 위해 KBS와 승부를 벌인 만큼, SBS가 이 작품으로 드라마 편성 강자의 이미지를 되찾을 지 시선이 집중된다.
SBS는 올해 상반기 최고의 히트작인 ‘태양의 후예’를 제작비 문제로 거절했다. ‘시그널’은 마니악한 성향의 드라마라며 편성을 반려했다. 돈과 시청률을 좇은 SBS는 결국 죽 쒀서 개 준 꼴이 됐다. 이미 SBS에서 9개 작품을 같이 한 김은희 작가와 스릴러 드라마의 성공기를 SBS에 안겨준 김은희 작가는 KBS와 tvN에서 ‘태양의 후예’와 ‘시그널’을 펴냈고 보기 좋게 흥행시켰다.
대작을 알아보지 못한 착오는 형편없는 성적표로 돌아왔다. ‘태양의 후예’와 ‘시그널’을 포기하고 SBS가 선택한 드라마는 ‘용팔이’ ‘리멤버 아들의 전쟁’. 물론 두 작품은 흥행에는 성공했지만 포기한 작품과 경쟁에서는 쓴맛을 본 셈이다.
동시간대에 맞붙은 작품은 처참한 상황을 맞았다. ‘태양의 후예’와 같은 날 같은 시간대 선을 보인 SBS ‘돌아와요 아저씨’는 한자릿수 시청률에 고전했고 '태양의 후예'보다 무려 10배 가까이 격차가 벌어졌다. ‘시그널’의 선풍적인 인기는 2년 만에 ‘그래 그런거야’로 밤 9시대 드라마를 편성한 SBS의 초반 연착륙 시도에 브레이크를 걸었다.
배우 공효진 <사진=이형석 사진 기자> |
이 가운데 드라마 ‘주군의 태양’ ‘괜찮아 사랑이야’로 SBS의 시청률을 견인한 공효진이 드라마 ‘질투의 화신’을 선보인다. KBS 관계자는 애초 ‘질투의 화신’이 올해 하반기 수목드라마로 편성되느냐를 놓고 논의가 진행 중이었는데, 이를 SBS가 중간에서 가로챘다. 이 관계자는 SBS의 행동은 상도덕에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더구나 KBS는 공효진의 무리한 요구까지 다 받아들이며 조정 중이었는데 뒷통수를 맞았다고 불쾌함을 드러냈다.
다만 이에 대해 ‘질투의 화신’의 외주제작사 SM C&C는 “배우가 외주 PD에 대해 언급한 적도 없다. 본 제작사는 사실이 아닌 내용으로 배우에게 피해를 끼친 점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SBS 역시 “KBS의 상도덕에 어긋난다는 표현은 부적절하다. 제작사의 입장에 따라 편성을 결정짓게 된 것”이라고 반박했다.
월화드라마 ‘대박’부터 수목드라마 ‘딴따라’, 그리고 주말드라마 ‘그래 그런거야’와 ‘미세스캅2’가 주춤하고 있는 SBS. 드라마 편성에서 늘 한 발짝 뒤진다는 평가를 받는 SBS가 죽어가는 드라마를 살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뉴스핌 Newspim] 이현경 기자(89hk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