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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실적 가이드"…트위터 '도마' 올라

기사입력 : 2016년05월02일 16:31

최종수정 : 2016년05월02일 20:00

트위터 구글 페이스북 '주식 보상' 비용 인식 안 해
GAAP 실적선 전망치 매번 밑돌아 투자자들 곤혹
전문가들 "어처구니 없는 관행"…12개 IT기업 160억달러 과대평가

[뉴스핌= 이홍규 기자] 트위터(Twitter)가 계속 월가 전망치를 밑도는 실적을 발표하자, 트위터가 투자자에게 제공하는 회계 기준이 논란의 도마에 올랐다. 

임직원에게 지급하는 '스톡옵션'과 자사주 등 이른바 '주식 보상'을 비용으로 볼 것이냐 여부를 두고 전문가와 기업 간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 것.

나아가 주식 보상 비용을 비용 항목에서 제외하는 비일반회계(Non-GAAP)를 기준으로 실적을 추정하는 첨단기술(IT) 기업이 상당수인 것으로 확인되면서, 실리콘 밸리 기업들의 왜곡된 재무 상태가 투자자에게 그릇된 정보를 제공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비GAAP 기준에서는 영업이익을 산출할 때 주식에 기반한 보상(SBC)과 무형자산 상각비 등이 비용에서 제외된다.

◆ 트위터, '주식 보상' 비용 제외…GAAP 실적서 전망치 하회

지난달 30일 자 미국 금융전문매체 배런스는 트위터가 또다시 월가의 기대에 미치지 않는 분기 실적을 발표했다면서, 여기에는 애초 트위터가 내놓은 실적 전망 가이드에 '주식 보상' 항목이 비용으로 처리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업계에 따르면 트위터가 분기 마다 발표하는 실적은 일반회계(GAPP) 준칙에 따라 작성되지만, 투자자를 대상으로 배포되는 애널리스트들의 리서치 보고서는 비GAAP 기준 실적으로 추정해 가치평가가 내려진다.

지난 26일 트위터는 올 1분기 주당 12센트의 순손실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트위터는 이를 비GAAP를 기준으로 하면 주당 15센트의 순이익을 올렸다고 발표했다. 

트위터 주가 추이 <자료=배런스>

비GAAP의 비용 항목에서 제외되는 '주식 보상'은 때론 적자를 유발하는 요인이 되기도 했다.

지난해 2분기 트위터는 주당 21센트, 1억3666만달러의 순손실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는데, 해당 분기에 스톡옵션 등 주식 기반의 임원 보수 비용으로 1억7500만달러를 처리하면서 임원 보수 비용이 순손실 규모보다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사업에서는 수익을 냈지만 임직원에게 보수를 지급하느라 적자를 기록한 셈이다.

전문가들은 트위터의 이 같은 '이중 셈법'이 부적절하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임직원에게 지급하는 주식 보상은 비용으로 처리하는 게 온당하다는 지적이다. 실제 첨단기술 업체를 제외한 일반 기업들은 이를 비용으로 포함한 GAAP를 기준으로 실적을 추정하고 있다.

버크셔 해서웨이의 워렌 버핏은 올해 초 주주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주식 보상이 비용이 아니고 도대체 무엇이냐"면서 "(이런 셈법은) 어처구니없는 관행"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컨설팅 회사인 로버트 윌리언즈의 로버트 윌리언즈 기업 회계 전문가도 "이를 비용 항목에서 무시하는 건 정당하지 않은 행위"라고 지적했다.

이 같은 트위터의 '이중 셈법'은 애꿎은 투자자에게 피해를 불러일으킨 다는 점에서 문제가 되고 있다. 애널리스트의 보고서에 의존하는 개인들은 매번 빗나가는 실적 때문에 발표 이후 주가가 급락하는 '쓴맛'을 봐야 했다.

현재 트위터의 주가는 2013년 11월 상장 이후 반 토막이 났다. 지난달 26일 실적 발표를 한 이후에도 주가는 시간 외 거래에서 무려 13%나 폭락했다.

◆ "이상한 계산"엔 구글·페이스북도 포함

버핏이 일갈한 것처럼 이런 이중 셈법은 기술 기업 전반에 걸쳐 일종의 '관행'처럼 여겨지고 있다. 지난해 기준, 페이스북과 구글, 알파벳, 세일스포스, 퀄컴 등 거대 IT기업들이 여기에 해당한다. 반면, 마이크로소프트, 인텔, 애플은 오직 GAAP에 근거해 실적 전망을 발표한다.

지난해 미국 12개 IT 기업 GAAP/비GAPP 별 주당 순이익

지난해에도 배런스는 모간스탠리에서 구글로 자리를 옮긴 루스 포랏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예로 들면서 "그의 연봉이 1400만달러에서 2000달러로 오를 것으로 예상하지만 구글은 그의 보상액을 65만달러로 추정해 비용에 반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배런스는 2015년 예상 기준, 12개 미국 IT기업들이 주식 보상액 160억달러를 비용에 반영하지 않은 것으로 추정했다. 이들의 한 해 순익이 160달러나 과대평가돼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더 큰 문제는 이런 관행이 만연해지면서 시장에 정보를 제공해야 할 애널리스트, 포트폴리오 매니저들도 이를 당연시하고 있다는 점이다. 심지어 이 같은 관행을 모르고 있는 일부 매니저들도 있다고 번스타인의 토니 사토니기 분석가는 전했다.

업계 측에서는 비GAAP 기반의 실적 추정 방식이 문제가 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임직원에게 보상을 위해 발행하는 주식이 주식 수 증가에 반영되므로 이를 실적에 반영하는 것은 회계상 이중 계상이라는 주장이다. 또 이런 이중 계상으로 인해 실적이 희석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보통 미국 기업들은 주당 순이익을 기준으로 실적을 발표한다.

토니 사토니기 분석가는 "이런 관행에 대해 일정 부분 동의하진 않지만 기업만 나무랄 순 없다"면서 "회사는 가능한 실적을 좋게 보이길 원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들 기업은 일반회계 기준에 기반을 둔 실적도 제시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올해 트위터는 임직원들에게 총 7억달러의 주식보상을 내릴 예정이며 이는 예상 매출액의 25%를 차지한다.

[뉴스핌 Newspim] 이홍규 기자 (bernard0202@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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