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산업체-철강업체 간 가격 결정 체계 붕괴"
[뉴스핌=김성수 기자] 중국에서 철광석 '사재기'가 나타나면서 글로벌 투자은행 전문가들 사이에서 가격 거품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고 지난 1일 자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소개했다.
철광석 채굴 현장 <사진=블룸버그통신> |
중국 투자자들이 철광석 선물 매수에 수십억달러 자금을 쏟아부으면서 중국 규제당국과 철광석 생산업체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철광석에 대한 투기적 매수 때문에 시장에 거품이 발생하고 변동성이 급격히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다롄상품거래소에서 거래되는 철광석 선물은 올 들어 46% 올랐고 현물 가격도 52% 급등했다. 거래량도 폭증하고 있다. 지난 4월 한 달 동안 다롄거래소에서 거래된 철광석 선물은 3300억달러 규모로 지난 2월 수준의 2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다롄의 철광석 선물에 돈이 몰리는 데는 '실시간으로' 가격을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이 중요한 요인으로 꼽혔다. 현물 가격의 경우 중국시간 기준 오후 6시30분으로 하루에 한 번만 가격이 발표된다.
WSJ 지는 최근 철광석 시장에 중국 투자자금이 유입되면서 지난 수십년 동안 BHP빌리턴, 리오틴토 등 주요 광산업체들과 철강 업체들 간 협약에서 사실상 이뤄졌던 철광석 가격 결정 시스템이 무너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또한 현재 철광석 가격 상승세는 펀더멘털과 무관하며 지속 가능성이 없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중국 정부가 부동산 시장 활성화 대책을 내놓으면서 철광석에 대한 투기 세력이 일시적으로 늘어났을 뿐이며, 철광업계의 과잉 공급이란 근본적 원인이 제거되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현재의 철광석 가격 폭등은 '일시적인 거품 상태'라는 분석이 꾸준히 나오고 있다. 미국 투자은행 모간스탠리는 올해 철광석 시장에서 6000만톤(t) 만큼 공급과잉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골드만삭스는 철광석 생산이 올 들어서도 계속 증가해 글로벌 과잉생산이 해소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며, 연말에 철광석 가격이 톤(t)당 35달러로 내려갈 것으로 전망했다.
[뉴스핌 Newspim] 김성수 기자 (sungsoo@newspim.com)